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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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니라 "만우절" 이라 작은 농담..^^

만우절 특집

( 현대에서 만났다면. / 태일이 장난이 많다는 가정. )

4월 1일은 청소년들뿐만이 아니라 성인들도 기대하는 만우절. 만우절은 가벼운 장난이나 그럴듯한 거짓말로 남을 속이기도 하고 헛걸음을 시키기도 하는 날.

가장 흔히 잘 알고 있을뻔한 장난으론 주로 학생들이 자신의 반이 아닌 다른 반에 앉아 조회를 한다던가 책상과 의자들을 복도에 둔다던가, 등등 가볍고 무거운 장난들이 있다.


그리고 오늘이 장난을 쳐도 크게 화를 내지 못하는 만우절 당일. 그래서 오늘 나는 영어 과외선생님인 세이블리안을 놀리려고 한다.

외국인이라 만우절이라는 개념을 모를 테니, 얼마나 재밌는 날일까. 선생님 반응도 너무 궁금하고.

"태일, 오늘 수업을 여기서 마치도록 하고 숙제는.."
"선생님, 저 할 말 있어요."
"응, 말해."
"좋아해요, 세이블리안."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선생님의 눈이 더 커졌다. 평소 표정 관리를 잘하던 선생님이 표정 관리를 못 하는 모습에 내가 더 놀랐다.

"선생님?"

내 부름에 평소대로 표정 관리를 하고 진지한 얼굴로 날 보며 입을 연다.

"태일 너의 마음을 받아주도록 하겠다. 그럼 오늘부터 1일인가."
"네?"

어라, 내가 바라던 반응이 아닌데. 내가 바라는 반응은 거절이었다고. 그 거절에 나는 울먹거리다가 만우절이라며 장난친 거라고 말하려고 했던 건데.

"아뇨, 아뇨! 선생님 오늘 만우절이잖아요? 그래서 장난친.."
"그럼 날 가지고 놀았다는 뜻이라고 받아드려야 하나?"
"그렇다고 가지고 놀았다는 뜻으로 받아드리면 어떡해요..!"

고개를 숙이곤 내가 아무리 불러도 들지 않는다. 어깨까지 들썩거리자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선생님 옆으로 다가갔다.

"선생님, 저 좀 봐요."
"....."

선생님이 들리지 않도록 작게 한숨을 쉬고 하얀 선생님 얼굴을 잡아 들었다. 따뜻한 내 손과는 달리 싸늘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차가운 얼굴 온기.

"죄송해요. 장난치려던 건 사실이지만 절대, 결코 선생님을 가지고 놀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요. 제 장난으로 상처 줬다면 진심으로 사과할게요."

선생님은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다가 바람 빠지는 웃음소리를 내며 내 허리를 감싼다.

"태일, 그거 알아? 태일은 정말 놀리기 좋은 사람이야."
"무, 무슨..!"
"만우절."

잠깐, 그렇다는 건 지금까지 했던 모든 말들이 전부..? 어니 애초에 이 남자, 만우절이라는 걸 알고 있었단 말이야..?!

"선생님, 알고 계셨으면 말해주시지!!"
"아마 태일은 외국에는 만우절이 없다 생각했을 텐데 ''''''''April Fools'''''''' 라고 바보의 날이 있다."
"읏, 이거 놔요..!"

발버둥치면 칠수록 선생님의 손 힘이 세졌다.

"사랑한다."
"하하, 사랑한다뇨. 다른 장난이 더 놀라겠다.."
"장난으로 보이나?"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달콤한 목소리. 그 목소리가 내 가슴을 울린다. 선생님의 달콤한 목소리에 헤어나오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내 자신이 웃겼다.

"큭, 방금전에 말하지 않았나. 태일은 장난치기 좋은 사람이라고."
"으.. 그럼 이것도 장난..?"

선생님은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짐을 챙겨 일어난다.

"다음 고백은 만우절이 아닌 날에. 그럼 다음 시간에 보자."

방금 뭔가 말한거 같은..

"읏..!"

세이블리안이 나간 태일의 방에는 소리 없는 비명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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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4-01 19:12 | 조회 : 2,102 목록
작가의 말
하얀 손바닥

내일 오전 6 ~ 8시 사이에 다음화가 올라갈 예정입니다 ^^ (물론 안녕, 한솔엄마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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