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어린늑대는 생각했어요




“허리…끊어져도 이상하지 않겠네.”


알람이 울리고, 핸드폰을 보니 6시 정각에 눈이 떠졌고,
씻으려 몸을 일으키자 허리에서 찌릿한 전율이 척추를 타고 뇌로 전해졌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평온한 얼굴로 잠을 자고 있는 강이한 이 늑대놈!!

괜한 심술에 자고 있는 강이한의 이마에 세게 딱밤을 때렸고,
인상을 쓰며 눈을 뜨려고 하는 강이한
일어나기 전에 후다닥 화장실로 뛰어갔다.


“거…걸리면 즉사야…”



.

.

.





첫 선생님 그리고 담임이 되어 치루는 중간고사
희한하게 2학년 시험감동을 맡았고, OMR카드를 겉을 때 보이는 표정들이
다 제 각각 이어서 마음이 안 좋았다.



“김지호 선생님.”
“ㄴ…네!”
“남궁진학생은 어찌됐건 0점입니다. 회의에서 그렇게 나왔어요.”
“아…네…”
“이만 퇴근하세요!”


교무실에서 멍하니 모니터 화면만 넋을 놓고 바라보는 나를 부르는 교장선생님
혹시나 했던 생각이 역시나가 되어버렸고, 이 사실을 진이에게 전하러 병원을 가야했으며
강이한이 생각이 났다.

‘앞으로 병원 갈 때 같이가. 혼자 가면 울릴 거야’

이말이 머릿속을 계속해서 맴돌았지만 그렇다고 사소한 일로 같이 가자고
그에 시간을 뺐을 순 없다는 생각에 일어났다.



“응…나 내일 시험 감독 준비…해야…해서 쫌 늦을 거 같아”
[ …알겠어, 몇 시쯤 오는데 ]
“잘…모르겠어. 끝나는 대로 바로 갈게 많이 늦으면 먼저 자”
[ 기다릴 거야 같이자. ]
“ㅎ… 알겠어.”
[ 사랑해 ]
“나도 사랑해”



낮은 저음으로 투박하게 이야기했지만 아이같이 빨리 오라고
떼를 쓰는 거 같아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를 속인다는 게 마음이 걸렸지만 그래도 교사가 할 일이니까.






“진아…”
“…왜 왔어요”
“ㄴ…너 시…험 0점…”
“알아요, 병원 안오셨으면 좋겠어요.”
“왜?”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침대에 기대어 창문을 바라보는 그 아이의 시선이
너무 나도 외로워 보였고, 슬퍼보여서 목이 매었다.
병원을 오지 말라는 말을 할 때 그 아이의 눈이 너무나 슬퍼보여서 나도 모르게
그 아이의 눈을 또렷하게 바라보며 ‘왜?’ 라고 반문했고,
그 아이는 당황을 했다. 오지말라고 하면 알아서 꺼질 줄 알았나.



“ㄱ…그냥요 오지 마요 이제.”
“쪽팔려? 학대 당하는 게?”
“…”
“난 일진 놀이가 더 쪽팔려 보이는데 오토바이 타고 담배피고 친구 때리고
돈 뺐고, 그리고 하는 변명이라곤 집안환경이 이래요. 그니까 신경 끄세요
이게 더 쪽팔린데 안그래?”


말을 더듬지 않고 무표정으로 진지한 눈으로 날 바라보는
선생님은 처음이었다. 알 수 없는 간지러움이 느껴졌고,
심장이 빨리 뛰었다.
이렇게 예뻤나.



“니가 싫던 좋던 내 반 학생이야. 내가 너 살렸어 나 없었으면 수술도 못했어…”
“…누가”
“소리 지르고 당당하던 애가 왜이래”
“누가 와달라고 했어요?! 고작 선생이라는 이름으로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요.”
“고…작?”



내 마음과는 다르게 말이 나갔다 삐딱하게도 말이다.
알 수 없는 간지러운 느낌에 이 간지러움을 없애기 위해 소리를 질렀다.
날 바라보는 예쁜 갈색 눈을 한 선생님을 향해서.



“매일 와야겠네. 너 어차피 걷지도 못하잖아.”
“누가 만나준대요?”
“아…안 만나면 어…쩔건데!”
“허-”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말대답 했다고 당황해서 귀가 빨개져 우물쭈물하는
그의 모습이 너무나도 예쁘고 귀여웠다.
볼을 꼬집어 보고싶었다.



0
이번 화 신고 2016-06-13 03:02 | 조회 : 2,317 목록
작가의 말
모근님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