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화

71화





'뭐야 이 단톡은.....'

엄청 시끄럽게 울리던 단톡방은 성 준이 개설한거였다.
내일 모임방이라고 적힌 단톡방의 멤버는 우리 친구들과 윤지였다.
이미 내가 보기 전에 자기들끼리 엄청 떠들어대고 있었다.

톡방에 들어가서 보니까, 윤지는 이 이상한 방에 초대된 이유가 뭔지 모르고 있는 듯 했다. 백승호랑 이도하는 성 준에게 왜 쟤를 초대했냐며 성질을 부리고 있었다. 윤지는 그런 말들이 일도 타격이 없는듯, 도리어 둘에게 뭐라하고 있었다.


"....끼어들기가 어렵네.."


나는 타이밍을 봐서 끼어들려고 했지만, 자기들끼리 욕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내가 끼어들어서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계속 아무말도 안하고 그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는데, 갑자기 성 준이 얘기를 꺼냈다.


성 준
[ 설이도 이제 보는 듯 하는데 다들 진정 좀 해 ]

윤지
[ 뭐야, 설이도 있었어? 설아 안녕 헤어진지 얼마 안됐는데 보고싶네.. ]

백승호
[ 진짜 쟤는 왜 초대한거냐? ]

성 준
[ 설이가 좋아하잖아. ]

김태겸
[ 그래서 설아 살아있어? ]

이도하
[ 그딴걸 질문이라고 하냐. 당연히 살아있으니까 보겠지. ]

김태겸
[ 왜 갑자기 시비야? ]


나는 싸울 것 같은 분위기에 얼른 카톡으로 뛰어들었다.


[ 어.. 보고 있었어. 내일 언제 어디서 만날지 얘기해야하지? ]

김태겸
[ 응. 잘 들어갔어 설아? ]

[ ...어 데려다 줬잖아.. 고마워 ]

백승호
[ 그래서 우리 어디서 볼건데.. 몇시에 볼거고 ]

이도하
[ 나는 일찍봐서 노는게 좋을 것 같은데? ]

윤지
[ 내일 놀려고 만나는거냐? ]

이도하
[ 뭐 그게 주된 이유는 아니지만, 뭐,.. ]

성 준
[ 그럼 시내쪽에 그.. 게임방 앞에서 11시까지 보자 ]


성 준의 말에 나를 비롯한 애들이 다 알겠다고 얘기했다.
괜히 나때문에 윤지를 주말에 불러낸것 같긴 했지만, 윤지가 개인적으로 연락이 와서 내일 재밌게 놀자고 해주어서 좋게 잠이 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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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니 9시 반이었다.
씻어야하고 옷도 입어야하고 정류장까지 가는시간이랑 버스타고 가는시간도 있는데 생각보다 빠듯할 듯 했다.

얼른 침대에서 기어나와서 휴대폰을 켰다.
단톡에는 이미 자기는 일어났다는 성준의 연락이나, 시끄럽다고 닥치라는 윤지의 답과 아직 자는 듯한 백승호와 'ㅇ' 하나만 친 후 읽씹을 하는 이도하와 김태겸이 있었다.

나도 지금 일어나서 준비한다는 연락을 남긴 후 씻으러 들어갔고, 씻고 나오니까 천천히 하라는 연락들이 쌓여있었다.

나는 준비하느라 그 연락들을 버스에서 확인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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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당간당하게 10시 55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게임방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내가 장소를 착각했나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느낌이었다.
나는 당황하면서 휴대폰 단톡을 들어갔다.


[ 너네 어디야.. 아무도 없어 ]
성 준
[ 우리 게임방에 있어. 빨리 와 ]


뭔가 다급해보이길래 나도 얼른 게임방으로 들어갔다.
들어갔더니 왜 다급한 상황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쟤네 뭐하는거야?"
".....음... 대결?"
"......"


앞에는 총게임을 하는 이도하랑 윤지가 있었다.
어떻게 된건지 도저히 모르겠지만 말이다.

둘 다 거의 다 몰살시킬 생각으로 총을 쏴댔다.
나는 조용히 뒤로 물러나서 구경했다.

옆을보니까 성 준은 농구를 하는 듯 했다.
농구 하면서 톡을 보냈어서 그리 다급함이 가득한거였구나 싶었다.


"....넌 왜 아무것도 안하고 있어?"
"너 기다렸는데..?"

"거짓말 친다. 설아 쟤 게임 잘 못해서 안하는거야."


언제 끝났는지 성 준이 옆으로 다가와서 얘기했다.
김태겸은 그런 성 준의 말을 말끔히 무시했다.

나는 웃으며 두리번거렸다.

'백승호가 없네..?'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건지, 김태겸이 얘기했다.


"걔 원래 약속만 하면 늦어. 아침에 일어나는거 잘 못하더라. 주말엔 특히. 좀만 놀고 있으라던데?"
"아...."


김태겸은 자신의 휴대폰을 들어보이며 내게 연락을 보여주었다.
아침에 학교는 어떻게 올 수 있는지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15분정도 더 기다리니까 백승호가 게임방으로 뛰어왔다.
굳이 뛸 필요는 없었지만, 아무도 걸어라는 말은 하지 않길래 나도 그냥 가만히 있었다.

윤지는 아주 기분좋은 표정으로 날 끌고 밥먹으러 가자고 얘기했다.
이도하의 표정이 썩은걸 보니까, 저쪽의 승부는 누가 승자인지 예상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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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대체 뭘 먹고 싶은건데 니네는?"


윤지가 살짝 화가난 목소리로 물어봤다.
그럴만도 했다.

지금 다들 먹고 싶은게 달라서 백승호가 도착한지 20분째 밥을 먹지 못하고 있었다.
나랑 윤지는 아무거나 먹어도 상관없었지만, 다들 각자 먹고싶은 걸 생각해온 듯 했다.

우리는 토론을 하는 걔네들을 옆에서 지켜봤다.
그렇게까지 배가고프지는 않았지만, 옆의 윤지는 상당히 배가 고파보였다.


"...그냥 아무거나 먹자.."
"그럼 니네가 골라."


갑자기 이도하가 우리 앞으로 다가와서는 얘기했다.
그러더니 카드를 4개 내밀었다.

이게 뭐냐는 눈빛으로 쳐다보니까 이도하가 카드 골라서 그 주인이 원하는걸 먹고, 그 주인이 쏘는걸로 하자고 했다.

'더치페이 하면 되지 않나...'

나는 뭔가 불편해서 그냥 각자 내자고 말하려고 했지만, 내 말보다 윤지의 손이 빨랐다.
윤지는 3번째카드를 잡아채더니, 다시 내밀었다.


"이거 주인 누군데?"
"...나네"
"가자. 앞장 서 백승호"


윤지는 백승호의 카드를 고른 후 나머지 애들이 벙쪄있자, 앞장을 서라고 말한 후 내게 다가와서 귓속말을 했다.


"쟤네가 쏜다는데 뭐, 얻어먹자."
"...하하,,그래"


나는 조심스레 얘기하는 윤지의 말에 웃으며 답했다.
내가 부른건 아니지만 윤지랑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우리는 백승호를 따라 걸었고 백승호가 데려다준 장소는 찌개집이었다.


"쟤 저런것도 사먹어?"
"....글쌔?"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 느낌을 나만 받은건 아닌지, 윤지가 내게로 다가와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하지만 나도 잘 모르기에 해줄 말은 없었다.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으며 우리보고도 앉으라고 하는 모습에 나와 윤지는 자라에 앉았다.

앉아서 뭘 주문할까 고민하다가 제일 끌리는 음식을 주문했다.
내가 주문할 메뉴의 이름을 얘기하자 백승호가 멈칫하는 듯 했지만, 언제 그럤냐는 듯이 그냥 아주머니를 불러서 주문했다.

그렇게 음식을 먹는 동안에는 남자애들이라 그런지, 거의 말도 없이 먹어치웠다.
솔직히 머릿속에서는 이걸 먹고 얘네와 할 것들이 있을까 생각도 했지만, 애들은 그런 생각도 없는지 바로 다음장소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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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8-08 21:57 | 조회 : 1,879 목록
작가의 말
gazimayo

좋은 주말되세요. 다들 잘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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