시작부터 사귀기까지-강태형님(3)

손가락>

"씨, 벌써 일주일 짼데..."

불만이라는 듯 진성의 반듯한 이마가 찌푸려졌다.

일주일 째, 태형은 자신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면..."

남은 건 동아리밖에 없었다. 그때도 안 되면 친구고 뭐고 확 고백해버릴테다.

그런 결심을 하고 있던 찰나, 멀리서 동아리 담당쌤이 다가오셨다.

"아, 이진성! 오늘 쌤이 출장가거든? 부탁 좀 한다!"

...감사히 받겠습니다.

씨익, 입꼬리가 올라갔다.

-

동아리 시간, 여전히 태형이는 책상만 보고 있다.
턱을 괴고 빤히 쳐다보다가 드디어 눈이 마주쳤다.

오라고 손짓하니까 잠시 망설이는가 싶더니 천천히 다가온다.

강아지 한마리 키우는 기분에 묘해졌다.
음, 그러고보니 좀 닮은 거 같기도.,.?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게, 그가 내 옆에 와서 앉았다.

나를 올려다보는 그 느낌이 묘해서, 나 역시 몸을 낮추었다.

왜 불렀냐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오랜만에 보는 그 눈이 너무 예뻐 쳐다보았다. 그러나 딱히 할 말이 없었다는 걸 깨닫고 음, 하고 고민하다가 한마디 던졌다.

"손가락 깨물어줄까?"

너의 그 표정이 다시 보고싶어졌다면, 내가 이상한걸까.

"...어?"

역시 놀란 듯 니가 되묻는다. 놀란 토끼 눈을 한 채로, 너는 나를 바라보았다.

대답을 마냥 기다리기에는 뭣해 목덜미를 어루만졌다. 오랜만에 만짐에도 아무런 위화감이 없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계속 그곳을 쓰다듬었다는 듯.

"손가락 깨물어줄 수 있어?"

진심으로 하는 소리인가? 나와 너의 눈이 마주쳤다. 진실된 눈동자가 나를 향했다.

"응."

가는 손가락을 입에 넣었다. 살짝씩 깨물다가 아팠을까 싶어 살짝 핥아주었다.

"으응..."

야릇한 신음이 내 귓가 가까이 들렸다. 얼굴을 보고싶었지만 들지는 않았다. 새빨개졌을 뒷덜미를, 귀를, 얼굴을 보고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행여 고개를 들면...그러면...

"야, ㅈ..잠깐만.."

의문 어린 눈동자로 너를 보았다. 당황했는지 예상했던 대로 온통 빨갰다.

...귀여워.

잠깐,
귀여워-라니, 내가 잘못된 건가.

"ㅇ..아니야..."

끝끝내 하고싶던 말은 못했는지 네가 고개를 푹 숙였다. 빨개진 목덜미가 눈에 보였다.

아직은 끝내기 아쉬웠다. 나는 마음껏 너의 손가락을 탐했다. 천천히 나는 너에게 빠졌다.

그 마음을 자각하자, 더 이상 이것은 장난 따위가 아니었다.

촉-하고 손끝에 키스하고는 화장실로 보냈다.
의아한 듯 니가 나를 쳐다보았지만 그 어떤 의문에도 답해줄수 없었다.

"하으, 진짜."

이제는 내가 깨달을 차례였으니까.

"미쳤다고, 진짜."

나는 너에 대한 마음을 알아버렸다고.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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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1-18 13:16 | 조회 : 1,679 목록
작가의 말
월하 :달빛 아래

벌써 목요일이네요, 아하하....ㅠ / 완전 설레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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