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 , 그날 밤

더 이상의 어둠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새까만 어둠.
공허한 하늘에는 한 줌의 별조차 반짝거리지 않아, 어두운 시야만이 있었을 뿐이다.







" 하.. "







뱃속 안에서 부터 깊게 끌여 내셔진 한숨은 절대 가볍지 않았다.
여러 감정이 뒤섞여 나온 한숨은 오히려 무거웠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입 주위에는 솜사탕 같은 입김이 몽글몽글 뭉쳐있었다.
이렇게나 슬픈데 눈물 한 방울 조차 나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






쨍그랑 -







차디찬 바닥에 유리 그릇이 깨져 나는 소음은 결코 듣기에 좋지 않았다.







" 니가 그러고도 사람 새끼야!?!?! "







고막이 찢어질 듯한, 그런 고함 소리가 거실에 쩌렁쩌렁 울렸다.
그러고선, 남자의 큰 손이 여리고 여리딘 도진의 뺨을 걍하게 내리쳤다.







" ..하 "







남자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 맞고도 꿈쩍도 안하네, 역시 넌 괴물새끼야, 저 미친놈. "







..어쩌라는걸까
입술 사이로 흐르는 피를 손등으로 거칠게 닦고는,
볼 안쪽의 여린 살을 짓이겨 씹더니, 도진이 일어났다.







" 할 말씀, 다하셨습니까? "







덤덤한 말투로 도진이 대답하자, 남자 쪽에서 몇 번 도진의 이름을 소리치며
차마 듣기조차 거북한 욕설들을 내뱉었다.







" 하 씨발, 역시 엄마가 병들어 뒈져서 그런지 애 성격이.. "







남자가 말을 채 잇기도 전에 도진의 주먹이 남자의 얼굴에 닿았다.







" 닥쳐. 당신은 그럴 말 할 자격 없어. "







남자는 바닥을 몇번 구르더니, 한 번 맞았다고 기절 한 듯 축 쳐져 바닥에 누워있었다.
저 남자는 어머니의 남편. 내 아버지 되는 새끼.
물론 친아버지는 아니지만, 그래서 그런지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술만 마시면 항상 나한테 와서 온갖 지랄이란 지랄을 다하더니,
내가 자기 친아들 팔 한 번 부려뜨렸다고 저 지랄이다.







" 후.. "







남자에게 뺨을 맞아 단정하게 고정되어 있던 도진의 머리는 엉망으로 변해있었다.







" 옘병할 - "







웬만해선 거의 욕을 쓰지 않는 도진이, 짓이기듯 내뱉었다.
불편한 넥타이는 풀어헤쳐서 던져버리고, 머리는 빗으로 몇 번 빗어 차분하게 가라앉도록 했다.
와이셔츠만 입고 나온 터라, 살이 아리듯 시려왔다.
이미 발은 거실 바닥에 나뒹굴던 유리 조각으로 피 투성이가 된지 오래.







도진은 포기한 듯, 메마른 미소를 짓더니 그대로 도진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 씨발.. "







왜 눈물이 나오는 진 모르겠지만, 막상 눈물이 나오니 막혀있던 둑이 부셔져버린 듯, 그대로 쏟아져 나왔다.







고개를 들어 눈물을 떨군 뒤, 차디찬 공기를 들이마시며 한 줌의 빛조차 보이지 않는 새까만 하늘을 바라보았다.
마치 그 하늘이 자신의 미래를 나타내는 것 만 같아서. 가망이 없다는 듯이 말하는 거 같아서 하늘에 손만 닿았어도 부셔버릴텐데 - 라고 도진은 간절히 생각했다.







「 바스락 ㅡ 」








인기척이 느껴진 곳을 쳐다보자, 피투성이가 된 남자는 넋을 놓고 도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도진은 혼자 찌질하게 울다가 들킨게 쪽팔렸던 듯, 그대로 자리를 떠나버렸다.
남자가 왜 철갑처럼 피를 두르고 있는 지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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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4-15 00:13 | 조회 : 6,323 목록
작가의 말
려다

소설은 많이 안써봐서 어색하네요. 초반~중반에는 주요 인물들에 대해 쓸거라 씬이..ㅎ 없을 것 같네요! 하지만 후반가서 팍팍..하겠습니다 ㅎ!!!!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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