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떠보니 잘생긴애들이 나를 쳐다보고있다.-일랴님2



"다음 무대는 세듀얼입니다!"


태하가 세듀얼을 호명하자 각자 무대에서 자리를 잡는 세듀얼.

원래 이런자리에서 화이팅이라고 한번쯤 외쳐줄 법도 한데, 태혁의 얼굴이 굳어있을 뿐 잡담은 하지 않았다. 시우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곧바로 암전되는 무대에 궁금증을 접어둘 뿐이었다.

스포트라이트가 태혁을 향한다. 태혁의 춤이 무대의 시작을 알린다. 절도와 박력을 겸비한 춤을 넋놓고 보고있다가 시우는 자신의 파트가 시작되어서야 정신을 차리고는 다시 무대에 몰두한다.



성공적으로 첫곡을 끝내고 두번째 곡이 시작되었다. 첫 동작 턴을 하다가 시우가 휘청- 하더니 이내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진다.

발목을 삐긋한 것이다.


멤버중 유일하게 시우의 변화를 눈치챈 지한이 동선을 바꾸는 중에 괜찮냐고 속삭이니 시우가 더더욱 찡그리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시우가 애써 웃어보이려다가 또다시 턴을 돌면서 또 한번 휘청한다. 어떻게 두번째 곡이 끝났는지, 시우는 기진맥진해서 세번째 곡의 준비동작을 취한다.



"시우야 너무 무리하지 말고 포인트 안무만 해"

"아뇨 형. 첫 시상식인데.."



이를 꽉 깨물고 세번째 곡을 마쳤다. 무대에서 내려오다가 넘어질뻔한 시우를 지한이 부축한다. 절뚝절뚝 시우가 걷자 그제서야 시우가 다친것을 알아차린 태혁이 어디한번 보자며 발목 부분의 바지를 걷는다. 퉁퉁 부은 발목을 보고는 매니저형에게 얼음주머니를 부탁한다.



"형 의무실에서 얼음주머니 좀"

"갑자기?"

"시우 발목 삐였어"

"시우 너, 몸 조심하라니까!"

"혼내지마세요, 자기 딴에도 잘해보려고 그런 건데요, 뭘.."


지한이 나서서 시우를 보호해주자, 매니저가 무안한지 의무실로 향한다.


"일단 대기석으로 가자. 백스테이지에서 이럴수는 없으니까"

"팬들 걱정하잖아..."

"너, 지금 그게 문제야?"



날카로운 태혁의 말에 시우는 찔끔 눈물을 흘렸다.


"울지마, 시우야.."
'괴롭히고 싶잖아...'


"안..울어.. "


훌쩍거리면서 부정하는 폼이 귀여웠다.


"그게 우는 거야, 내가 혼내려는게 아니라 가수는 몸이 생명이야. 특히 발목은 잘못되면 큰일 나. 그래서 응급처치를 잘해야 되는데 팬들이 보는게 미안하다고 안하는 건 오히려 팬들한테 잘못하는 일이야. 알겠어?"

"응.. 그치만 대기석은 다 보이잖아.."

"안되겠다."



그 말을 끝으로 태혁은 시우를 안아 올렸다. 일명 공주님 안기 자세. 시우가 가벼운 편이라 쉽게 들어올려지자 태혁의 이마가 미미하게 찌푸려졌다.


'얘, 좀 먹여야겠다. '


시우는 부끄러운지 버둥거렸지만 태혁은 결코 놓아주지 않았다. 버둥거릴수록 더 꼭 안아오는 태혁에 시우는 그저 얼굴을 손으로 가린채 부끄러워 할 뿐이었다.


"야야, 저기 봐봐!!"

"시우...아니야? 왜 태혁이한테 안겨오지?"


팬들이 웅성거리자 그 소리를 들은 태혁이 피식 웃고는 시우에게 말했다.


"시우야, 손 그러고 있으면 위험해. 목 감아"

"으으..부끄러워, 내려줘!"

"발목 절뚝거리면서 가는것보다는 낫잖아?"


키득거리는 태혁이가 얄미운지 시우는 손으로 태혁이를 몇대 때렸다. 태혁은 맞으면서도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아 씨, 그만 웃어!"

"다 왔다, 내려"


황급히 내리려다가 스텝이 꼬인 시우는 그대로 지한에게 부딪혔다.


"아야.."

"우리 시우 아야 했어?"



지한이 싱글거리며 놀리자 시우는 울상을 지었다.


"장난이야, 앉아."

의자를 빼주는 지한에게 흥, 하고 한번 코웃음을 쳐주고는 다른 의자에 앉았다.


"내가 해줄게, 형 줘봐"

"아..아냐, 내가 할게!"

"쓰읍! 조용히하고 얼음마사지나 받으세요!"

"히잉, 내가 할수 있는데"



달달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세듀얼을 보면서 팬들은 떡밥 생성에 열을 올릴 뿐이이었다.

-



"올해의 가수 상은...."


대망의 대상. 마마의 대상은 올해의 노래상, 가수상, 앨범상으로 나뉘는데, 세듀얼은 세군데 모두 후보에 올랐다.


"세듀얼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전혀 예상치못한 수상에 세듀얼은 어안이 벙벙했다.


"형, 지금.,우리 이름 부른거 맞죠?"


잠시 멍하던 지훈은 멍한 멤버들을 끌고 무대로 향했다.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얼떨결에 트로피를 받게 된 시우는 어리둥절하다가 모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어서 고개를 갸웃했다.


"시우야, 수상소감 말해야지!"

"내..내가?"




마이크 앞에 선 시우는 좌우를 한번 둘러보았다. 한 시우가 되어 노래와 댄스를 연습하고 무대에 서고, 팬미팅에 가고...


고생했던 세월에 울컥 눈물이 터져나왔다.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을 닦던 시우는 할말을 고르고는 고개를 들었다.


울어서 발개진 눈가와 발그레한 볼, 입술을 자꾸 깨무는 버릇 때문에 더 섹시해보이는 시우가 말문을 열었다.



"먼저.. 우리 멤버들, 태혁이 지훈이 재민이형 지한이.. 모두들 너무 고마워요. 한참 서투른 나를 보살펴주고 위로해주고... 직접 말하지는 못했지만 정말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내게 늘 힘이 되어주던 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말주변이 없어서 투박하지만 그래도 늘 고맙고 사랑합니다. "



그 말을 끝으로 결국 터져버린 눈물에 시우는 더 말을 잇지 못하고 지한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시우가 울자, 객석에서는 울지마! 울지마! 하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지한이 고마운 사람들을 호명하며 세듀얼을 대표해 인사를 전했다.


지한의 말을 끝나갈 무렵 겨우 진정한 시우가 앞을 돌아보았다. 지한은 시우가 앞을 본 것을 확인하며 태혁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태혁은 마지막 말을 했다.



"모든 멤버들이 다 착해서 고마웠고, 못난 리더 잘 따라와줘서 고마웠고 마지막으로 그 사고 이후에 밝아져 우리에게 돌아온 시우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네요. 수상소감이 너무 길었나요? 지금까지 세듀얼이었습니다!"


태혁의 말에 시우는 또다시 눈물을 흘러내었다. 눈물샘이 마르지를 않는지 자꾸만 나오는 눈물때문에 자꾸만 입술을 깨물 뿐이었다. 그런 시우를 달래주는 손길이 있었다.

"시우야, 그만 울어.."

"흐윽, 고마워 태혁아.."



부둥켜 안아주며 달래는 태혁 덕에 시우는 울음 속에서도 환하게 웃으며 무대에서 내려왔다. 태혁과 시우의 부둥켜 안으며 울었던 영상은 마마의 최고의 짤이 되어 sns에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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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1-24 15:16 | 조회 : 1,877 목록
작가의 말
월하 :달빛 아래

완결!! 빠밤! 밤에는 새끝데리고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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