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화되다,<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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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이 도망치듯 뛰어들어갔던 방 문을 열고 그들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지민은 지금껏 아무에게도, 어떤 상황에도 보여주지 않던, 아니 보여줄 수 없었던 사나운 소리를 내었다.

"크르르르... 컹!!!"

누가 보더라도 통제불가한 한마리의 표범이었다. 남진은 그 자리에 서서 자신의 아들 아닌 자신의 아들을 볼 수 밖에 없었다.

"...아... ㅈ,지민아... 내 아들...?"

눈물까지 흘리며 남진은 좌절했다. 그의 눈으로 본 장면에서 자신의 사랑스러운 아들 지민이는 온데간데 없고 자신을 하찮고 나약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짐승만이 남아있었다.

"ㅈ, 지민ㅇ"

쯧-

레오나드가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말을 꺼냈다."나약하긴... 지금 우리 아이들은 감염 초기에서 빠르면 중기 진입 단계일 텐데, 지금 이렇게 쓰러진다면 후에는 뼈도 못 추리겠지 않은가? 초등학생도 아니고 말이야. 울어봤자 뭐가 되냐고, 뭐 산타의 구원이라도 기다리는 건가?"

"그래, 슬프지만 감정을 너무 직접적으로 드러내다니 위험하다고. 더군다나 한 나라의 외교장관이 이 무슨 꼴이야." 주환이 위로하며 덧붙였다.

"전 가서 업무라도 봐야겠습니다. 이렇게라도 안 하면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습니다."

저벅저벅-

"ㅋㅋㅋㅋㅋㅋ"

"...?"

"뭔 꼴인가 했더니 코미디가 따로 없군 아주ㅋㅋㅋㅋ 오는 길에 팝콘을 사왔어야 했는데ㅋㅋ"

김태혁이었다. 여전한 장난끼와 깐족거림은 오랫간만이었던 탓인지 남진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넌 도움이 안 되는 버러지가 와서 뭐 하게? 누구 하나 담그러 오셨나?"

"오냐 새끼야 네놈 김장김치 담구듯 짭짤하게 저기 서해 앞바다에 담궈줄게 양념 잘 베게"

"..."

"뭐야 갑자기 왜 이렇게 조용해 재미없게, 쯧. 됐고, 내 아들새끼 어딨냐."

"수인화 진행중이라 외부로 못 나가."주환이 대답했다.

"왜 못 나가?"

저기 복도 멀리서 찰랑찰랑한 머릿결, 백옥같은 피부에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미소녀, 여주가 여유로운 표정으로 걸어오면서 물었다.

"응? 아빠아 나 왜 못 나가?"

"딸, 그게 아니라... 아니 잠시만. 수인화 진행 중이면 다 저런 거 아냐?" 주환이 지민이 있는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 저 새끼? 쟤 지금 첫 번째 변태 과정 들어간거야." (작가왈))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그 변태가 아니라 형'태'가 '변'한다고 해서 변태라고 하는 겁니다. 왠지 죄지은 느낌 들어 찝찝하군요, 오늘밤에는 고해성사하고 자야겠습니다. 오 지져스)

모두가 이해 안된다는 표정으로 여주를 쳐다봤다.

"ㅋㅋㅋ... 잘 봐 귀한 거니까."
순식간에 여주의 머리에 사람 귀 대신 하얀 동물의 귀가 높게 솟아올랐다. 꼬리가 튀어와 살랑거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게 1차 변태 과정 이후지. 귀랑 꼬리가 생겨."

"김여주우!! 뭐하냐 너 화장실 다녀온다면서"

"김태형? 너 이 새끼를 그냥! 그래 오늘 족친다. 니 오늘 연장으로 쳐맞을거니까 각오해라"

"ㅁ미친 아버지가 왜 여기서 나왘아아앜"

쿵-

"저,정쿠키... 나 살려져... 윤기 형한테 아버지 말려달라고 했는데 자느라 걍 호두 까먹듯이 찰지게 까여진 듯... 나 급나 불쌍하지 않냐...ㅠ 아니면 여우야 너라둥><"

여주가 입을 틀어막으며 입모양으로 말했다. '으 혐 김태형 씌팔새끼'

태형을 보던 정국의 눈동자가 이제는 어른들을 향했다.

"어쩐 일이십니까." 이 날을 기점으로 그 4명의 청춘들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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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9-01 21:11 | 조회 : 1,170 목록
작가의 말
우결함

본 작품은 특성상 다소 부적절한 요소가 들어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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