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선택해 2화

둘 다 선택해 2화


부제 : 박이도와 박도빈




처음엔 긴가민가했다. 지나가던 오메가 페로몬이 묻혀진 베타인지 아님 오메가인지 확실치 않았지만 난 그 사람이 오메가라고 확신했다, 아니 그 사람이 오메가라고 확신하고 싶었다.

처음으로 몸이 반응했던 오메가 페로몬이었으니까.

그와 부딪혔을 때 은은한 프리지아 향과 동시에 그를 탐해야겠다는 본능에 눈을 뜨게 되었다. 그래서 더더욱 그를 만났어야했다.

"야, 박이도 또 어디 가냐?"
"있어, 너야말로 어디 가는데."
"나? 으음, 같이 놀아달라는 오메가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적당히해, 임신이라도 하면 어쩔셈이야."
"어쩌긴? 지우게 만들어야지."

박도빈, 쌍둥이 동생이라 쓰고 쓰레기 새키라 읽는다. 발현 이후 자신이 오메가가 좋아하는 박하향을 이용해 여럿 오메가를 탐하며 돌아다닌다.

"뭐야, 이제 집에 온거야?"
"...집에 오메가 데려오지 말라고."
"하지만 이번 오메가는 마음에 들어서 말이야."

언제나 박도빈은 집에 오메가를 데려온다. 그런 녀석의 행동에 늘 머리가 아프다.

"적당히 좀 해. 이버지가 아셨다간.."
"알파의 본능이잖아, 오메가를 취하는 건."

살짝 열린 박도빈 문 틈으로 달콤한 페로몬 향이 새어나왔다. 저런 녀석이 뭐가 좋다고, 들러 붙는건지. 달라 붙는 오메가든, 또 그런 오메가를 이용하는 저 녀석이든 둘 다 한심했다.

"아버지께 들키지 않도록 조심이나 해."
"야, 박이도."
"뭐, 또 왜."
"너랑 잔 오메가 대체 뭐야. 뭔데 그런 페로몬 향이 다 있냐."

나름대로 수한이형 페로몬을 지운다고 지운건데, 그걸 맡았다고? 우성 알파라 그런가, 열성 알파인 나와는 다르다는 건가.

"내거야. 손대지마, 손대면 동생이건 뭐건.."
"손을 대든 안 대든 그건 내 마음이고."
"손대면 진짜 죽여 버릴거야."
"그래, 넌 두 번이라 쉬울테니까 조심해야겠는 걸?"

박도빈은 자신의 페로몬을 흘리며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내가 맡는 박도빈의 페로몬은 박하향. 같은 알파라 더더욱 녀석의 페로몬은 역겨웠다.

"하, 피곤해.."

수한이형 보고 싶다.

희미하게 남아있는 수한이형의 페로몬이 묻어 있는 교복을 안고 잠들었다. 문 너머 들려오는 오메가의 신음 소리를 자장가 삼아.

.
.
.

"강수한! 국어쌤 출장이라 컴퓨터로 바꼈대."
"이동수업이잖아, 진짜.. 귀찮은데..."
"귀찮아도 어쩌냐, 바꼈는데."

아프고 힘든데 왜 하필 오늘같은 날에..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어제의 일 때문인지 허리에 통증이 오면서 다시 의자에 쓰러지는 듯 앉았다.

"너, 괜찮.."
"아니, 안 괜찮아."
"흠.. 그럼 쌤한테 말해둘테니까 보건실에 가봐."
"...그래야겠다. 저번에도 그렇고 고맙다."

걸으면 걸을수록 아파오는 허리 통증을 붙잡으며 1층 보건실까지 간신히 도착했다. 보건선생님은 잠시 외출 중인지 보건실에는 한 학생이 앉아 있었다.

"보건쌤 외출 중이니까 다음 시간에 와라~"
"박이도?"
"......"
"야, 박이도."
"아아~ 형 여긴 무슨 일세요?"

다음부터 아는 척하자고해서 아는 척 해줬는데 반응이 왜 그러지? 통증때문에 예민해져서 그런가. 아닌데 페로몬향도 묘하게 다른거 같기도 한데.

"어디 아프세요?"
"그걸 말이라고! 너 때문이잖아!"
"..흐응..나 때문이라고?"

뭐야, 뭔가 이상한데. 어제 내가 만났던 박이도가 맞나? 내 앞에 있는 녀석이 박이도인가에 의문을 품으며 바라봤다. 내가 의문을 품고 있다는 걸 녀석도 알아차렸는지 다시 친근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어제 많이 아팠죠?"
"당연하지! 내가 그만하라고 했.. 잠깐 너, 박이도 아니지?"

싸늘하게 쳐다보면서도 어린 아이마냥 재밌는 걸 찾았다는 시선은 내가 알고 있는 박이도와 달랐다. 비록 하루지만 내가 만난 박이도는 그런 눈빛을 할 줄 모르는 녀석이니까.

"너 뭔데, 박이도인척 하고 다녀."
"박이도 알면 나도 알텐데."
"하? 무슨 자신감이.. 아, 쌍둥이."

그렇고보니 저번에 베타들이 쌍둥이 알파가 전학 왔다고 그랬었지, 그런데 왜 박이도인 척 한건지 물어보지도 못한채 박이도와 닮은 얼굴로 나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힘으로 밀어봐도 역시나 알파인지 오메가인 나로선 도저히 밀리지 않았다. 혀를 물어서라도 떼어낼까? 고민을 하던 중 박이도의 등장으로 떨어졌다.

"늦어, 지키고 싶으면 제대로 지키던가."
"닥쳐라."

진짜 내가 알고 있는 박이도의 등장으로 안심이 된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옆에 있단 의자에 간신히 앉았다. 곧이어 억지로 키스를 했던 녀석은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며 나갔다.

"형, 괜찮으세요? 하, 죄송해요. 제가 조금만 더 일찍.."
"같은 쌍둥이면서 하는 짓은 전혀 같지 않아."
"..제 동생 대신 사과드릴게요."
"동생이야? 그 박도빈이라는 녀석."

박이도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지, 별로 안 친한가. 형제라 친한 줄 알았는데. 하긴 형제라 친하다고 할 순 없지만.

"형, 박도빈 보이면 무시해요."
"...너랑 똑같이 생겨서 구분 못하겠는데."
"페로몬 있잖아요. 형이면 구분하실 수 있으시잖아요."
"알았어."
"빠른 대답 고마워요."

박이도 말대로 박도빈을 피하고 싶었지만 그렇긴 너무 어려웠다. 도망치려는 순간 박도빈은 자신의 페로몬을 풀어 내 발을 묶게 만들었으니.

본래 오메가는 알파의 페르몬에 복종하는 종족이니까. 그들이 웃으라하면 웃고, 다리를 벌리라하면 벌려야한다. 그것이 오메가, 나의 운명이다.

"허으..흑, 뭐하는.."
"그냥, 관심이 생겼는데 자꾸 도망치니까."
"그렇다고.. 페르몬으로..!"
"그래야 확실히 도망치지 못하더라고, 오메가는 말이야."

그 뒤로 알파의 페로몬에 달아오른 몸을 박도빈에게 맡긴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 박이도와는 달리 거칠게 날 탐했다. 박이도랑 똑같은 얼굴로 거칠게 대하는 박도빈이 싫었다. 오로지 박도빈, 자신의 쾌감만을 위한 섹스가 계속되었다.

"아파..흐윽.."
"하아, 오메가면 오메가답게 허리 좀 움직여봐. 강수한."
"내, 흐읏..이름.. 부르지마..윽.."

무엇보다 박도빈은 마지막까지 페로몬을 사용하지 않아 아프기만 했던 섹스를 끝냈다. 페로몬은 내 발을 잠시 묶었을 때만 사용했다.

처음이었던 박이도와의 관계보다 더 아팠다.

"옷은 혼자 입을 수 있으니까 도움같은 거 필요없지?"
"....개자식..."
"와~ 오메가한테 그런 말 처음 들어봐. 그럼 정리 잘하고 나와."

홀로 정사를 마친 박도빈은 옷을 입고 나가버렸다. 닫혀버린 문을 향해 박도빈이 벗긴 넥타이를 던졌다.

"개새키.. 가다가 계단에서 확 굴러 떨어져라.."

박도빈을 향해 저주를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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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7-23 22:27 | 조회 : 3,836 목록
작가의 말
하얀 손바닥

어색한 부분이 있지만 너그럽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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