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끊어져도 이상하지 않겠네.”
알람이 울리고, 핸드폰을 보니 6시 정각에 눈이 떠졌고,
씻으려 몸을 일으키자 허리에서 찌릿한 전율이 척추를 타고 뇌로 전해졌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평온한 얼굴로 잠을 자고 있는 강이한 이 늑대놈!!
괜한 심술에 자고 있는 강이한의 이마에 세게 딱밤을 때렸고,
인상을 쓰며 눈을 뜨려고 하는 강이한
일어나기 전에 후다닥 화장실로 뛰어갔다.
“거…걸리면 즉사야…”
.
.
.
첫 선생님 그리고 담임이 되어 치루는 중간고사
희한하게 2학년 시험감동을 맡았고, OMR카드를 겉을 때 보이는 표정들이
다 제 각각 이어서 마음이 안 좋았다.
“김지호 선생님.”
“ㄴ…네!”
“남궁진학생은 어찌됐건 0점입니다. 회의에서 그렇게 나왔어요.”
“아…네…”
“이만 퇴근하세요!”
교무실에서 멍하니 모니터 화면만 넋을 놓고 바라보는 나를 부르는 교장선생님
혹시나 했던 생각이 역시나가 되어버렸고, 이 사실을 진이에게 전하러 병원을 가야했으며
강이한이 생각이 났다.
‘앞으로 병원 갈 때 같이가. 혼자 가면 울릴 거야’
이말이 머릿속을 계속해서 맴돌았지만 그렇다고 사소한 일로 같이 가자고
그에 시간을 뺐을 순 없다는 생각에 일어났다.
“응…나 내일 시험 감독 준비…해야…해서 쫌 늦을 거 같아”
[ …알겠어, 몇 시쯤 오는데 ]
“잘…모르겠어. 끝나는 대로 바로 갈게 많이 늦으면 먼저 자”
[ 기다릴 거야 같이자. ]
“ㅎ… 알겠어.”
[ 사랑해 ]
“나도 사랑해”
낮은 저음으로 투박하게 이야기했지만 아이같이 빨리 오라고
떼를 쓰는 거 같아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를 속인다는 게 마음이 걸렸지만 그래도 교사가 할 일이니까.
“진아…”
“…왜 왔어요”
“ㄴ…너 시…험 0점…”
“알아요, 병원 안오셨으면 좋겠어요.”
“왜?”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침대에 기대어 창문을 바라보는 그 아이의 시선이
너무 나도 외로워 보였고, 슬퍼보여서 목이 매었다.
병원을 오지 말라는 말을 할 때 그 아이의 눈이 너무나 슬퍼보여서 나도 모르게
그 아이의 눈을 또렷하게 바라보며 ‘왜?’ 라고 반문했고,
그 아이는 당황을 했다. 오지말라고 하면 알아서 꺼질 줄 알았나.
“ㄱ…그냥요 오지 마요 이제.”
“쪽팔려? 학대 당하는 게?”
“…”
“난 일진 놀이가 더 쪽팔려 보이는데 오토바이 타고 담배피고 친구 때리고
돈 뺐고, 그리고 하는 변명이라곤 집안환경이 이래요. 그니까 신경 끄세요
이게 더 쪽팔린데 안그래?”
말을 더듬지 않고 무표정으로 진지한 눈으로 날 바라보는
선생님은 처음이었다. 알 수 없는 간지러움이 느껴졌고,
심장이 빨리 뛰었다.
이렇게 예뻤나.
“니가 싫던 좋던 내 반 학생이야. 내가 너 살렸어 나 없었으면 수술도 못했어…”
“…누가”
“소리 지르고 당당하던 애가 왜이래”
“누가 와달라고 했어요?! 고작 선생이라는 이름으로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요.”
“고…작?”
내 마음과는 다르게 말이 나갔다 삐딱하게도 말이다.
알 수 없는 간지러운 느낌에 이 간지러움을 없애기 위해 소리를 질렀다.
날 바라보는 예쁜 갈색 눈을 한 선생님을 향해서.
“매일 와야겠네. 너 어차피 걷지도 못하잖아.”
“누가 만나준대요?”
“아…안 만나면 어…쩔건데!”
“허-”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말대답 했다고 당황해서 귀가 빨개져 우물쭈물하는
그의 모습이 너무나도 예쁘고 귀여웠다.
볼을 꼬집어 보고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