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납치_3

일주일.

이곳에 갇힌지 벌써 일주일이다.

아니, 사실 이제는 날짜감각과 시간개념이 사라져 오늘이 몇일인지, 몇시인지조차 모르겠다.

대충 짐작으로 때울 뿐이었다.

그 때, 화장실에서 박현수한테 맞고 그대로 기절한 다음 눈을 떠보니 이곳이었다.

그래도 확실한 것은 이곳이 그녀석의 집은 아니라는것.

어두운 공간. 조명 하나에 의지한 체 창문도, 햇빛도 없는 이곳에서 웅크려 앉아있었다.

갖춰진 것이라고는 오래되어 보이는 침대 하나와 화장실, 옷장 그리고 서럽장이 다였다.

다행히 밥은 현수가 제때 챙겨주기 때문에 허기에 굶주리는 일은 없었다.

어찌보면 의식주는 다 해결되는 곳에 감금된 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제 올때가 됬는데...’

항상 이맘때 즘에는 학교를 다녀온 그가 문을 잠근 쇠 자물쇠를 열고 들어왔다.

철그럭-끼이익…

문이 열리고 해맑게 웃는 그가 들어왔다.

“현수야, 왔어? 오늘도 수고했어. 이리와~”

역겹다.

내가 왜 이딴 말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하아…나 오늘 학교에서 겁나 빡쳤었어..애들이 너 실종됬다고 나불대는데 그거 사실 아니잖아. 너가 나랑 같이 살고 싶다고 해서 온건데 왜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말하나 몰라. 주둥아리들을 칼로 다 찢어버릴까...”

‘개소리.’

자신의 무릎에 머리를 대고 누운 현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게…왜 그런 말을 하는거지?”

그때, 머리카락에 엉켜있던 부분이 있었는지 손가락에 걸려 현수가 소리쳤다.

“아악!! 신준일 너 또 맞고싶어?!?”

“아, 아냐!! 일부로 그런게 아니라 손가락이 걸려서...”

하지만 그는 준호의 말을 흘려듣고는 그의 목에 걸려있는 목줄과 연결된 쇠사슬을 거세게 잡아당겼다.

“윽-!”

“준일이 덜 아픈가보네? 내가 너한테 따지기라도 했어? 왜 지래 혼자서 벌벌 기고 그래?!?”

맞는다.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싫어..!’

“미, 미안해 현수야. 내가 잘못했어.”

콱!

이미 이성이 없어진 그는 준호의 머리카락을 세게 쥐어 흔들며 말했다.

“가져와.”

“하, 하지만...!”

“가져오라면 가져올 것이지 왜이렇게 말이 많아!!!”

짝-!

“으윽!”

따귀를 맞은 둔호의 얼굴이 옆으로 돌아갔다.

천천히 일어난 그가 절뚝거리며 서랍장으로 향하였다.

목에 달린 쇠사슬이 바닥에 끌리면서 절그럭 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거의 다다랐을 무렵.

쇠사슬의 길이가 짧아 손가락만이 닿을락 말락 거렸다.

“으윽-!”

“느리잖아!!!”

최대한발버둥을 쳐서 서랍장 손잡이를 잡아보았지만 계속 놓쳐대기만 했다.

보다못한 현수가 일어나 손을 그대로 잡고 서랍장 손잡이를 쥐어주었다.

“커헉-! 켁! 끄으윽...”

안그래도 세게 조여논 목줄이 준호의 목을 더 짖누르며 목 위의 푸른 멍 자국 위에 붉은 자국을 다시 한번 새겼다.

서랍에서 채찍을 꺼낸 그가 벌벌 떠는 손으로 현수에게 건냈다.

“일어나. 50대다.”

오버 와이셔츠를 걷어올렸다.

맨 다리가 드러나면서 수없이 새겨진 얇고 긴 흉터들이 보였다.

짜악-!

“하..나”

짜악-!

“둘...”

짜악-!

“…셋”

같은 곳만 집중적으로 때리니 살이 파여 피가 흘렀다.

이내 준호의 입에서 50이 나오자 그는 채찍을 거뒀고, 준호는 그대로 다리에 힘이 풀려 쓰러졌다.

하도 울어서 이제는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 현수가 다가와 입을 맞췄다.

“으음…읍!”

싫지만 거부하면 더 맞는다.

‘최대한 그의 심기에 맞춰 복종하라’

이것이 준호가 이곳에서 깨닫고 경험하여 얻은 살 수 있는 방법이였다.

혀가 들어와 이리저리 서방을 휘두른다.

주륵-

“!!”

입을 통하여 현수의 입안에 있던 약체가 흘러 들어왔다.

“…삼켜.”

꿀꺽.

“잘했어 ㅎㅎ”

순식간에 온 몸이 달아올랐다.

“…최..음제??”

정말 지옥같은 약물이었다.

나 자신의 몸을 억제할 수 없어지는 추함의 끝자락.

상대방이 아무리 혐오하는 사람이여도 발정난 개새끼처럼 허리나 흔들 수 밖에 없는 지겹고도 역겨운 약물.

‘싫어..’

죽고싶어지지만 이것만이 다가 아니었다.

약물을 먹게되면..

‘관계맺는 사람이 성현선배로 보여..’

사무치는 그리움이 폭발한다.

아무리 쥐어짜도 나오지 않던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귀여워..ㅎㅎ”

현수는 이때가 가장 좋다.

자신 때문에 준일이의 감정이 변하고 생각이 바뀌고 그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행복하고 기쁘기 그지 없었다.

“흐윽…흑..”

준호가 눈물을 흘리며 현수의 팔을 자기 페니스에 갔다대었다.

허리를 흔들며 비벼대는 그가 너무 예뻐보였다.

“우리 준일이 하고싶어요?”

“응...”

갑자기 그의 얼굴이 굳어졌다.

“준일아, 내가 섹ㅅ할때는 어떻게 하랬지?”

급하게 자신의 입을 막고는 말을 정정하는 준호.

“조, 존댓말 쓰랬어요.”

다시 눈을 휘게 접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잘 아네. 우리 준일이..ㅎㅎ”

치욕스럽다.

이 새끼는 나를 준호가 아닌 준일이로 알고 있다.

분명 현수 저 자식은 내가 준호라는것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때는 준일이라 부르고 또 어떤때는 준호라 한다.

만약 부정하게되면…

-아냐!! 너 준일이라고!!! 왜 너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거야!!!

하면서 최음제를 잔뜩먹여 겁탈하거나

-너가 감히 준일이를 입에 담아? 제정신이야?!? 어디서 감히!!

하며 죽기 직전까지 맞을 뿐이었다.

하지만 관계를 맺을 때 만큼은 준일이가 된다는것은 확실했다.

현수는 준호를 공주님 안기로 안은 다음 침대에 살포시 내려놓았다.

“손.”

준호가 두 손을 건네니 성현이 수갑을 채웠다.

수갑이 침대 위의 기둥이랑 연결되고 나서야 두려움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사랑해 준일아...정말 사랑해..”

깨진 손톱과 흉터로 엉망이 된 손가락 사이로 반지가 눈에 들어왔다.

‘성현 선배...’

-앞으로 행복하기만 하자. 너무 많이 아팠잖아. 떨어져 있어도 이 반지만 가지고 있으면 같이 있는거니까..알았지?

반지를 제 손가락에 끼워주던 날 선배가 했던 말이 들려왔다.

‘아퍼. 힘들어. 죽고싶어. 이제 제발 그만..’

매 순간 드는 생각이였지만 선배의 말과 반지를 위안 삼아 견디고 또 견뎠다.

선배가 찾으러 와 줄꺼야.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

좀만 더 참으면…

그렇게 지옥같은 악몽이 계속되는 순간마저도 그는 자신을 사랑해주고 안아준 단 한사람만을 생각하며 속이 썩어 문드러질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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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2-06 21:43 | 조회 : 4,736 목록
작가의 말
솔레다

어쩌다 보니 얼공이 되어버렸다. 물론 가발썻지만 ㅋ. 여러분 미리 말하지만 전 오타쿠 입니다 ㅎ 떠나실 분 떠나셔도 대요..ㅎ (갓애니, 갓BL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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