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1)-와인잔


1장(1)-와인잔


그의 손끝 하나에 나는 모든 움직임을 멈추고 그의 지시를 기다린다. 그의 말은 법보다 강하고 무거우며 두려웠다.

“i, 이리 와”

그는 나에게 낮은 저음으로 지시를 내렸다. 나는 그의 주위로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기어갔다. 내가 그의 곁으로 가자 그는 들고 있던 와인잔을 나의 등위로 올려놓았다. 그 후에, 그는 와인병을 들어내 등 위에 올려져 있는 잔을 채웠다. 잔이 채워질수록 떨어지면 큰일 난다는 생각에 숨조차 멈췄다.

“떨어져도 상관없어. 숨 쉬어”

그에 명령에 숨을 조금씩 쉬었다. 그때 잔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나는 또다시 숨을 안 쉬었다. 그는 그것을 알았는지. 와인잔이 넘쳐흘러도 계속 와인을 따랐다. 와인은 내 몸으로 흘렀다. 차가운 와인에 나는 작에 몸을 웅크렸다. 나는 순간적으로 모든 숨과 움직임을 멈추고 눈을 질끈 감았다. 그는 나의 모습에 등 뒤에 있는 와인잔을 들어 자신의 앞에 있는 식탁에 올려놓았다.

“i, 대답해”

그에 명령에 나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네.”

나의 조금한 목소리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나의 머리카락을 잡고 뒤로 져 쳤다. 나는 그에 의해 머리가 뒤로 젖혀지자 그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곧바로 눈을 아래로 내렸지만 0.1초도 안 돼서 본 그의 눈이 나의 머릿속에 아른거렸다. 그때, 그는 내 입 쪽에 와인이 가득 채워져 있는 와인잔을 갖다 댔다.

“벌려.”

그의 말에 덜덜 떨리는 입술을 살며시 벌렸다. 그러자 그는 잔을 내 입술에 갖다 댔다. 그는 마시라는 명령에 와인을 한 모금씩 마시기 시작했다. 점점 비워지는 와인잔에 그는 와인잔을 기울여 전부 마시게 했고, 숨 한번 못 쉬고 와인을 마셔서인지 참았던 숨을 몰아쉬었다.

그는 잔을 식탁에 놓고는 그 손으로 나의 코와 입을 막았다. 숨이 못 쉬게 되어서인지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해졌지만, 그의 뜻대로 가만히 자세를 잡고 있다가 더는 못 참고 쓰러졌다. 쓰러지기 직전에 그의 얼굴을 보았는데, 그의 얼굴은 차갑고 무서워 보이는 인상이었다.

그는 어딜 가면 사람들은 그의 큰 키와 단단하고 두꺼운 몸집에 한번 놀라고, 무섭고 차가운 인상에 두 번 놀라고 차갑고 무서워 보이지만, 멋있는 얼굴에 세 번 놀란다. 그는 사업으로 크게 성공하여 성공한 자선사업가 3위안에 든다고 들었다.

처음 내가 이 집에 들어온 이유는 입양이었다. 나는 고아였고 그는 나를 입양했다. 그는 나조차 모르는 나의 부모님을 알고 있으며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부터 전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의 이름조차 모른다. 성공한 자선 사업가라는 것은 그의 집에서 부자들과 유명인들이 파티했을 때 들었다. 이름은 모르지만, 그때 그에게 이름처럼 불리는 호칭을 그때 알았다. 그의 호칭은, ‘k’였다.

나는 강한 햇살에 눈 찌푸리며 눈을 떴다. 눈을 뜬 동시에 아직 안 죽었다는 안도감과 처음 보는 방에 불안감이 몰려왔다. 당장 일어나 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으나 목에 목줄이 열리지 않게 자물쇠로 잠가놓아 져 있었다.

“k.”

나는 그의 호칭을 자그마하게 불렀다. 나를 다른 사람에게 팔아버린다는 생각에 목줄을 풀려고 잡아 뜯고 온갖 난리를 쳤다. 손톱은 너덜거릴 정도로 뜯고 있을 때, 갑자기 문이 열리며 k가 들어왔다. k는 나를 보더니 인상을 찌푸리며 나에게 다가와 목줄을 거칠게 풀어주었다.

“아.”

나는 k의 거친 손길에 낮은 신음을 냈다. k는 나의 목줄을 풀자 뒤돌아 아무런 말 없이 방을 나갔다. 나는 k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가 멍하니 몇 분 동안 가만히 있었다. 원래라면 묶여있는 나를 한참 동안 짓궂게 괴롭히고 풀어주었을 텐데 k 같지 않은 행동에 나는 머리에 혼란이 왔다.

k가 이곳에 있는 것을 보면 나를 버리지 않았다는 거인데 왜 그냥 목줄을 풀어주고 나간 것도 아니고 인상을 쓰며 목줄을 풀어주고 나간 것일까.? 그때, 나의 손을 보니 피투성이였다.

'설마, 이 손을 보고 내가 나가려고 했다고 생각하신 걸까? 물론, 나가려고 한 거긴 한데, 그건 k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 거였는데.’

나는 곧바로 목줄을 다시 찼다. 차는 동안 손이 얼마나 따가운지 덜덜 떨려오는 손으로 간신히 목줄을 찬 후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한참 동안 있었다. 다리가 저릴 때쯤 문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눈을 감고 기다렸다.

36
이번 화 신고 2017-07-03 20:54 | 조회 : 32,576 목록
작가의 말
Thddl.

재미있게봐주세요!! i의 등 위에있는 와인잔 이해안가실까봐 사진올릴께요 ㅎㅎ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