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님 이름짓기

<프롤로그>

??? : 안녕하세요. [고민카페]에 사장겸 *공감상담사로 일하고 있는 서수민 상담사라고 합니다. 제 이야기를 하자면 좀 긴데......

독자 1 : 응, 패스.

서수민 : ...... 음. 글쿤요. 잘 알겠습니다. 그럼 먼저 저희 카페에 오시게 되면 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 시국이 시국인지라 '080' 으로 시작하는 안심콜로 전화를 걸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마스크는 꼭 쓰고 계시고요!
아! 손소독제와 함께 말입죠.

독자 2 : 체온 측정기로 열은 안 재나요?

서수민 : 물론 잽니다. 저희 카페에 오시면 제가 오시는 손님들 한 분 한 분마다 재 드립니다.

독자 1 : 고생이 많네. ㅋㅋㅋㅋㅋㅋㅋ
독자 2 : 두 번째는 뭐예요?

서수민 : 둘째는 첫번째를 다하시고 난 후 간단하게 작성해주셔야 할 것이 있는데 말 그대로 양식이 간단합니다.
작은 종이에 성명과 무슨 사연으로 저희 카페에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태그를 이용해 써주시면 되겠습니다. 최소 3개까지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후기 또는 제게 하고 싶은 말씀들을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 첫 오픈인지라 많이 찾아오셨으면 좋겠습니다~ ^^

독자 3 : 장소는 어디있나요??

서수민 : 장소는 음...... 좀 어이없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밤낮 무관하게 손님분들이 잠을 주무시면 그 앞에 '뿅!' 하고 제가 아니
저희 카페가 보이실 겁니다. 커피도 드리고 고민도 들어주는 1석 2조의 꿈 속 세계로 모시겠습니다. ^^

독자 1,2,3 : ......(저걸 믿어,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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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첫손님>

여학생 1 : 야, 그거 알아? 아무 때나 쪽잠자면 고민카페가 뿅하고 보인데.
여학생 2 : 미1친 고작 고민 하나 말하러 가는 건데 아무 때나 잠자면 고민카페가 나온다고?! 무슨 만화도 아니고......
이 세상에 그런 게 어디있냐?
여학생 1 : 내 말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나 좀 졸린듯. 후아아아아아아아암......
여학생 2 : 네가 하품하니까 나도 졸리기 시작해스하아아아아아아암......
여학생 1 : 우리 좀 쉬었다 갈래?
여학생 2 : 그러자, 나 어제 학원에서 밤을 샜더니 그 피곤함이 오늘 확하고 몰려온 듯.
여학생 1 : 나아아아아아...... zzzzzzzz......
여학생 2 : 야, 자냐? 후아아암. 벌써 자면 어떻게 아직 벤치에 가지도 않았는ㄷ...... zzzzzzz......

-나레이션 : 그렇게 두 여학생들은 길 가운데에 길막하듯 그래도 앉아 있는 상태에서 잠에 빠지게 되는데......

여학생 1 : 쿠으으으으으으...... 음냐음냐. 으응? 내가 언제 잠들었었지?

서수민 : 어서오세요. [고민카페]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여학생 1 : 엥? 누구세요?

서수민 : 저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여학생 1 : (말을 끊으며)됐고. 여긴 어디에요?

서수민 : ...... (작은 목소리로)아까 말했는데.

여학생 1 : 야, 일어나봐! 우리 이상한 곳으로 끌려왔어!!!

서수민 : (더 작은 목소리로)끌려온 게 아니고 니들이 잠을 자서 온 건데......

여학생 2 : 음냐아. 뭐야, 여기는? 나 꿈꾸고 있니?
여학생 1 : 꿈? 꿈이라고 하니까 내가 들은 이야기가 있어! 고민카페는 꿈 속에서만 존재하고 장사를 하는 거라던데?!!
여학생 2 : (깜짝 놀라며)뭐?!! 그럼 이 모든 게 꿈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미1친!!!! 방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잠자면 카페가
나온다는 둥 황당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게 진짜였어!! 대박사건!!
여학생 1 : 근데 꿈 속인데 우리는 왜 손소독하고 열을 재고 안심콜로 전화를 해야 하고 거기다 왜 마스크는 쓰고 있는 거야?!!!!
여학생 2 : 그러게. 꿈 속인데 왜지?(고개를 돌려 서수민을 노려본다)

서수민 : ...... 크흠. 꿈 속이라곤 하나 만일을 대비하기 위한 보험이라고 해두죠.

여학생 2 : 보험?! 요즘 보험으로 사기치는 새1끼들이 많던데...... 설마 저 사람도 사기꾼?!!
여학생 1 : 사기꾼이라면 내가 가만두지 않겠으!!

서수민 : ......(너흰 대체 날 뭘로 보는 거니?)제 카페에 볼 일이 없으시다면 그만 잠에서 깨주시죠. 아니면 제가 강제로라도
깨게 할 수는 있습니다. 살짝의 '마법'을 부리면 말이죠.

여학생 1,2 : 호오! 역시 사기꾼이었어!!!
여학생 1 : 너 거기 딱 대!!

서수민 : 하아...... 정말이지 구제불능이군요. 첫 손님분들을 이렇게 보내버리는 게 마음이 아프지만 할 수 없군요.
(뒷주머니에 장난감 칼을 꺼내들며)이걸로 당신들의 이마를 꽂게 되면 강제로 현실에 돌아오게 될 겁니다.

여학생 2 : 그 장난감 칼로요? 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농담이 심하신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학생 1 : 주방용 진짜 식칼도 아닌데 애들 장난감 칼로 우리 이마를?!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줌마 혹시 정신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니죠?!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ㅏㅎㅎ하하하핳ㅎ하하하ㅏㅎㅎ핳하하하하

서수민 : ...... 훗. 비록 당신들의 눈 앞에 보이는 이 장난감 칼이 허술해 보일지라도 제게는 특별한 '검' 입니다. 제 보물 1호 이기도 하지요. 후후.

여학생 1 : 칼이 아니고 검이랰ㅋㅋㅋㅋㅋㅋ 미1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배아팤ㅋㅋㅋㅋㅋ
여학생 2 : 하아. 하아. 너무 웃겨서 말도 제대로 안나오겠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수민 : ...... 너무 시간을 질질 끌어버린 것 같으니...... 실례하겠습니다!(방심하고 있던 두 여학생들 앞에 다가가 이마에 검을 꽂는다)

-푹. 푹.

서수민 : 잘 가십시오.

-나레이션 : 그 두 여학생들은 현실로 잘 돌아가 잠에 깨 집으로 무사히 돌아갔다고 한다. 고민카페에 있었던 기억과 함께.

??? : 그렇게 보내버려도 되는 거야? 첫 손님들이었잖아.
서수민 :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드라마같은데 나오는 그저 지나가는 엑스트라에 불과하니까요. 그리고 첫손님 아닙니다. 제 기준상
저희 카페 안으로 들어오시지 않았습니다.
??? : 그래도 기억소거할 필요까진 없었는데...... 아쉽네.
서수민 : 혹시 기대하고 계셨습니까? 바니악님.
바니악 : 응! 조금은 기대하고 있었지. 근데 네가 바로 쫒아낼 줄은 몰랐네......
서수민 : 죄송합니다. 앞으론 바니악님의 허락을 맡은 뒤에 쫒아낼지 말지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바니악 : 아냐, 됐어. 뭘 구지 내 허락을 받아가면서까지 하려고 해. 네 판단으로 정하는 거지. 안 그래, 미오?
서수민 : ......읏. 바니악님. 그 별명 부르지 않기로 약속하셨잖아요.
바니악 : 그랬었니? 난 기억에 없는데? ㅎㅎ 미오할 수 없는 미오짱!!
서수민 : 바니악님......

-쿵!
-나레이션 : 갑자기 어디선가 하늘에서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데......

서수민, 바니악 : 응???
??? : 아야야야야...... 여긴 쿠션같은 게 없는 건가요? 이 갸냘픈 공주님을 감히 엉덩방아 찧게 하다니. 용서안합니다!! 흥!
바니악 : 저기 미오. 두 번째 아니 첫 손님이지?
서수민 : 네. 제 기준 첫손님이십니다. 근데......
??? : (서수민을 발견해 성큼성큼 다가가며)당신입니까! 저를 데려온 사람이?!!
서수민 : (작은 목소리로)그러니까 당신이 직접 온 거라니까요......
??? : 뭐라고요?! 잘 안들립니다!! 됐고, 당신! 제 고민 들어주세요!!
바니악 : 오- 귀족 아가씨같은데 거침없이 들어오네? 미오, 카페 안으로 안내해드려 난 그동안 커피를 내올게.
서수민 : 네, 바니악님. (앞에 있는 귀족을 바라보며)My princess. (한 팔은 뒤로 한 팔은 예의를 갖춰 카페 방향을 향해)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 : 하?! 누가 당신의 공주래요!! 나 혼자 갈 수 있거든요!! 신사인 척 하지마요!!
서수민 : 푸훗. 오늘 처음으로 재미난 인간을 볼 수 있을 것 같군요.

-카페 안.
-나레이션 : 카페 들어가기 직전의 절차는 다 하고 들어갔다고 한다.

서수민 : 공주님 무슨 고민이 있으시기에 저희 카페까지 찾아오셨는지요?
??? : 그거야...... 아니, 그것도 몰라요?!! 상대방 얼굴을 딱 보면 딱 알아맞춰야지!!
서수민 : ......(전 점쟁이가 아닙니다만)
바니악 : ......미오. 아가씨의 이름 왜 안 물어봐? 아까 종이에 쓴 것도 그렇고 모른다고만 써있길래 나만 모르는 건가?
서수민 : 아! 그러고 보니 기본 중에 기본인데. 제가 실수를 했군요...... 죄송합니다. 실례지만 아가씨의 이름이 뭔가요?
??? : ...... 저 이름없어요. 오늘 그거에 대해서 해결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서수민 : 네?!! 이름이 없다니...... 이 아리따운 아가씨에게 이름이 없다니. 부모님께서 지어주시지 않습니까? 보통.
??? : 그러게나 말이에요. 근데 그 부모라는 인간들이 절 버리고 갔어요. 그것도 갓난 애기때 곧바로.
바니악 : 헐!! 부모맞아? 애기때부터 버린다고? 그 인형만한 아이를?!! 너무하는데?!
서수민 : ...... 혹시 무슨 이유라도 있나요?
??? : 이유라...... 제가 직접적으로 들은 건 아니고 어디까지나 소문에 의해서 들은 사실인데 제가 처음 배 밖으로 태어낳을 때
저희 부모님들은 제 얼굴이 못생겼다는 이유로 버리셨다고 하더라고요.
바니악 : 엥?!! 애기때 얼굴이 못생기면 얼마나 못생겼다고 난 다 귀엽기만 하던데 참 이상해......
서수민 : 그래서 그 이유만으로 이름도 안 짓고 공주님을 버리셨다고요?
??? : 네...... 그래서 제가 이름도 모르니까 당신이 제 이름을 지어줬으면 좋겠어요!!
서수민 : 음, 공주님의 직계가족에서 포함된 인물이 아닌지라 제가 감히 공주님의 이름을 짓는다는 건 어렵지않을까 생각합니다.
성도 다르고.
??? : 괜찮아요. 제가 공주잖아요?! 제가 하는 말은 전부다 들어주거든요! (콧대를 세우고, 어깨를 으쓱이며)엣헴!
바니악 : 흠, 뭐 아가씨의 부모도 아가씨를 버린 마당에 못할 것도 없지 않을까? 우리가 지어주자, 미오!!
서수민 : 그래도 잘못 지어줬다가 나중에 다시 찾아오셔서 우릴 원망한다고 하면......
??? : 그건 걱정마요. 난 당신 원망따윈 안해요. 그리고 당신같은 잘생긴 사람이 이름을 일부로 이상하게 지어줄리도 없을 것 같고요!
서수민 : 왜 초면인 저를 그렇게 신뢰하시는 거죠?
??? : 왜냐구요? 당신은 뭔가 따뜻하면서도 지켜줄 것같이 생겼으니까요.
바니악 : ......(얘 여잔데. 그러고보면 아까 여학생 애들은 어떻게 얘가 여자라는 걸 알아차린 거지? 신기하네. 미오가 기억소거하는
바람에 물어볼 수도 없었고.)
서수민 :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지어드리죠. 대신 실망하지 않기입니다?
??? : 네!
서수민 : (진지하게 고민 중)흠......
??? : 저와 어울리는 이름이 있을까요?
서수민 : 시엘 엘리자베스 는 어때요?
??? : 음...... 이쁜 이름이네요. 하지만 너무 흔한 이름이에요.
서수민 : 그런가요. 그렇다면...... 벨리타 글래디스.
벨리타 : (두 볼을 양손으로 감싸며)너무 마음에 들어요! 역시 당신이에요. 잘 지어줄 줄 알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평생 이 이름만 쓸게요.
고마워요. 근데 이름의 뜻을 물어봐도 될까요?
서수민 : 아름다운 공주라는 뜻이예요.
벨리타 : 어머...... 어쩜 저랑 정말 잘 어울리는 이름이군요! 벨리타 글래디스. 당신이 내게 지어준 이름 특별할 것 같아요.
바니악 : 만족했으면 이 커피 먹어. 내가 한 커피는 다 맛있거든. ㅎ
벨리타 :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꿀꺽꿀꺽.

벨리타 : 뭔가 잠이 오는데요오...... zzzzzz-
바니악 : 그야 수면제랑 같이 탔으니까. 다음에 또 와! 기다리고 있을게. 현실에서도 이름 지어준 거 기뻐해줘 ㅎ
서수민 : ......또 안 오잖아요.
바니악 : ......그래도 이번엔 기억은 완전히 소거는 안 했어. 우리 카페일부분만 소거한 것 말고는 이름은 꼭 필요한거니까......
서수민 : 바니악님......
바니악 : 자- 다음 손님 받을 준비하고 있을까?
서수민 : 네!

-나레이션 : 바니악의 수면가루는 좀 특이한 점이 있다면 기억에 일부분을 소거할 수 있다.


제 1장 마무리.


* 공감상담사 라는 직업은 제가 만든 것이고, 해당 직업과 비슷한 것은 심리상담사 라고 보시면 좋을 듯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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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8-18 23:02 | 조회 : 1,081 목록
작가의 말
アキラ-じゆ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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