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의 마왕님 20화

용사의 마왕님 20화

부제 : 배신



윈더는 알렉스의 명을 받아 황성에서 제일 크다는 서점에 도착해 소설 코너로 바로 향했다. 제일 인기 있는 책답게 코너에 도착하자마자 보였다.

"견과류 타르트 하나, 무화과 타르트 하나 맞으시죠?"
"네."
"총 3 실버입니다."

한 손에는 뜯지 않은 새 소설책과 다른 한 손에는 태일이 가장 좋아하는 타르트가 들어있는 종이 봉지를 들고 성으로 향한다.

"......"

윈더는 디저트 가게를 나오는 순간부터 자신의 뒤를 쫓아오는 남자에 걸음을 재촉한다. 걸음을 재촉했지만 계속 쫓아오는 남자의 발소리에 윈더는 사람이 많은 광장 사이로 들어간다.

자신을 쫓던 발소리는 점차 작아져 윈더는 한숨을 돌리고 광장의 샛길로 들어가 성으로 가는 길을 재촉한다. 샛길에서 빠져나가려는 그 순간 바로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자신을 부른다.

"오랜만이군, 윈더."
"...아델, 경..."
"이야기 좀 나줄까, 싶은데."

하필이면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이 샛길이라 완벽히 도망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는 윈더는 얌전히 아델을 따라 샛길 사이에 위치한 작은 가게에 들어갔다. 그곳에는 역시나 마왕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뭐야, 오늘따라 늦네. 심심한데."

알렉스는 평소에 오던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나타나지 않아 하나뿐인 문을 뚫어지라 쳐다보고 있었다. 한참을 쳐다보던 중, 문이 열리고 알렉스가 아닌 윈더가 들어왔다.

"윈더?"

납치된 날 이후로 윈더는 처음 본다. 윈더는 방문 앞에서 서성이다가 조심스럽게 나에게 다가와 책과 종이 봉지를 건넨다.

"오늘은 알님께서 못 오셔. 자신 대신해 책이랑 타르트 갖다달라 하셔서.."
"....그래."

어색하게 윈더가 건네는 것들을 받아 침대에 올려뒀다. 금방 나갈거라 생각과는 달리 윈더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은 채 움직이는 날 보고 있었다.

"할 말 있어?"
"탈출시켜 줄게."
"지금 무슨 뜻인지 알고 말하는 거야? 황태자를 배신한.."
"충분히 알고 있어."

지금 얘 제정신인가? 물론 탈출 시켜준다면 고맙지만, 그 뒷일은? 알렉스가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 뭐야, 지금 내가 왜 윈더를 걱정하고 있는 거지? 날 납치한 사람은 윈더잖아.

"오늘 밤, 알님이 못 오시는 틈에 탈출하는 거야."
"그럼 너는. 내가 탈출한 다음에 어쩔건데."
"그건 네가 쓸 일이 아니야."

윈더는 오늘 밤에 탈출한다는 말을 남긴 후, 방을 나가버렸다. 윈더가 나간 문에 다가가 괜히 문지러보고 침대에 몸을 맡겼다.

오늘밤 정말 탈출 하려면 지금부터 힘을 모아둬야하니까. 정말 윈더가 다시 나타날까, 나를 여기서 탈출 시켜준다는 말이 진심일까. 이제 마왕 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건가?

"태일, 정신 차려.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어."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윈더의 정신을 차리고보니 나는 밖이었다. 알렉스에게 억지로 키스 당했던 산책날에 보았던 작은 연못을 지나치고 있었다.

"아직 멀었어?"
"조금만 가면 돼. 시간이 없으니 걸음을 재촉할건데 괜찮지?"
"어. 따라갈 수 있어."

나무 사이로 지나가며 앞으로 전진했다. 다리가 아파와 더이상 걷기 힘들어 때쯤 앞으로 가던 윈더가 발걸음을 급히 세우는 바람에 부딪히고 말았다.

"윈.."
"쉿."
"이 밤중에 어딜 가는 중이지?"
"헙.."

분명 못 온다던 알렉스가 왜 이곳에 있는 거야. 비록 늦은 밤이라 얼굴을 보이지 않지만 이 목소리는 알 수 있었다. 등 뒤로 당황하는 윈더의 모습을 보아선 알렉스가 이곳에 나타날거라곤 모르고 있는 눈치였다.

"그저 산책중이었습니다. 오늘 못 오신다던 알님께선 이곳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으음, 오늘따라 밤 공기가 좋아서 말이지. 산책하기 좋은 밤이지, 그렇지?"

밤공기 때문인지, 알렉스의 말투 때문인지 몰라도 분위기가 싸늘해 무의식적으로 몸을 떨었다.

"뒤엔 누구지?"
"성 안 고용인입니다. 산책하던 중에 만났습니다."

알렉스가 보이지 않았지만 발걸음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기여코 윈더의 바로 앞에 서고 말았다. 희미하게 들려오는 알렉스의 숨소리가 내 목을 조이기 시작했다.

"윈더, 너는 참 거짓말을 못 하구나. 예나 지금이나 말이다."
"무슨 말씀이십.."
"성 안도 아닌 이곳에 어찌 성 안 고용인이 있단 말이냐.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지. 모든 고용인은 밤 중 산책을 하지 못하는 걸 알고 있지 않느냐. 태일은 몰라도 너는 알고 있어야지. 그래야 완벽하게 탈출할 수 있지."

들켰다. 결국 들키고 말았다. 윈더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가 창백해졌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온 몸을 떨고 있었으니까.

"밤이라 공기가 차갑군. 밤 산책은 충분히 즐긴거 같은데, 그만 돌아갈까요?"

알렉스는 처음부터 윈더 등 뒤에 숨어 있는 사람이 나라는 걸 알고 있었는지 윈더를 지나쳐 나에게 손을 뻗었다. 알렉스의 말투는 하염없이 따뜻하고 부드러웠지만 목소리에는 칼날이 담겨있었다.

"잠깐 윈더는!"

알렉스가 뻗은 손을 잡을 수 없었다. 보고만 있던 알렉스의 손이 눈 앞에서 사라지더니 내 허리를 감싸고 윈더와 내가 걸어왔던 길로 억지로 끌고 갔다.

"태일, 더이상 제 심경을 건드리는 행동은 하지말아주세요."
"......"

날 걱정하기도 바쁜데 윈더가 걱정돼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태일과 알렉스의 모습이 어둠이 가득한 나무 사이으로 사라졌다.

그들이 사라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나무 위에서 아스틴이 내려와 그녀의 남동생, 윈더를 향해 칼을 뽑아 들었다.

"바보같은 녀석."
"...하하, 전부 알고 있었어요?"
"그래. 네가 마왕을 만난 것도 용사와 탈출 얘기한것도 전부 다 알고 있었다."

윈더는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자신의 누님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태일은 어떻게 되는 거죠?"
"너 걱정이나 하지?"
"뭐, 죽기 밖에 하겠어요? 그리고 이미 각오하고 있었어요."

윈더는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향한 칼날을 맨손으로 잡고 목에 갖다댔다. 새하얀 윈더의 목에는 검은 피가 흐르고 말았다.

"누님, 알님을 잘 부탁드립니다.. 누님이라면 충분히 잘해드리고 있지만."

아스틴은 망설임없이 칼을 휘둘렀다. 윈더는 쿨럭 - 소리를 내며 차가운 바닥에 쓰러졌다. 점점 의식을 잃어가는 윈더의 모습을 내려다보던 아스틴을 혀를 치며 알렉스가 들어갔던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차가운 밤공기가 올라오는 땅바닥에 누워있는 윈더에게 누군가 걸어온다.


(작가의 말)

제가 많이, 늦었죠? ..만우절 날 이후로 첨이니까..
한달만에 나타났네요.
사실 제가 특성화고를 재학중입니다.
특성화고 3학년이라면 취업 혹은 진학을 준비하는 학년입니다.
저는 취업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던 학생으로서
막상 취업을 눈 앞에 두고 막막해지더군요.
그래서 없는 자격증을 따기 위해 화,목,토에 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다가
뜻밖에 알바를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알바가 월,금,토,일로 정해져서
그동안 폭스툰에 들어오지 못했습니다..ㅠㅠ
일주일 중 유일하게 쉬는 수요일 또한 자소서 등
제가 준비해야할 것들을 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었어요.

한달간 학원,알바,학교를 반복하다보니 잘 시간도 부족했어요.
폭스툰ㅇㅔ 들어올 시간이 더더욱 없었구요.
그래서 이대로 용사의 마왕님은 연중을 하는게
맞는 일인가도 싶었지만,

그동안 재밌게 읽어주신 독자님들에겐 예의가 아니라
생각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기다려 주셨는데
가져온게 다음화가 아닌 연중이라면,
섭섭해 하실 수 있다는 생각에 완결까지 달려가려고 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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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5-01 21:39 | 조회 : 1,997 목록
작가의 말
하얀 손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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