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너의 이름은


시우는 학교를 다녀온 후 밥을 먹다가고, TV를 보다가도 심지어 걷다가도 멍하니 있다가 쑥스러운 듯 피식 웃었다.

그걸 계속 보던 시연은 쟤가 미친 게 분명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왜 그렇게 멍 때려."



"... 어, 어?"



"자꾸 멍 때리면 얼굴 커진다-"




시연은 한숨을 푹 쉬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뭐라는 거냐며 닫힌 문을 향해 혀를 베에 내밀었다.






* * 시간을 달리는 뀨룩의 버프 * *





뜨르르른 뜬뜬-

4교시가 끝나는 종이 울리자마자 반 애들은 우르르 급식실로 갔다.

민은 언제 봐도 신기하다며 꺄르르 웃었다.




"우리도 얼른 가야 해. 아니면 오늘 소시지 못 먹는다."



"시우랑 수원아 얼른 가자!"




나는 우리의 손을 질질 끌고 가는 민이 때문에 평소보다 더 빨리 급식을 받았다.

자리에 앉아 소시지를 먹어보는데 윽... 같이 있던 감자가 익지 않았는지 서걱대는 느낌이 들었다.

기분이 뚝 안 좋아지며 반찬에서 젓가락을 떼게 되었다.

다른 반찬도 다 별로고 맨밥만 조금씩 먹는데 머리에 뭔가가 닿았다.




"왜 팍팍 안 먹어?"



"오늘 완전 맛없... 아?"




깜짝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어제 그 사람이 웃으며 나를 보고 있었다.

내 맞은편에 있던 민이와 수원이도 놀라서 버벅거리며 인사를 했다.

'헙!'하고 놀라서 손으로 입을 가렸다.




"안녕, 시...우야?"




그 사람은 내 명찰을 힐끔 보고는 웃으면서 인사했다.

나도 그 사람의 교복에 걸려있는 명찰을 봤다.

명찰 색은 노란색이고 형이구나... 이민현, 어디서 많이 들었는데 누구였지.




"안녕하세에...요. 선배?"



"그래, 딱딱하게 그러지말고 민현이형이라고 해줘."



"ㄴ, 네"




그 사람, 아니 민현이형은 옆자리에 앉아 내 젓가락을 가져갔다.

젓가락으로 미역줄기를 조금 들어 내 숟가락에 올렸다.

어리둥절한 눈으로 형을 보는데




"편식하면 키 안 큰다. 먹어."




난 입을 꾹 닫고 고개를 흔들었다.

안된다며 숟가락을 입 앞으로 대주는데 윽 진짜 싫어하는 건데.

하는 수 없이 입을 벌리고 그걸 먹었다.

착하다며 머리를 쓰다듬어주는데 멀리서 형의 친구같은 사람이 소리쳤다.




"이민현! 어딜 튀어!"



"아, 들켰다. 시우 너 이거 다 먹어야해."




형은 머리를 쓰다듬어주다가 뛰어갔다.

난 미역줄기를 다 먹고는 맞은편의 수원이와 민이를 봤다.

아직도 놀란 표정으로 날보길래 왜 그러냐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저 선배랑 언제 친해진거야?"




수원이가 팔을 괴며 물었고 난 어쩌다보니...라며 둘러댔다.

그건 그렇고 많이 본 거 같은데 누구더라 기억이 날랑말랑한다.




"시우 저 선배 누군지 모르는 눈치인데?"



"역시 민이... 누구더라..?"




어휴-하며 수원이가 한숨을 쉬었다.

민이는 '학교행사때마다 봤었잖아!'라며 빼액했다.

난 소리 지르지마라며 소시지를 젓가락으로 집어 입 안에 넣어줬다.




"전교회장이잖아. 박시우 바보야."



"...아!"




내 이마를 툭 치고는 수원이가 말했다.

나는 박수를 짝! 치고는 왠지 많이 봤다 싶었다며 조잘댔다.

민이는 전교회장의 소문이란 소문은 줄줄 말했다. 그래봤자 좋은 말만 있었지만.




"니가 그걸 왜 다 아는거야"



"멋있잖아, 전교회장!"




옆에 있던 수원이는 인상을 찌푸리고는 다 먹지도 않은 급식을 버리러갔다.

민이랑 나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식판을 들어서 수원이를 따라갔다.

난 수원이에게 슬쩍 가서 '설마 질투인 겁니까, 수원님?'거리며 웃었다.

아니라고는 하지만 표정이랑 수원이의 빨개진 귀가 나 질투했는데 들켜서 당황했어요-를 알려줬다.

민이는 뭐냐며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민이는 눈치 없는 거야. 수원아 괜찮아."



"에에? 갑자기? 내가 뭐 잘못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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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1-30 19:57 | 조회 : 2,298 목록
작가의 말
뀨루욱

내가 할 수 있는게 그저 옆에서 다독여주는 것 밖에 없어서 너무 미안하고 슬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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