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오프라인-4

둘만 남게 되자 가게 주인은 부엌으로 가 무언가를 뒤지더니 여한에게 만원짜리 지폐한장을 건네주었다 봉급을 받는 날도 아닌데 갑자기 이런 돈을 주자 여한은 당황하며 한사코 거절하려했지만 가게 주인은 여한에게 이미 돈을 건네주곤 손을 뒤로 숨겼다 돌려 받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저녁도 제대로 못먹엇을텐데 그걸로 뭐라도 사먹으라고 준 돈이다."

"예..? 저 저녁은.."

"뻥치지마라 그 야윈 몸을 보면 누가봐도 제대로 못먹고 있다는 걸 알아."


여한은 가게 주인의 말에 저녁을 먹었다고 하고 다시 돈을 돌려주려고 하려다가 가게 주인의 일침에 아무런 말도 못하고 우물쭈물 돈을 쥐고만 있었다.

가게 주인은 가만히 서서 우물쭈물 하는 여한의 등을 가볍게 한대 치곤 가게 밖으로 내보내면서 한마디를 했다.


"어제 내가 실언을 한 댓가라고 생각해라..너희 부모님의 병문안은 가끔씩 가고 있으니 시간되면 나중에 함께 가자꾸나."

"..네..감사합니다."


차마 거절할 수 없었던 여한은 가게 안에 있는 가게 주인에게 꾸벅 인사를 하곤 다시 집으로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삑 삑 삑 삐리릭!!


도어락 누르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면서 여한이 집에 들어왔다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었는데 맛있는 냄새가 풍겨왔다.


"나 왔다 이놈들아."


신발을 벗고 거실로 들어오면서 말했다.

둘째인 여훈인 언제나 그랬듯이 방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지 거실에 보이지 않았고 막내인 여환만이 막장 드라마인 잉여의 사랑을 시청하면서 낄낄거리고 있었다.

식탁위에 있던 식탁보는 치워지고 만들어두었던 저녁이 없는 걸 보니 잘 먹은듯 했다.


"왠일로 늦게 왔대? 덩치는 방에서 공부하고 있어."

"형이라 불러라 꼬맹아."


티비를 보면서 낄낄거리던 여환은 집안으로 들어온 여한을 보곤 고개짓으로 인사를 하며 방안에서 여훈이가 공부하고 있다고 말을 했다 굳이 형이라 부르지 않고 덩치라 부르는 걸 보니 어제 꼬맹이라고 불려진것에 대한 복수인듯 했다.

그걸 들었는지 방안에 있던 여훈인 곧장 방문을 열며 여환이를 꼬맹이라 부르면서 응수를 해왔다.


"또 말싸움 하지말고 이거나 먹어라."

"오?"

"응?"


이러다가 둘이 또 싸움이 붙을게 뻔해 가게 주인에게서 받은 만원으로 사온 치킨을 바닥에 내려놓곤 둘에게 먹으라고 했다.

오랜만에 보는 치킨이라 그런지 두 녀석다 치킨을 보자마자 싸우려는 행동을 멈추곤 치킨에게 달려들어 비닐봉지를 헤치고 곧장 먹기 시작했다.

두 동생이 치킨을 먹는 동안 여한은 옷을 벗고 화장실로 들어가 잠시 씻고 나와 치킨을 먹을려고 했다.


"..아..하하 미안..형."

"나도 모르게.."

"...."


화장실에서 나온 여한은 어느새 비워진 치킨 상자와 미안하다는듯이 두 동생이 자신을 바라보며 한마디씩 했다.

잠깐 씻은 그 몇 분동안 한마리를 먹어치운것이다 자라나는 성장기이니 그.럴.수.도 있다.


"..하하하하.."

"..?..하하하?"

"..하하하?"


가만히 빈 치킨 상자를 보던 여한은 난데없이 빙그레 웃으며 웃기 시작하자 두 동생은 여한형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치킨을 먹은 것을 용서하고 웃는 걸로 생각하곤 자신들도 따라 웃기 시작했다 물론 두 동생들의 생각은 틀렸다.


"하하하하..내가 말이지 다른건 다 너릅게 참아도.."

"우억!"

"아..아악!"


한참을 웃던 여한은 빠른 속도로 두 동생에게 다가가 양손으로 두 동생의 한쪽 볼을 끌어당기며 살벌한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평소의 힘없고 당장이라도 쓰러질듯한 모습과는 달리 지금은 방금 지옥에서 나온 악마같이 정말로 무서워보이는 모습이었다.


"내가 치킨을 가장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다 쳐먹은거냐!"

"으아어어엌 잘모 했어여!"

"아라라락라락 아..아파 아파!"


피자 치즈처럼 늘어나는 두 동생의 볼을 미친듯이 잡아당기던 여한과 어떻게든 치킨에 미쳐 날뛰는 형에게서 어떻게든 도망쳐보려고 발악하는 두 동생간의 사투가 벌어졌다.


"다음부터 또 시끄럽게 하면 민원을 늘거예요 알았죠?"

"네 죄송합니다."

"저희도.."

"죄송합니당.."


사투를 끝낸건 세 형제가 아닌 밑에서 살고 있던 아래집 주민이었다 여한형제가 있는 위층에서 소란이 일자 그 집으로 찾아가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을 했고 여한 형제는 싸움을 멈추곤 이웃에게 사과를 했다.


"에휴 동생 키워봐야 뭐하냐 형에게 치킨도 안남겨주고.."

"둘째형..큰형 단단히 삐진거 같은데?"

"..여환아 난 공부를 해야되서 바쁜 몸이..

"바쁜 몸이긴 개뿔."


여한은 두 동생에게 단단히 삐쳤는지 빈 치킨 상자를 끌어안은채 조용히 투덜거렸고 그런 큰형을 보며 두 동생은 서로 말싸움을 벌이기만 했다.

금세 또 난장판이 될것만 같은 세 형제는 드라마인 잉여의 사랑이 끝나고 나서 그 다음에 하는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던 행동을 멈추고 티비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원래는 11시 뉴스가 나와하지만 유니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대신 나오게 되었다.


"네 유니티에서 주최하는 팬텀이 걸린 대 이벤트! 그 이벤트의 당첨자를 오늘부터 뽑게 되었습니다..일단 뽑는 방식은..


꽤나 넓직한 홀에서 미녀라고 불릴만한 여성 한명이 홀로 진행을 맡아 거대한 화면 앞에서 말을 하고 있었다 세 형제는 화면에 나타난 여성에게 관심을 집중하지 않고 그 여자가 말하는 내용에 귀를 기울였다.

뽑는 방식은 간단했다 저기 커다란 화면안에서 오늘 어제 유니티의 물건을 산 사람들중 무작위로 몇명을 뽑아 화면에 그 사람의 이름과 생일 등이 떠올라 당첨자를 결정하게 된다.


"과연 첫번째 당첨자는? 두구두구두구두구!"


자기 입으로 배경 음악 소리를 내던 여성은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성이 말하고서 아무것도 없던 검은 화면엔 수많은 이름들이 빼곡하게 적히며 적힌 글씨가 제대로 보이지가 않을 정도로 수많은 이름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

"저 많은 이름들중 당첨자가 있다는 거야?"

"그렇겠지?"


두 동생은 방바닥에 앉아서 화면에 나타난 저 이름들이 뭔지 서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여한은 그져 멍하니 그 이름들을 중 자신의 이름이 있을지 확인을 해보았다.

역시나 그렇겠지만 거의 천여개의 이름들중 자신의 이름은 보이지를 않았다 이름들중 대부분이 외국 사람의 이름인걸 보아선 전세계 유니티 제품의 구매자들을 간추려 이중에서 당첨자를 뽑는 것이다.

그러니깐 한마디로 지금 저 화면안에 있는 자들의 이름은 일종의 1차 합격을 한셈이었다 여한 자신은 빼고 말이다.


"자 여기에 나오신 사람들의 이름은 일종의 1차 합격을 하신 분들입니다! 전세계 유니티의 제품들을 사신 사람들 중 최대한 간추린 이름의 명단입니다 오늘 100여명의 당첨자들중 10명을 이 명단에서 뽑게 되었습니다."


긴 설명을 마친 진행자는 다시 한번 입으로 배경 음악 소리를 내고선 과연 당첨자는?이라는 말을 외치자 화면에 있는 수많은 이름들이 사라지면서 단 열 사람의 이름이 화면위에 떠오르게 되었다 10여 다 외국인의 이름이었다.


"엥? 한국사람은 없는거야?"

"안 나올 수도 있지 전 세계에서 유니티 제품을 쓰는 사람이 삼분의 일 좀 안되는 몇 십억 그 중에서 1프로 정도가 한국인이야 안될 수 도 있지."

"..나도 안다고.."


한국인의 이름이 한명도 없는것을 본 여환이 투덜거리자 그 모습을 본 여훈이 한마디를 하며 나무라했다.

열명의 이름이 뜨고선 축하합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그대로 방송은 끝나고 곧바로 뉴스가 시작되었다.


"하아암..난 먼저 잘게 잘자."

"그래 잘 자라 꼬맹아."

"아나 진짜.."


또 투닥거리는 두 동생을 떼어놓고 각 방에 집어 넣은 여한은 소파에 누워 진행되는 뉴스를 시청했다 뉴스에선 하라는 정치나 시사 이야기 없이 어제 유니티에서 벌인 이벤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네 어제 유니티에서 발표한 이벤트로 세계가 난리인데요 사실 이벤트보단 유니티에서 처음으로 만든 게임인 이보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을 보이는 거 같습니다 그 에 따라 유니티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는 김기자 하겠습니다 김기자?"


여한은 뉴스에 집중을 안하고 조용히 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근데 아무라 유니티라곤 하지만 하룻동안 수십억의 유니티 제품의 구매자들을 전부 정리하고 그중 천여명을 따로 간추리는 건 쉽지 않을텐데..'


여한은 유니티에서 주최하는 이벤트이니만큼 나름 시간을 들여 이벤트를 하는 줄 알았더만 생각보다 너무 빨리 이벤트를 진행하는 느낌이 들었다.

과학이 발달하고 거대 다국적 기업인 유니티이니 만큼 하루도 안되어 수십억의 유니티 구매자들의 명단을 정리하는 것 쉽지는 않겠지만 분명 가능은 할 것이다.

최근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이번 유니티에서 만든 게임인 이보라는 게임은 유니티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인공지능 프링켑스라는 프로그램이 관리하고 있는데 이보 게임 뿐만이 아니라 유니티 내의 거의 모든 분야를 관리하고 제어한다고 한다 어디선가 들어본 과자 이름같은 프로그램의 도움이라면 수십억의 사람들의 명단을 정리하는 건 쉬울지도 모른다.


'근데 프링글스고 프링켑스고 중요한건 난 당첨이 안됬다는거지..'


그래 다 필요없고 여한 본인이 저 이벤트에 당첨이 안되었다는게 중요한거다 오늘은 열명을 뽑았고 남은 90명은 오늘을 뺀 9일에 걸쳐 뽑을 예정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자신이 저 90명중 한명이 될거라는 생각이 들지가 않는다 집으로 올땐 장난 삼아 생각을 해본거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어처구니가 없는 생각이었다.

혹시 나라면 될 수 있을까라는 망상은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게 생각할텐데 떡하고 자신이 될 리가 없다.

여한은 당첨에 대한 망상을 머리속에서 지워버리고 멍하니 뉴스를 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자버렸다 물론 전기세를 위하여 자기전에 티비를 끄는 것은 잊지 않았다.


"네 여느덧 이벤트의 마지막 날입니다 마지막이니 만큼 마지막 당첨자 열 명에 대한 기대가 큰데요?"


여전히 같은 화면 같은 진행자에 어느새 열번째 날이 다가왔다.

아홉날이 지나기까지 별일은 없었다 부모님이 깨어나거나 아니면 로또를 맞아 알바 생활을 그만하거나 뭐 그런 좋은 일 따윈 없었다.

둘째의 수능은 얼마 남지 않았고 여전히 막내는 공부는 커녕 맨날 학교에서 사고를 쳐 학교에서 전화가 온다.

갈비집 알바는 가게 주인의 배려로 약간이나마 편해지긴 했다만 게임으로 하던 알바가 없어져 알바 하나를 더 추가해 전보다 더 힘들어졌다.

이미 몸은 한계에 다다랐다 다크 써클은 더욱 밑으로 내려왔고 가끔 눈을 감았다가 뜨면 30분 1시간이 지나가 있을 정도로 심각한 피로가 있고 가계는 여전히 적자였다.

어떻게든 이를 악물고 버티고는 있지만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

"...."

"....."


남정네 셋이서 나란히 소파에 앉아 멍한 눈빛으로 티비를 시청하고 있었다.

여한과 두 동생은 이젠 기대도 안하는지 아무런 표정의 변화 없이 화면에 뜬 이름들의 명단을 확인했다 천여명이 넘는 이름들의 명단 중 역시나 여한이나 두 동생의 이름은 없었다.

지금껏 90여명의 당첨자가 나왔고 그 중 대다수가 중국인이었다 워낙 인구가 많아 그런지 당첨자 중 30여명이 중국인 13명은 유럽인 의외로 아프리카 쪽에서 20명의 당첨자가 나왔고 중국인을 뺀 동양인 당첨자는 7명 그중 한국인은 한명이 있었고 나머지 30여명은 아메리카와 오세아니아쪽에서 나왔다.

백 여명 중 한국인이 한 명 나왔는데 곧 나올 열명중 여한과 두 동생이 나올거라 생각하는건 좀 아니었다.


"자 마지막 당첨자들입니다 마지막 10명의 당첨자 여러분 축하합니다!"

"어..?"

"..."

"...."


열 명의 당첨자의 이름을 본 여한과 동생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꽤나 놀라했다 열명 중 자신들의 이름이 있어서 그런게 아니었다 애초에 1차 합격자인 천여명의 명단 중 자신들의 이름이 없었는데 당첨될리가 없었다.

이들이 놀란건 그 당첨자 들중 한국인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아는 사람의 이름이


"..이게 뭔 상황이냐."

"..."

"....이해가 안되는데.."


셋이서 눈앞에 나타난 당첨자의 이름에 입을 쩍 벌리고 그 프로그램이 끝나고 뉴스가 시작해도 세 형제는 여전히 입을 쩍 벌린채였다.

먼저 말을 꺼낸건 둘째인 여훈이었다.


"..난 먼저 공부하고 있을게..잘자."

"ㄴ..난 잘게 형 잘자."


여훈과 여환은 서로 차례 차례 잘자라는 말과 함께 각자 방에 들어가고 거실에 혼자 남은 여한은 심각한 표정으로 아까 본 그 아는 사람의 이름을 다시 떠올려보았다

'이시한'

딱봐도 이 사람은 한국인이다싶은 이름이었지만 한국인이건 외국인이건 중요한건 그게 아니었다.

그 이름을 생각하면 할 수록 여한의 머리속은 복잡해져만가고 이를 악문 여한에 입에서 뜨뜻한 핏물이 흘러나왔다.

주먹은 핏줄이 튀어날정도로 강하게 쥐어졌고 눈 밑을 덮고 있던 다크써클은 더욱 깊어졌다.


"....후우.."


잠시 그런 상태를 유지하던 여한은 애써 평정을 유지했는지 안색을 가까스로 풀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빠 뭐예요 대체..'


이시한 여한과 여훈 여환의 아버지이자 세달전 불의의 사고로 어머니인 하여인과 함께 혼수상태가 된 사람

아마 방에 들어간 두 동생도 지금의 여한과 같은 패닉 상태일것이다.


"..뭐냐고 대체.."


알던 사람 그것도 가족 중 한 명이 당첨된건 기뻐할만한 일이지만 여한이나 두 동생에겐 도저히 그럴 수 없는 일이었다 분명 오늘 아침에도 두분이 침상에 누워있는것을 보았다

저번주에 본 담당 의사도 아직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아직 회복은 커녕 일어나지도 못한 아빠가 어떻게 저 이벤트에 당첨이 된거지?..분명 저 이벤트의 당첨 조건은 유니티에서 이벤트를 하겠다고 말한 그날과 바로 그 다음날..하룻동안 유니티의 제품을 산 사람들을 모아 추첨으로 뽑는 이벤트였어..아버지가 당첨이 되었다는 말은 그 사이에 일어나서 유니티의 물건을 샀다는 이야기인데..'


이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 오늘 아침에도 병문안을 갔을 때도 두 분은 침상에 누워 혼수상태에 빠져있었다.


띠디딩!


여한의 잡념을 지워주기라도 하듯이 휴대폰에서 벨소리가 울리면서 누군가에게 전화가 왔다 아는 사람이나 고등학교 때 학교 친구들과의 연락은 차단해두었으니 올만한 덴 스팸이나 동생들의 전화 그리고 동생들이 다니는 학교에서의 전화밖에 없었다.


"...."


꾹!


버튼을 눌러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축하드립니다!"


알 수 없는 폭죽 소리와 경쾌한 음악소리가 울리면서 축하합니다란 말이 들려왔다.


"네..?"

"우니티에서 개최한 이보 게임 출시 기념 이벤트에 당첨되신것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네..네? ㅈ..잠시만요 당첨된건 제가 아니라 저희 아버..아니 이시한이 아닌가요?"


여한은 난데없는 당첨 소식에 당황해하며 자신에게 말하는 안내원에게 자신이 아닌 아버지인 이시한이라고 말했다.

혼수 상태이신 아버지의 당첨 소식 그리고 자신한테 걸려온 당첨 전화 뭔가 느낌이 안좋다.


"예? 아직 못들으셨나보내요 당첨소식은 당첨자가 만약 전화를 받지 못하는 상태일경우 그 자식이나 가까운 사람에게 전달됩니다!"


안내원은 그런 여한의 물음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곧바로 여한에게 당첨 전화가 걸려온 이유를 말해주었다.

여한은 그런 안내원의 말에 뭐라 말을 못하고 당첨 소식을 전했으니 내일 물품이 그 집으로 갈거라는 안내원의 말과 함께 전화는 끊겨버렸다.


"...."


전화가 끊긴 후 여한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머리를 뒤로 젖혀 천장을 바라보았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거야..'


여한은 머리속으로 일을 정리할 여력도 없는지 고개를 뒤로 젖힌채로 천장을 바라보며 그대로 눈을 감아버렸다.

도저히 당첨될 수 없는 유니티의 이벤트에서 그것도 아버지가 당첨이 되었다 다른이가 아버지의 이름을 빌려 유니티의 물건을 사는 건 불가능하다 물건을 살때 아버지의 이름과 신상을 말해도 카운터에 있는 계산 기계가 그 사람이 말한 신상과 그 사람이 일치하는치 확인하기 때문이다.

그럼 남은 가능성은 정말로 아버지가 스스로 일어나 유니티의 물건을 샀다는 건데..


"후우.."


푹 쳐진 머키락을 쓸어담으며 한숨을 쉬던 여한은 눈을 감은채로 그대로 잠들어버리고 말았다..물론 티비를 끄는 것은 잊지 않고 말이다.


....



"일어나봐 형."

"..으..으음?"


여훈의 일어나라는 말에 여한은 힘겹게 눈을 뜨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차가운 새벽의 쌀쌀한 기온이 아닌 따뜻한 정오의 햇살이 여한의 얼굴을 뎁히고 있었다.


"ㅁ..뭐야 벌써 시간이 이렇게..으억!"


콰앙!


따뜻한 햇살에 여한은 벌써 정오가 되었다는 사실에 화들짝 놀라며 옷을 챙기고 알바를 나가려 하다 무언가에 걸려 넘어져 바닥에 머리를 박고 말았다.


"ㅇ...으어어어어!"


퉁!


바닥에 머리가 찍힌 여한은 바닥을 굴러다니며 아파하다가 자신의 발에 채이는 이상한 금속 물체를 느끼고선 그게 뭔지 확인해보았다.

유선형의 사람이 들어갈만한 크기의 금속물체 인큐베이터와도 같이 생겼으면서 뭔가 비싸보이는 물건 팬텀이었다.


"...."


여한은 머리가 아픈 것을 잊고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금속 물체..아니 팬텀에게 다가가 손으로 한번 쓱 만져보았다 피시방에서만 보던 팬텀의 감촉 진짜다.

막내는 팬텀을 만지던 여한에게 오늘 아침에 택배원 몇명이 와서 그 팬텀이라는 기계랑 그 옆에 놓여져 있는 게임 시디를 갖다주고 갔다고 말했다 말하는 내내 반신 반의하는 막내의 얼굴을 보니 막내 역시 이 상황이 믿기지가 않는 모양인가 보다.

진짜로 당첨 물품이 온것이다.


"그런데 형 갑자기 어딜 그리 급하게 가는건데? 오늘 주말이잖아?"

"아..그렇지.."


1주일 중 그나마 쉴 수 있는 주말 그렇다고 하루 종일 쉴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주요소 알바와 오전에 하는 과외만 빠졌을 뿐 새로 하는 알바인 까페 알바와 갈비집 알바는 나가야만 했다.


"아 형 아까 갈비집 가게 주인 아저씨가 연락했는데 당분간 가족 여행으로 알바는 쉬어도 된데 새로 하는 까페 알바는 점장님이 아프셔서 당분간 휴업이고."


라고 생각을 하자마자 갈비집과 까페 알바를 쉬게 되었다 돈을 못버니 좋은 일이라곤 보긴 힘들지만 그동안 지친 심신을 쉬게 할 수 있으니 나름 이득이다.

정말 오랜만에 편히 쉴 수 있게 되었는데 정작 여한은 오늘 하루는 아무것도 할게 없다는 사실을 깨닫자 왠지 모르게 몸이 근질 근질해졌다.


"여훈이는 토요일 날이라 공부하러 도서관에 나갔을터고..넌 왠일로 친구들이랑 안노냐?"

"이 씨..난 뭐 맨날 노는 줄만 아나 나도 공부할거야."


여한은 공부한다는 여환이의 말에 자기도 모르게 손으로 입을 가리며 니가?라는 비웃는 표정을 지었다.


"아나..진짜로 공부할거야 두고봐."


여환은 여한의 작은 도발에 넘어가며 씩씩거리며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필히 들어간지 1시간도 아니 반시간도 안되서 공부는 할 짓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밖으로 나올것이다.

여환이 방으로 들어간것을 확인한 여한은 팬텀 옆에서 쪼그려 앉으며 팬텀을 눈여겨보았다 피시방에 있던 팬텀과 비슷하지만 훨씬 더 세련되고 깔끔해보였다.


"..."


꾹!


취이이이익!


팬텀의 중앙에 있는 버튼을 누르자 팬텀 내부에 있던 눈에 보이지 않는 기체가 소리를 내며 팬텀을 감싸고 있던 덮개가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열리기 시작했다.

열린 팬텀 내부엔 사람 한명이 들어갈만한 공간과 그 외 알기 힘든 기계들이 군데 군데 붙어있었다.


"할것도 없으니..이거라도 해야하나."


먹을것들은 어제 사두었고 병문안도 어제 가두었다 밖으로 나가봤자 부를 사람도 없던 여한은 막내인 여환이 나올 때 까지만 잠깐 즐기자고 마음을 먹은 후 팬텀 옆에 있는 게임 시디를 들곤 팬텀 안으로 들어갔다.

몽땅 내다 팔 생각이긴 했지만 한번 정도 써서 문제 될건 없었으니 여한은 팬텀 안으로 들어가는것을 꺼려하지 않았다.


취이이익!


여한이 팬텀 안으로 들어가자 여한이 들어간것을 인식했는지 열릴때와 같은 소리가 나면서 팬텀의 덮개가 시계 반대 뱡향으로 회전해 문을 닫았다.

그리고 어두웠던 팬텀 내부가 밝아지면서 시디 디스크 같은 것을 넣는 구멍이 하나 생겼다.


"..."


우우웅!


"코드 30452Efd 한정판 이보 게임 시디 사용자 코드 네임 이여한 나이 21세 남성 그외 신원사항 확인 지금부터 이보 게임을 시작합니다."


...


이제서야 본편시작이네요

0
이번 화 신고 2016-02-07 06:33 | 조회 : 2,004 목록
작가의 말
nic65620829

오류나 문제사항시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