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8

<체육관 창고>

“읍,으읍!”

예성의 몸은 원래 약이란 것 자체가 잘 안 드는 체질이었기에 1시간이 조금 넘게 지나자 마비제의 약효가 떨어졌다. 하지만 예성이 삼킨 최음제는 귀족들이 침실 노예에게 쓰던 것이어서 효과가 사그라지지 않고 계속되었다.

예성은 어떻게 해서든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어서 발버둥을 쳤지만 단단히 고정되어있는 손과 발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손목과 발목에는 이미 새파란 멍과 함께 피가 흐르고 있었고 하염없이 흐른 눈물이 바닥에 고여 웅덩이를 이루고 있었다.

“읍! 흐읍”

‘나는 왜 여기 갇혀있어야 하는 거지? 내가 나이츠라서?’

예성은 순간 네이처인으로 태어난 자신에게 혐오감을 느꼈다. 그러다가 자신을 도와주려다가 기절한 시준이 생각났다.

‘시준아....’

예성은 자기 자신보다는 재민을 막으려고 하다가 쓰러진 시준이 더 걱정했다.

‘많이 아팠을 텐데......’

위이잉

그렇게 생각하던 도중 바이브가 약하게 진동하다가 멈췄고 깜짝 놀란 예성은 자신이 남을 걱정할 때가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아무리 손과 발을 움직여도 이를 단단히 붙잡고 있는 족쇄는 풀릴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흡! 흐으읍!”

위이이잉

바이브가 강하게 진동하자 예성의 몸이 부르르 떨리고 고개가 꺾였다. 강한 쾌감이 척추를 타고 올라오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흡, 으읍!”

진동이 다시 멈췄다. 예성은 불쾌한 쾌감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한번 자극을 받은 예성의 몸은 더 많은 쾌락을 원하고 있었다.

지이이이잉

“흐읍, 읍 으읍!”

예성은 바이브가 진동하다가 꺼지는 것을 반복하는 것을 느끼며 자신의 몸을 지배하는 쾌감에 취해 그대로 정신을 놓았다.





<양호실>

한편 아직 깨어나지 않은 시준의 앞에 앉아있던 도연은 리모컨이 과연 제대로 작동할지에 대한 의문이 들어 끄고 켜는 것을 반복했다. 한참을 그러다가 질린 듯 리모컨을 양호실 뒤편으로 던져버렸다.

그러고는 자신의 앞에 누워있는 시준을 보며 말했다.

“시준아 깨어있는 거 다 아는데 지금부터 10초 셀 동안 안 일어나면 확 키스해버릴 거야.”

도연의 말이 끝나자 시준의 몸이 약간 움찔거리더니 도연이 1초를 세기도 전에 몸을 일으켰다. 일어난 시준은 매우 기분이 더럽다는 표정으로 도연을 째려보더니 고개를 돌렸다.

도연은 그런 시준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

“네가 그렇게 감싸려고 했던 그 나이츠, 어디 있는지 궁금하지 않아?”

시준이 도연을 죽일 듯이 노려보자 도연은

“아니면 벌써 관심이 사라졌나?”라는 시답지 않은 말을 하고 시준의 눈을 피했다. 도연의 반응이 수상하자 시준이 한마디 내뱉었다.

“예성이 어디 있어.”

시준의 들어보지도 못했던 차갑고 낮게 깔린 목소리에 도연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궁금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 물어본 것이 아닌 강요이자 경고였다.

예성이 있는 곳을 말하지 않거나 찾아갔을 때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죽여 버리겠다는, 그런 의미가 담겨있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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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1-20 10:15 | 조회 : 3,181 목록
작가의 말
안예성

감사합니다. 예성이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dksqkek4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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