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떠보니 잘생긴애들이 나를 쳐다보고있다.-일랴님


일주일 뒤-

"세듀얼! 모여봐!"



한창 대축제 연습중 실장님이 들어오셨다.그리고 세듀얼을 불러 모으셨다.


"이번에 마마 시상식에 참가하게 되었다"



비장한 말투로 실장님이 말씀하셨다. 며칠전 특별무대 맡긴다고 까던것과는 정반대의 반응에 시우는 고개를 갸웃했다.



"마마가 그렇게 중요해요?"

"실장님이 저렇게 흥분하는건, 우리도 수상 가능성이 있어서 그래. 대상 후보에 올랐다더라구."

지한이 친절하게 시우에게 해설해주었다.


"일단 시우 사고 이후에 첫 시상식이니만큼 의상이라던가 무대 부분에서도 각별히 신경쓰도록 하자. 특히,재민이. 요즘 피곤한거 아는데 무대에서는 실수하면 안된다. 알겠지?"

"그럴 거면, 잠잘 시간을 주시던가요. 어제도 2시간밖에 못잤다고요"

"요새 은근 말대꾸한다?"

"아이, 형이 요즘에 잠을 못자서 그래요"


실장님과 또 으르렁 거리려는 기미가 보이자, 얼른 지한이 막아섰다.


실장님이 가고 난 뒤, 썰렁해진 분위기에 댄스 선생님이 자자, 연습하자! 하며 분위기를 잡았다. 지한은 넉살좋게 웃으며 쫌만 쉬죠, 선생님~ 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시우는 재민에게 다가갔다.



"형, 괜찮아요?"

"한 두번 있는 일도 아닌데 뭐, 새삼스럽게"

"어라, 오늘은 안피하네요?"


시우의 한마디에 재민이 아차, 하는 표정을 짓더니 슬그머니 도망갈 자세를 취한다.


"아니, 진짜 왜 피하시는건데요? 지금 일주일째인 건 아시죠?"

"내...내가 좀 바빠서, 하핫"



재민은 재민답지 않게 말을 더듬으면서 이상황을 빠져나가려고 했으나, 시우는 이참에 할말은 해야하겠다 싶은지 재민을 붙들고 놓아주질 않는다.



"아니, 그때 그 일은 내가 모른체 한다니까요? 같은 멤버끼리 피곤에 쩔은 형이 부비부비하면 피곤하셨구나 넘어가면 되죠! 남자가 째째하게 그런거 가지고 삐지면 안되죠!"


시우는 영 핀트에 어긋난 말을 하자, 재민은 웃음을 참을수가 없었다.


"웃어요? 지금 웃는단 말이예요? 남은 지금, 어! 하, 말을 말자. 네 형, 우리 평생 말 없이 지내요! 내 참, 진짜 살다살다 별일을 다겪네 아니 무슨 남자가 그거 하나가지고.."


시우는 더 와다다 쏘아붙이다가 그냥 말았다. 웃느라 정신없던 재민은 시우가 조용해지자, 이제 끝났나 싶은건지 슬 피했다.


"재민이형, 나 이 시간부로 형한테 다시는 말 안걸테니, 그런줄 아세요!"


재민에게 엄포를 놓는 시우에 그제야 지니민은 분위가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정작 억울한건 재민이었다. 일주일 전 시우를 덮칠뻔 한 뒤로 수시로 덮친다는 망상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덮칠 뻔 한 것을 간신히 이성으로 억누른것 또한 한 두번이 아니었기에 재민은 어쩔수 없이 시우와 거리를 두는 편을 선택했다.



"아, 잠깐만 시우야! 내가 웃는건 그런 뜻이 아니고..."

"흥, 늦었네요."

"아하하, 태혁아 좀 도와줘봐.."

"잘못할 짓 했잖아?"

"아 진짜, 너까지 그럴꺼야?"


시우랑 투닥거리다가 태혁이랑 투닥거리다가 재민은 그제서야, 모두가 자신을 주목하고 있는것을 알았다.


"혀엉.."


그 중에서도 지훈의 표정이 압권이었다. 감격에 찬 표정으로, 지훈은 재민이형이 달라졌어요!! 라며 꽃을 뿌리고 다녔다. 재민은 지훈이를 한대 치고는 다시 포커페이스로 돌아왔다.



"연습이나 해"

"아악, 아프잖아요 형! 시우야, 재민이 형이 나 때렸어!"

"지훈이 너 그러고 보니까 유독 나한테만 반말이다? 죽을래?"

"으흠, 그치만 시우는 형같지 않은걸.."

"지훈아, 아직 덜 맞았나봐?"

"앗, 잘못했어요 시우야"

"이잇, 태혁아 지훈이 좀 때려줘!!"

"니가 때려"

"아이, 모두 집중! 연습하자, 연습!"



결국 지한이 겨우 진정시켜서 연습을 끝냈다. 그리고 이 모든 싸움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되게 되는데...



그날 밤-


"태혁아!"

씻고 난 뒤 뽀송뽀송한 얼굴로 시우는 태혁을 찾았다. 태혁에게 마마에 대해 물어볼게 있기 때문이다.

"왜?"

"그..그..마마 시상식 포즈 있잖아, 뭐 할꺼야?"

"왜, 하고 싶은 거 있어?"

"아아니, 그게 아니구... 할게 없어서.. 애들은 막 별모양 만들자느니, 공중제비를 돌자느니 말이 많은데 막상 내가 할건 없어서.."

"그냥 평범하게 하면 되는데? 아, 그럼 나랑 같이 할래? 마침 나도 하고싶은게 있었거든!"

"너,너랑은 안 할래.."

"사람 차별하는거야?"

"그런건 아닌데, 으음..."



태혁이 조심하랬는데.. 괜찮겠지...?



"무슨 포즈 할건지 들어보고!"

"그냥 평범하게 할거야, 그냥 둘이서 찍자고"

"아니 뭐, 그러면야."

"근데 시우야, 재민 형이 무슨 짓 했는데? 말도 안한다고?"

"아니, 그냐앙.. 뭐.. "


시우가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돌리자 더 수상해보이는지 태혁이 눈을 부릅뜬다.


"뭐야, 뭔짓 했는데?"

"자다가 깨서 실수하셨어. 근데 그거가지고 째째하게 말을 안하잖아!"

"그러니까 뭔 짓"

"아 그런게 있어 말 안할 거야.."


시우가 얼굴이 빨개진채 시선을 피하자, 태혁은 졌다는 듯 웃으며 시우를 내보냈다.


"재민형, 수상해..."


태혁의 혼잣말이 방안을 쓸쓸하게 맴돌았다.





마마 시상식 당일-

"시우 초커, 초커 없어요?!"

"십자가 모양 있습니다!!"

"태혁이 정장 마이 어디갔어요?"

"여기 다리고 있어요, 잠시만요!!"


시상식 입장 1시간전, 대부분의 멤버가 메이크업을 끝내고 갈 준비를 끝냈는데 시우만 아직 메이크업 중이다. 시우는 자신을 기다리는 분위기가 불편해 먼저 가라고 말했지만, 무용지물.


"에이, 같이 가야지!"

"시우야 너무 이쁘다! 천사같아!"

"아부해서 넘길 생각말아요, 재민이 형. 저 아직 삐졌거든요"


아이섀도를 그리기 위해 눈을 감고 있던 시우가 나직히 대답하자 재민이 뜨끔한다.


"하하, 아냐아냐. 진짜 이뻐!"

"발연기는 사양이야, 그냥 가래도!"

"같이 가자, 응?"

"하아, 누나 언제 끝나요?"

"뭐야, 왜 지한이가 말하니까 바로 수긍하는건데?"

"일단 재민형 말은 안듣기로 했어요. 언제 끝나요, 누나?"

"어, 나? 하..한 10분?"



별안간 주목당한 메이크업리스트가 화들짝 놀라며 대답한다.



"들었죠? 제발 부탁이니까 앉아서 기다려요. 십분만. 가만히. 알았죠?"

"앉아있으면 풀리는 거야?"

"네?"


시우의 미간이 확 찌푸려진다. 아, 재민형 잠시간 형이 멋있었단 말 취소.


"삐진다고 한거, 취소?"

"취소해드릴게요. 그니까 좀 앉아서 기다리라고요! 뭐 마려운 강아지들 마냥 동동거리지들 말고!"


짜증내는 시우는 처음인데... 나쁘지 않아.라며 태혁이 쇼파에 앉는다. 재민 역시 얌전히 앉아 기다린다.

시우는 씩씩거리다가 너무 흥분했다는것을 깨닫고 진정한다. 후, 아니 그러게 누가 옆에서 정신 사납게 그러랬나? 주인 기다리는 강아지 마냥 그러고 있으니까 마음 쓰이게시리.


"시우야, 이뻐"

"까분다, 지훈아? 너도 앉아. "

"지한이 형도 안 앉았다, 뭐"

"아 진짜, 다 나가라고 할까.."



중얼거리는 시우 말을 정확하게 들은 지한과 지훈이 곧바로 쇼파에 앉는다. 네명은 이러니까 웨딩드레스 입은 신부 기다리는 신랑 같다며 키득거린다. 말리기도 포기한 시우는 복수심에 불타오를 뿐이었다.



"그래도 다행이다, 요즘따라 힘이 없어보였는데.."

"형, 저랑 잠깐 얘기좀 하죠"

"아 왜, 나 시우 기다릴거야!"

"5분이면 되요, 빨리요"


화장실-


"시우랑, 작업실에서 뭐했어요?"

"아니, 그냥 내가 실수한거야, 신경쓰지 마"

"그러니까! 무슨 실수 했냐고요"




시우를 대할때와는 달리 싸늘한 표정과 말투에 재민은 그저 입을 다물 뿐이다.



"하, 말 안하시겠다?"

"너야말로, 니 알 바는 아닌것 같은데. 난 간다, 시우가 얌전히 기다리랬어"

"...형도 변했어요."

"너도 마찬가지잖아?"






시상식-

"꺄아악!!!"

"세듀얼! 세듀얼!"

"대상후보 세듀얼이 입장하고 있습니다!"



시끌벅적한 레드카펫을 지나 기자들 앞에 선 세듀얼. 각자 포즈를 취해 달라는 기자들의 말에 다소 어색한 표정으로 태혁에게 팔짱을 끼는 시우.


태혁은 곧 미묘한 표정 변화를 보이더니, 그대로 시우의 허리에 손을 둘렀다. 움찔- 하는 시우에, 태혁은 시우를 한바퀴돌려 허리를 감싸쥐고는 곧 키스 할 듯 얼굴을 바짝 당긴다.


그에 시우는 멍하니 당하고 있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는 빠져나가기 위해 아등바등 한다. 주위의 공기가 고요해지고 태혁은 시우에게 더 다가간다.



마법같은 시간이 지나고 시우가 얼이 빠진채 시상식장으로 걸어가는 태혁을 보고있자, 태혁은 그저 어깨를 으쓱할 뿐이다. 세듀얼은 데뷔 2년차 밖에 안되었기에, 스쳐지나가며 이리저리 인사하는 멤버들.

시우 역시 따라 인사하다가 멤버들을 놓치고 만다.

"어어? 어디갔지?"

고개를 휘휘 저어보지만 애들은 보이지 않은다. 울상이 된 시우.

"어? 시우 어디갔냐?"

그때 쯤, 세듀얼 대기석에 앉아있던 태혁이 뒤늦게야 시우가 사라졌음을 발견한다.

"몰라, 화장실 갔으려나"

"너 용감하더라, 시우를 상대로?"

"같이 포즈해주기로 한건 시우거든요?"


시우가 실종된 것은 금세 잊고 둘은 또다시 으르렁 거리기 시작한다.


"지한이 형, 둘 좀 말려요! 시상식에서 뭐하는 짓이야 진짜"

"에휴, 쟤네들은 또 왜 싸운다니..."



지한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저건 또 무슨 신종지랄일까.


"아, 시우보고싶다"


시우는 그때 마마 시상식 백스테이지를 헤메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흘러들어온건지 더 울상이 된 시우. 아예 무대로 나가기에는 출구가 보이지않는다. 그때 다가온 구원의 손길이 있었으니..



"시우씨?"

"태하혀엉..."

"와, 나 형이라고 불러줬어"

"여기 어디예요? 흐잉...길을 잃었어요오.."



울먹거리며 자신을 올려다보는 시우가 귀엽기만 한 태하는 씨익 웃는다.


"세듀얼 대기석에 데려다 주면 되죠?"

"네! 근데 태하형은 왜 여기 계세요?"

"저는 엠씨 맡아서요. 왜, 싫으세요?"

"아뇨,아뇨! 감사해서..헤헤"

"우리 그때 이후로 만난적 없죠?"

"네에.."

"시우씨 초커하셨네요. 잘 어울려요! 고양이 같아요"

"별로 하기싫었는데에.. 자꾸 시켜서.."



두런두런 얘기를 하다보니 세듀얼 대기석에 도착한 둘.



"형? 왜 시우랑 같이 와?"

"으응, 내가 길을 잃어버려서! 태하형이 데려다줬어!"




세상 해맑은 시우를 한번 쳐다보고는, 태혁은 그저 한숨을 푹 내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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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1-23 14:12 | 조회 : 1,950 목록
작가의 말
월하 :달빛 아래

팬픽은 아니었는데, 일랴님한테 드린 적이 있었지만 올라가지는 못했던 작이예요. 2편을 끝으로 팬픽집은 끝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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