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마왕을 만나러 가기 전에 나는 루카르엠을 노리고 추궁하기 시작했다.
"근데 말이에요, 당신이 나 기절시키고 감금한 거죠?"
"왜 그렇게 생각하죠?"
"삘이 오니깐요..?"
루카르엠은 내 말에 박장대소를 하며 눈에 맺힌 눈물을 훔쳤다.
"맞습니다.
어찌저찌 잘 맞추셨네요.
그냥 어깨에 손 올렸는데 공격이 날아와서 저도 모르게 손이 먼저 나갔거든요."
"그럼 깨우면 되지 왜 굳이 당신네 성 VVVIP룸 같은 데다가 감금해 놨냐고요."
"그냥 그런데다가 가둬 놓으면 일어나고 얼마나 빠르게 나갈지 궁금했었거든요.
근데 의도와는 반대되게 오히려 바캉스를 즐기시더군요?"
"예.
도망쳐봤자 당신의 그 재수 없는 얼굴을 봐야 하는데 굳이 탈출하고 싶겠냐고요."
"근데 어젯밤에는 나가셨던데."
"와.. 소름.
스토커세요???"
"당신 같은 변태 스토킹하는 취미는 없거든요..?"
"변태라니요.
아니 잠만, 맞지?
나 한국에서 #%$이랑 &#^@*이랑 @&#%$#*&같은 거 막 찾아다녔으니까."
"저기, 일상생활 가능하세요?"
"가능하죠.
가끔씩 컨디션 나쁘면 누구하나 덮치고 싶긴 한데, 뭐."
"저 앞으로 아델님이랑 10m씩 떨어져 있겠습니다."
그가 갑자기 뒤로 벡스텝하며 말했다.
"루카르엠, 당신은 안 먹어요."
***
현 마왕을 만났다.
뭔가 유쾌하고 좀 이상한 마족이랄까.
무슨 마왕성을 핑크로 물들이냐고.
루카르엠은 마계 수사는 잠깐 쉬자며 날 오두막으로 데려다 주었고 늦은 밤이어서 자고 일어났는데 웬 흑발 은회안의 아이가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
얘도 빼박 8살인데?
아, 아하하, 아하하하하핳.
아 씨발 이 망할 주신이 시리우스 블랙은 또 왜 보내는데.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난 아이의 옷차림을 살폈다.
적어도 넌 예복을 입고 있구나.
시리우스가 입고 있던 건 검은 프릴이 달린 블라우스와 뻣뻣하게 퍼져있는 회색 정장바지 였다.
"누구세요?"
그가 권태로운 분위기를 풍기며 미간을 찌푸렸다.
아서라, 해포 차애 나가신다.
"안녕 아가야, 난 에델이라고 해."
"그런데 왜 제가 여기 있는 건데요."
"그건 나도 몰라.
어쨌든 일단 네가 돌아갈 방법을 찾아야겠지?"
"..ㅎ."
야 넌 이 상황이 웃기냐?
나도 웃기다 진짜.
이게 뭔 미친 상황인데.
"What the holy fucking situation."
아이는 내 험한 욕설에도 반응하지 않고 근처를 무슨 관광 나온 듯이 구경했다.
뭐, 왜.
머글 -아마 아닐 것이다- 사는 데 처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