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공 X 복수수 1화

"한 번만 더 기회를 줄 수는 없을까"

"어, 그 한 번이 나에겐 재앙이거든"



숱 많고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는 것과 동시에 의미없이 밝기만 한 햇빛을 견디고 고운 눈꺼풀을 거둬내며 태형이 눈을 떴다. 하아, 이렇게 청아한 아침을 맞이하다가도 또 지옥 같은 하루를 시작하게 된 태형은 아침부터 한숨이 절로 나왔다. 18세 태형이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향해야 할 곳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학교였다. 학교, 그 누군가에겐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곳이지만 태형은 달랐다. 태형에게 있어서 학교는 그리 즐거운 곳이 되지 못했다.

2학년 1반, 점점 가까워지는 자신의 반이었다. 반이 가까워질 수록 발걸음은 느려졌다. 그렇게 교실 문 앞에 선 채 불안한 듯 흔들리는 눈빛으로 애꿎은 문만 쳐다보며 쉽게 교실 안에 들어가지 못했다. 곧 저에게 닥쳐올 두려움을 생각하며 망설였다. 그러다 결심한 듯 문으로 손을 뻗는 순간,

"아윽...!! ㄴ, 놔줘...!"

"넌 뭔데 문 앞에 서서 얼쩡거리냐, 걸레 년아"

문을 열려던 찰나에 누군가의 억센 손에 머리채가 잡혔다. 곧이어 두피로 전해지는 고통에 신음이 절로 입에서 흘러나왔고 미간이 찌푸려지며 고통으로 인해 인상을 쓰게 되었다. 태형은 자신의 머리채를 쥔 주인공과 눈이 마주치자 몸을 덜덜 떨며 시선을 피해버렸다. 전정국, 태형이 좋아하는 아이이자 태형을 가장 아프게 하는 아이.

"... 아니야"

"뭐? "

"걸레 아니라고...!!"

"참 나"

정국의 맑은 눈동자에 비친 건 가녀리고 그저 고운, 겉으로 보기엔 전혀 미울 구석이 하나도 없는 태형이었다. 부드러운 머리칼이 손으로 느껴지자, 정국의 가슴에선 이유모를 간질거리는 감정이 와닿았고, 태형만 보면 나타나는 그 현상이 정국 자신은 아주 좆같았다. 자신의 아래에서 벌벌 떨며 울음기 섞인 목소리로 자신은 걸레가 아니라며 소리치는 태형을 우습다는 듯 내려다보며 비웃더니 그대로 교실 문을 열어, 차갑고 딱딱한 바닥으로 태형을 던지듯 놓았다. 태형은 비참했다.

그렇게 오늘 하루의 지옥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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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8-26 07:53 | 조회 : 7,475 목록
작가의 말
Gelatin

공주들 즐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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