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 스푼(spoon)에 입사하다.

[제 3자의 시점]

다나 : 이제 좀 괜찮냐?

랩터 : 네.. 제가 너무 욱했네요. 미안해서 어쨰..

다나 : 그건 그렇고 예전에 백모래한테 들은 얘기 중에 이런 얘기가 있었냐?

랩터 : ... 글쎄요. 백모래가 주로 얘기했던 건 선배랑 선생님이었어서... 아 근데 클로드랑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오드아이를 가진 토끼 혼혈을 본 적 있냐고 해서 못 봤다고 그런 혼혈이 있냐고 물어보니 있다면서 자기도 보기 전까지 몰랐다고 그렇게 얘기하더라구요.

다나 : 흠. 확실히 클로드 같긴 하군. 오드아이를 가진 토끼 혼혈은 많지도 않을 거고.

랩터 : 네. 그래서 그게 누구냐고 물어봤더니 그냥 씁쓸하게 웃으면서 모르면 됬다고. 이미 죽은 사람이라 얘기해서 그렇구나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클로드 얘기인거 같네요.

다나 : 클로드도 얘기하더라. 자신은 아마 죽은 사람으로 처리되 있을 거라고.

랩터 : 저 아이는 연구소에서 실험체였나봐요?

다나 : 그런 것 같더라. 내가 쟤 발견했을 때도 이상한 유리관에 갇혀서 쇠사슬에 꽁꽁 묶여있는 상태였거든. 입에는 산소호흡기랑 팔에는 링거가 연결되있었어.

자기 말로는 눈 떠봤자 검은 세상이었다고 시간이 많이 흐른 거 같지만 얼마나 지났는 지 모르고 자기에게 주입되던 건 아마 다른 약물이랑 성장 억제제 였을꺼라고.

랩터 : ... 전 그런 줄도 모르고...

다나 : 니 잘못 아니다. 너 있는 줄 알았으면 미리 얘기해주는 건데.

쓰담쓰담.

서장님은 조용히 랩터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하나 뽑아주고 클로드는 무슨 음료수를 좋아할 지 고민 중이었다.

[다시 클로드 시점]

... 울고 나서도 기분이 안 좋네. 찝찝해.

우울하다. 이 사람들 안 불편하게 하려면 웃어햐하는 데.

클로드 : 죄송해요. 많이 당황하셨죠.

헤이즈 : 어. 많이 당황하긴 했지. 근데 죄송할 건 없어.

스텔 : 끄덕끄덕!

(정적)

하하.... 어색해라.

누구라도 빨리 말 걸어주던가 아무나 등장해주세요~

벌컥

와우 텔레파시가 통했나보네요.

꺄 우리 멋진 언니랑.. .. 이쁜 랩터 언니네요.

지금은 기분 안 좋은데...

다나 : 자.

? 이건 뭐죠..? 4카리 스웨트?

마시는 건가요? 흔드니까 물 소리는 들리는데.

다나 : 아 먹을 줄 모르나.

언니가 동그란 걸 다시 가져가더니 위에 부분을 똑딱! 하면서 열었어요! 우와 신기해!

그리고 아까 이상한 마스크를 한 오빠를 보니 마시고 있네요! 저렇게 먹는 거구나!

먹는 거였어! 그럼 제가 어디 한 번 맛을!

클로드 : ! 맛있어..

뚜껑만 구경하다가 맛을 보니.. 와우. 어서 와. 신세계에..

눈 깜짝할 새에 다 마셨네요.

랩터 : 그렇게 맛있어?

클로드 : 네!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고 보니 물어본 사람이 이쁜 언니네요. 아, 나한테 화난 줄 알았는 데 아니구나. 다행이다.

랩터 : 저기.. 아까는 미안.

클로드 : 아.. 아니에요.. 배시시

솔직히 사과할 줄은 몰랐어요! 먼저 사과하고 말 걸어주셔서 제가 더 고마운 걸요!

하지만 아무 말 않고 그저 미소 지을 뿐이어다.

라온 외의 사람에게 사과를 들은 건 처음인 듯 하다. 뭔가 마음이 사르르 녹는 기분?

다나 : 어이, 클로드. 그럼 갈 데는 없는 거지?

클로드 : 아, 네. 그러고 보니 저도 언제까지 신세질 수는 없는 데..

다나 : 그럼 스푼에 입사하든가.

클로드 : 아.. 여기요? 저 들어가도 되요? 진짜요?

다나 : 끄덕. 어차피 특기도 있으니까. 그런데 몇 살인지 진짜 모르는 거지. 외형상으론 한.. 9살? 쯤 될 거 같네. 9살이라 하고. 부모님은 안 계시니까 보호자는 내가 해주도록 하지.

클로드 : 네! 좋아요!

다나 : 그래. 스푼의 ㄱ..아니 사원이 된 걸 축하한다.

클로드 : 꺄~ >_<

뭐 언니가 뭘 말하려다 말았지만 그런 건 신경쓰지 않아요! 중요한 건 저도 이제 있을 곳이 생겼다는 거. 이쁘고 멋진 언니들을 계속 볼 수 있다는 거!

만세~!

구름을 데리고 와서 풍선 모양으로 만들었어요! 동동 서장실에다 몇 개 붙여놨더니 서장님도 신기하신 듯 만져보시더라구요. 꺄륵. 귀능 씨처럼 귀여운 판다도 만들어봤어요. 되게 디테일하게 신경썼는데. 나중에 귀능 씨가 보고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네요!

클로드 : 저는 그럼 어디서 지내면 될까요?

다나 : 아. 그건 나중에 귀능이가 가르쳐줄거다. 사원 기숙사에서 지내면 되. 음. 그러면 임시로 출장조에 배치할까.

헤이즈 : 아, 그럼 사사 선배 소개 시켜줘야겠네요.

클로드 : ? 다른 사람이 더 있어요?

랩터 : 응! 까마귀 혼혈인데 되게 잘생겼어. 스푼의 얼굴마담. 하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지... 아마 보면 알꺼야.

랩터 언니랑 헤이즈 오빠가 키득대네요. 뭐지? 잘생겼는데 단점이 하나가 뭔데요?

궁금한데.. 궁금한 눈으로 봐도 그저 키득거릴 뿐이네요.

랩터 : 지금 만나러 갈까?

그렇게 말하며 언니가 손을 내밀었어요.

나는...

클로드 : 네!

웃으며 언니가 내민 손을 잡았어요.

...

난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에요. 꼭 행복해질게요.

오빠 몫까지. 그니까 .. 더 이상 내 걱정 마세요.

그리고 오빠도 이제 행복해져야해요. 꼭.

나랑 약속해요. 이제 나만 걱정하며 오빠 스스로 신경 안 쓰는 건 그만해요.

나는 내가 오빠에게 소중한 것만큼 나에게 오빠가 소중하니까

오빠가 행복하길 바래요. 오빠.. 오빠.. 안녕.

라온 오빠.

그렇게 생각하며 한 번 뒤돌아 하늘을 바라봤다.

오늘도 하늘은 맑구나. 저 하늘 어딘가엔 라온 오빠가 있겠지.

그러며 다시 랩터 언니와 걸어갔다.

늘 작아만 보이던 뒷모습이 비로소 빛나기 시작했다.

강렬한 빛은 아니지만 주위가 어두울 때 비로소 빛나는 은은하게 따스한 빛.

과거를 벗어나오지 못하던 아이가 하늘을 향해 발돋움을 시작했다.

[행복해라]

귓가에 너무나 그리운 목소리가 스쳐지나가는 듯 했다.

눈가가 뜨거워졌지만 눈을 깜빡거려 눈물을 없앴다.

'그리워는 하되.. 후회는 안 할래, 후회할 일도 안 만들거야.'

하루하루를 보람차게 최선을 다해 보낼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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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5-24 22:57 | 조회 : 1,867 목록
작가의 말
유실리아

후후후... 사사.. 제 최애가 드뎌 등장하군요!! 사사 짱귀여미♥ 어쨋든 드디어 주인공이 17화만에 스푼에 입사했네요! 와아~ 댓글 마니 달아주세요. 댓글 없으면 슬퍼할꼬야. 근데 클로드... 계약서는 잘 확인해야 하는데... 노예계약서...ㅋㅋ(ㅊ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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