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마계에서 기절하고 납치됨

너의 세상은 밝게 물들고, 나의 세상은 어둡게 물들어.

시답잖은 말 따위로 괴롭히려 드는 건 왜일까.

그냥 심심해서, 라는 변명은 벌써 질리도록 들어왔어.

다수를 살리려고 소수를 희생하는게, 과연 윤리에 맞는 일일까?

그렇잖아.

넌 그냥 네 죄책감을 덜기 위해서 모두를 체스판 위의 말처럼 바라보고 있어.

네가 그 입장이면 어떨까.

고통에 휩쓸려 아파하는 모습은.

그 어느 때에 보이는 감정보다 격렬하다고 해.

사랑스럽지 않은 것을 사랑스럽다는 것처럼 바라보는 것.

사랑스러운 것을 스랑스럽지 않다는 것처럼 바라보는 것.

사람들이던.

신들이던.

그 누구이던 간에.

희생은 숭고한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두어야 해.

희생 당하는 것도, 희생시키는 것도.

불명예를 명예로 덮어씌우는 것과 같은 이치야.

웃기는 말이지?

그런데 세상은 원래 이 꼴이거든.

내가 말한 걸 믿지 않아도 좋아.

커가면서 스스로 깨닫게 될 거야.

뭐.

긍정적인 시선은 나쁘지 않아.

그렇다고 부정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보지 말라는 건 아니야.

때에 따라 시선을 조정하라는 말?

아니.

그딴 건 배우라고 하지 않을게.

내가 원하는 거 한가지는.

내 이야기는 새겨듣되 이 세상이 썩어 빠져 있다는 걸 굳이 이해하려고 들지 말라는 거야.

네가 안다고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

아픈 건 아픈거고 아프지 않은 건 아프지 않은 거야.

내 아픔과 너의 아픔은 결국 본질이 일치해.

어차피 이 말은 듣는 누구든지 간에 그저 짧은 유희거리일 텐데.

이 말을 듣고 남는 감흥도 그저 일시적인 현상일 텐데.

그거 하나는 나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말하고 싶어.

보이는 것, 그 그대로를 믿지 마.

절대로.


***


언제 꿔도 참 지랄맞은 꿈.

간만의 악몽이었다.

난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털고 고이 덮어져 있는 이불을 걷어내었다.

어딘가 싶어 주변을 둘러보니 방이였다.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이는 레드 벨벳으로 꾸며진 방.

아름다웠다.

돈지랄은 정말 아름답다는데.

내 눈에는 동생이 더…((걍 닥쳐.

마계의 아침인 듯 창문 너머로 보이는 세상은 밝았다.

끝내 아픈 사실을 인정하고야 만 내 눈에는 전혀 예뻐 보이지 않았지만.


***


웃어봐요 모두 즐겁게
노래해요 싱그러운 나만의 lemon tree
사랑이 많아서 힘든가요
답답한 시간들을 견뎌왔죠
아, 새로울게 없는
하루겠죠


***


넌 웃을 자격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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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3-11-28 11:35 | 조회 : 142 목록
작가의 말

세번째 편입니당! 내일 네번째 편 들고 올게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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