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정령왕 엘퀴네스는 정말 명작이다.
만약에 내가 이런 세상에서 태어났다면 진짜 행복할텐데..
그래도 이렇게 읽으면서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뭐.. 혼자서 꺄꺄거리면서 뒹굴대는 날 한심하게 쳐다보는 언니의 눈은
가볍게 무시해주자구. 이 명작을 모르다니.. 어리석군!
그날도 그렇게 정령왕 엘퀴네스를 보다가 잠들었다.
내일 나머지를 읽어야지 생각하면서...
***
눈을 떠서 처음 보인 곳은.. 숲 속이다.
고요하면서도 귀를 기울이면 들리는 풀벌레 소리와 물 흐르는 소리..
하지만 내 눈 앞에는 그 누구도 없었다.
어떻게 내가 이곳에 있는건지 모른다.
게다가.. 고양이.. 그렇군.. 난 고양이구나...라고 할 줄 알았냐!!!!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아아아'
난 그저 정령왕 엘퀴네스를 읽다가 잠든 거 뿐인 데 어째서 일어나니 내가
고양이가 되 있고 내가 누워서 자던 곳은 푸르디 푸른 숲이란 말이냐아아..
아무리 오열해도 내 눈 앞에 보이는 하얀 털과 분홍 빛 쿠션같은 발바닥은 고양이 발바닥이 확실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무언가 머릿속에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지금은 마나가 없어서 고양이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힘이 모이면 인간의 몸으로 변신할 수 있다. 하지만 귀만은 인간으로 변신해도 달려있다..
그렇구나.. 그리고 이곳의 이름은 아크아돈..?????
'에, 설마 내가 매일 그렇게 보면서 꺅꺅 거리던 정엘의 그 아크아돈..?'
아하! 그렇군 역시 여긴 꿈이었어!! 빨리 깨어나야지!!..는 개뿔
온갖 짓을 다해서 바닥에 머리도 찧어보고 볼도 꼬집어보고 물에서 세수를 해도..
이 아픔과 몸에 닿는 촉촉한 느낌은 확실히 내 몸이었다.
그래도..
만약 진짜 정엘 속으로 들어온거라면..
정말 좋겠다.
그런데 이 귀는 역시 안 없어지는 건가.
머리 쪽에 손을 대니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졌다.
나야 뭐 항상 공상 떨 때 내가 귀랑 꼬리가 달린 사람이라면 생각은 했었지만..
그런데 정엘에 이런 종족은 없지 않나..
그런데 어쨋든 그런 건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일어나자구!
"게다가 옷도 변신하자마자 입혀져 있으니..좋은데?"
그럼..
탁탁!
"마을로 가서 후드부터 살까?"
지금 이대로 다니면 이상하게 볼테지.. 고양이 귀 달린 인간이라니.
아 근데 잠시만..
"나 돈 없구나...? 뭐였지 이 자신감은.."
...
그러면 일단 쉽게 내가 유희를 한다 생각을 하자..
그러면 난 정엘 내용을 따라가야 하나..?
하긴 내가 괜히 끼어들어서 훼방을 놓으면 미래가 어떻게 바뀔 지 모르니까...
그런데 이왕 태어날꺼면 원래 있는 종족으로 태어나지..
이러니까 진짜 내가 쓸데없이 끼어든거 같잖아..
그러면 난 일단 최대한 눈에 안 뛰게 조용히 다녀야지...
아니 일단 그럼 엘의 곁에서.. 아니 내가 소환하면..안 되겠군..
우에엥 어려워어---!
조용히 머리를 쥐어짜는 그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