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 , poison is antidote soon. ( 4 ) + 공지

먼저 글을 시작하기 전, 연재중지를 선언하고 다시 돌아온 점.
그 점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고 말 하나 올리겠습니다.
그럼 다들 조금이라도 즐겁게 즐겨주시길 바라며,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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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데 가서 한끼 때우자던 사람이 누구였더라. ″





맞은 편에서 한껏 비꼬는 듯한 정현의 말에 도진의 어깨가 살짝 움츠려들었다.





’ 저 얄미운 자식. 내가 언젠가 죽이고 만다. ’





…사실, 많이 먹고있기는 했다.
정현 저 자식한테 코딱지 만큼도 얻어먹을 생각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난 예의가 있는 젠틀한 남자인데 …!





강철보다 단단하고 하늘보다 높은 자존심이 와장창 거리며 산산조각 난 것 같았다.
속이 운동장에서 축구하다가 바닥에 쓸려서 빨간약을 바르는 것 보다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쓰렸다.
내가 저런 음식 따위에 정현 앞에서 놀림 당할 만한 짓을 하다니…!





이 정도 가격이 되는, 그것도 평소에 자신이 먹던 라면, 편의점 도시락과는 완전히.
하늘과 땅이 갈라질 정도로 차이가 나는 음식을 먹는데 체면을 차릴 여유따윈 없었다.





…라고 도진은 자기 합리화를 시전했다.





‘ 그까짓 음식? 굶어죽지 않을 정도로만 먹으면 되는거 아냐? ’





이게 음식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였다.
자신이 허기를 채우기 위해 했던 요리는 쨉도 안되는 듯한 신의 요리들을 방금 접하고 나니, 지금까지 했던 생각들이 ' 난 가출한다, 멍청한 주인놈아! ' 하면서 도망치는 것 같았다.
자괴감이 지치지도 않고 계속해서 몰려왔다.





…그렇게 자괴감에 뒤엉켜 아무 생각없이 요리를 먹다보니 뒤이어 나오는 생선요리, 고기요리, 샐러드, 디저트를 다 먹어치우고 나서야, 이 음식들을 제공시켜준 물주인 정현이 눈에 띄었다.





″ 어.. ″





지금 사실 상당히 쪽팔렸다.
음식을 아무거나 먹으면 되지! 라고 말했던게 자신인데, 그 말을 내뱉은 본인이 요리를 제일 맛있게 먹은게 아닌가?





아까 1차 자괴감을 느낀 뒤에 도진의 상태는 가히 능지처참이였다.
고작 음식 따위에 정신이 팔려서 정현이 자신을 놀릴 기회를 주다니…!





도진이 쓰린 속을 다잡고 정현을 쳐다보자 뭐가 그리 좋은지, 안 그래도 낯짝만은 봐줄만한
정현이 실실거리면서 쳐다보고 있었다.





‘ 뭐지, 저게 진정 진짜 웃음인가? 그냥 내가 혼자서 미친 짓 하니까 쪼개는거 아냐? ’





도진의 예상은 적중했다.
정현은 지금 조금, 아니 상당히 엄청나게 많이 웃겼다.
처음 요리가 나올 때는 아무 감흥 없다는 듯이 깨작깨작 먹더니.
시간이 지나자 어미새한테 받아먹는 것 처럼 잘도 받아먹지 않았던가.





그래놓고선, 그걸 깨달았던지 세상을 잃은 듯한 표정을 짓더니 다른 요리가 나오자 무의식적으로 자기 입으로 가져가는 도진을 보자 꽤나 재미있었다.





그래, 저 녀석은 옛날부터 털을 바짝 곤두세우는 고양이 같은 녀석이긴 했지.
남들과 반응이 다른 점도 재밌긴 했고, 사람을 치료하고 연구하는 직업을 택한 정현에게
도진은 꽤나 흥미로운 생물이긴 했다.





그래서 도진의 반응이 궁금해 몇번이고 이상한 짓을 저질러 보긴 했다.
시험기간에 3일 밤낮을 새가면서 전화, 또는 문자로 테러한 적도 있었고,
도진과 같은 팀이 되어 팀별 과제를 할 때는 대충 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 반응이 모두 다 시큰둥하길래, 꽤나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일반 사람들이 가장 당황할 수 있는 고백도 해봤는데…,
그것도 ‘ 고백했으니까 받아주긴 할게. ’ 라는 무미건조한 반응으로 받아줬었다.





근데, 도진이 어느 날부터 부쩍 감정 표현이 늘었었다.
몇년동안 도진의 옆에서 쭉 지켜보고 있었지만, 그렇게 도진이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는 걸
본 적은 거의 없었었다.





그렇기에 신기했었다.
감정표현이라는 걸 한 적 조차 없었던 것 같은 도진에게 변화를 준 사람이 누구인지.





정현이 도진을 쳐다보며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있자, 도진은 약간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 그나저나 쟤, 지금까지 나온 음식 거의 안먹지 않았었나. ’





궁금한 마음에 정현에게 물어볼까, 말까로 몇 번 고민하며 옆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자,
멀리서 웨이터가 마지막 메뉴인 음료를 들고 걸어오는게 보였다.





′ 오, 키도 크고 어깨도 넓어 보이네. ’





무의식적으로 든 생각이였다.
음료를 들고 걸어나오는 웨이터는 까만 머리를 단정하게 정리하고, 잘 갖춰져 있는 슈트를 입고 있었다.
오히려 완벽하게 챙겨 입었지만, 그 사이로 절제된 듯한 무언가가 시선을 끌었다.
웨이터는 음료를 들고 주변을 살펴보고, 이내 도진이 있는 테이블로 성큼성큼 걸어오기 시작했다.





‘ 어, 잠깐 저거 주혁이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





저렇게 우월한 기럭지에다가 탄탄한 몸을 갖고 있는 데다가, 흩날리는 결 좋은 흑색 머리카락 까지, 게다가 뭔가 날카로워 보이는 저 더러운 인상…!
그래, 저건 주혁이 빼박이다!





반가운 마음에 밝은 미소를 얼굴 가득히 띄우고, 다가올 주혁을 기다리자 문득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 잠깐, 주혁이 여기에 왜 있어? 게다가 웨이터로? ’





갑자기 든 생각은 정말 누구라도 떠올릴 수 있을 만한 생각이였다.
…근데 나는 주혁이란 거에 설레발쳐서 그런 것도 생각 못하고! 이런 멍청한 나 같으니라고.





몇 번 쓸데없는 생각을 하자, 순식간에 테이블 앞으로 걸어온 웨이터가 화려한 미모를 빛내며, 도진에게 불쾌한 표정으로 웃어주었다.





″ 손님, 여기 음료 나왔습니다. ″





머리 위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소름끼치게 미성이였다.
낮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마치 짐승처럼 한 차례 으르릉거렸다.





‘ 아, 망했다. ’





분명 주혁에게 양해를 구하고 나온 약속이건만, 이렇게 직접 당도하실 필요가 있겠는가.
필히 빡쳤다는 걸 어필하려고 온게 틀림없었다.
지끈지끈 거리는 머리를 붙잡으며 웨이터로 변장한 주혁이 주는 음료를 받아들었다.





시원한 음료 때문에 컵 표면에 생긴 물방울은 차가웠다.
덕분에 손이 땀 때문에 흥건하게 젖은 것이 티가 나지 않았다.






웨이터, 아니 주혁이 이내 불쾌한 듯한 표정을 싹 지워내고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정현을 향해 물었다.





″ 손님, 이 분은 누구세요? ″





‘ 응? 왜 나 말고 쟤한테 질문하는건데? ’





한 차례, 폭풍이 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안녕하세요, 작가 다리벌려, 아니.
려다라는 필명으로 다시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먼저 이 공지를 보기에 앞서,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넘기셔도 좋습니다.




먼저 리메이크 문제입니다.
일단, 리메이크를 하려 했으나 워낙 진전이 없었습니다.
그랬기에, 다시 구작으로 연재하는게 낫겠다, 싶어 이렇게 염치없게 다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제 행보에 실망하셨을 수도 있으실 수 있습니다.
떠나가는 독자분들도 몇몇 계실 수도 있겠구요.
여기서 말하긴 좀 예외일 수 있겠으나, 저도 학업에 치여사는 학생이기에
소설을 쓸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게다가, 전 소설에 모든걸 걸 수도 없었을 뿐더러 이 소설은 정식으로 연재하기가 힘든 소설이라 판단하여 연재조차 성실하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일단, 이 소설 자체는 자유연재 입니다.
소설을 쓴다고 해도 폭스툰보다는 조아라, 네이버 등에 연재할 계획이구요.
본격적으로 소설 작가를 꿈꾸는 것은 아니나, 글을 쓴다는 것은 꽤나 저에겐 즐거운 일입니다.
그렇기에, 정말 염치없게도 불구하고 다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연재 주기는 불규칙하겠지만, 봐주시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저는 뭐 영광이죠.
아마 한주에 많게는 3~4화. 적게는 2~3화 정도 올라갈 것 같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다시 뵙게 된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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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8-26 21:19 | 조회 : 2,547 목록
작가의 말
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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