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공 X 복수수 22화

"일단 알았고, 다시는 이런 거 하지 마 알았지? "

" ... 알았어"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거냐, 오늘은 조퇴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런가..., "

확실히 이런 몸 상태로 학교에 계속 있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주요 원인인 정국을 마주친다면, 역시 조퇴를 하는 것이 낫겠다 생각한 태형은 윤기와 작별인사를 한 뒤, 태형은 교무실에 찾아가 자신의 담임 선생님께 몸상태가 좋지 않다 말했다. 다행스럽게도 동복 체육복을 입고 있으니 몸에 있던 상처들은 얼추 가려진 것 같았다. 얼굴의 상처는 마스크를 써서 가렸고 그런 태형의 복장을 보며 선생님은 조금 의아해하셨지만 이내 조퇴증을 적어주셨다. 태형은 선생님께 인사를 한 뒤, 조퇴증을 받아갔다.

요즘 들어 학교를 빠지거나 지각, 조퇴를 하는 일이 잦아졌다. 정국의 괴롭힘이 날이갈수록 더욱 심해진 탓일까, 몸 상태도 나빴다. 이대로 가면 내신성적이 나빠질 텐데 항상 고민이 많은 태형이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제 고민들의 주요 원인인 정국을 딱히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밉기도 했으니, 조퇴증을 보여주고 아무 일없이 곱게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두둑했다. 그러나 하늘은 오늘도 태형을 도와주지 않았다.

" ... "

난 정말 운이 없네...,

조퇴증을 들고 정문을 향해 걸어가던 참에 정국을 마주쳤다. 아까 정국에게 맞던 도중 감정조절에 실패해, 홧김에 고백을 해버렸던 것이 떠올라 2차 현자타임을 불러왔다. 정국이 태형을 비웃기라도 하듯, 몸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분해, 자신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죄책감 하나 없는 태도로 몸이나 훑어보다니, 태형의 주먹을 쥔 손이 덜덜 떨렸다. 입술을 꾹 물고 결심한 듯 정국을 지나쳐 걸어갔다.

그 순간,

"서"

-

자신을 지나쳐 걸어가던 태형의 손목을 붙잡은 정국이 태형의 손에 들려있는 조퇴증을 보고는 물었다.

"너 어디 가는 거냐? "

" ... "

"묻잖아"

"놔"

정국을 쳐다보지도 않고 말하며 시선을 바닥으로 내리깔았던 태형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정국을 노려보며 단호하게 말하자, 정국은 그런 태형에 어이가 없다는 듯 코웃음치더니 태형의 이마를 기분 나쁘게 손가락으로 툭툭 밀었다.

항상 아무렇지 않은 척, 당당한 척했지만 정국이 자신을 괴롭힐 때마다 태형은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왔다. 마음이 아프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리저리 맞고 강간 당해, 망가진 몸과 정신. 그리고 무시당한 것과 다름이 없는 고백.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분통한 마음에 태형은 자신의 이마를 툭툭 밀며 자신을 조롱하고 비꼬는 정국의 얼굴로 들고있던 조퇴증을 힘껏 던져버렸다.

-

정국은 얼굴에 맞은 태형의 조퇴증을 구겨 바닥에 날려버렸다. 그러고는 아주 화가 난 듯 욕짓거리를 내뱉으며 태형의 머리채를 쥐어잡고 태형을 벽에 밀어붙였다. 두피와 등으로 느껴지는 고통에 옅게 신음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윤기가 보고 싶었다.

"씨발 야 김태형, 너 미쳤냐? "

" ... 그렇다면? "

"뭐? "

" ... 나한테 나쁜 짓만 골라서 하는 주제에, 나한테서 어떤 대접을 바라냐고!!! "

" ... "

"뭐가 더 필요한데? 몸? 왜 네가 낸 그 소문처럼 지금 당장 옷 벗고 대줄까? "

정국은 태형의 외침에 말문이 막혔다. 슬픈 표정을 지은 채 소리치는 태형을 보며 또 가슴이 아려왔다. 그렇게 정국이 알 수 없는 감정에 취해있을 때, 큰 소리를 듣고 소란스럽게 학생주임이 달려왔다.

"야 이 새끼들아!! 너희 뭐 하는 거야! "

씨발,

정국은 태형의 머리채를 거칠게 놓고 이리로 오라며 소리치는 학주를 가볍게 무시한 채, 뒤돌아 중앙현관으로 들어갔다. 태형은 미끄러지듯, 그 자리에서 주저앉더니 비참하게 구겨진 조퇴증 종이를 주워 폈다. 이젠 눈물도 안 나온다. 허탈하게 웃으며 생각했다.

이 순간에도 윤기 생각이라니, 나도 참 윤기에게 의지하고 있구나

죽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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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9-18 06:57 | 조회 : 5,547 목록
작가의 말
Gelatin

곧 여러분이 바라시는 후회와 복수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기대하시길~ 오늘도 즐감 후 하트와 댓글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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