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던 곳이 소설 속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 세계에서 또 다시 소설 속으로 들어갈 운명이었다. 나에게 현실세계는 없다. 내가 현실이라 착각한 곳은 그저 글자의 세계였다.
소설 속 나의 설정값은 내가 소설 속으로 빙의한 후에 주변 사람들이 슬퍼하지 않도록 되어있다. 애초에 주변 사람들도 없다. 고아에 친구는 하나도 없고 누군가에 의해 철저히 고립된 듯한 삶. 나의 신, 작가는 이렇게 해야 내가 이 세계에서 사라졌을 때 나를 그리워 하고 슬퍼할 사람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 것 같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는 빙의를 하루라도 더 빨리 하고싶었다. 나의 새로운 도피처, 빙의.
내가 어느 세계로 떨어지던, 나에게 현실은 없다. 내가 느끼는 모든것과 세상을 흐르게 하는이 모든 것은 신의 뜻대로.
나는 운명을 믿지 않는다. 다만 신이 쓰는 글을 믿는다. 신의 글이 곧 나의 운명이다. 그 글로 인해 만들어진 세상이니 나의 세상이 이야기에 따라 흘러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나의 창조주는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존재하는 것 조치 모른다. 그분은 그저 자신이 뜻했던 대로 이야기를 흐르게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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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세계. 내가 지금껏 살기위해 발버둥 친 곳.
이곳은 현실이 아니다. 내 삶이 불행했던 것은 고작 몇 글자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