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위로받고 싶다.
그런데 울고불고 기댈 친구가 없다.
사정을 이야기할 친구도 없다.
새벽에 전화할 수 있는 친구도 없다.


그 살얼음판마냥 얄팍한 우정에 기댈 정도로 멍청하지 않다.
남들이 알면 그건 비밀이 아니므로.
모두가 다 안다 생각하면 되니까.

그래서 날 모르는 사람들뿐인 이 곳에서 감정을 토해냈다.
그럼에도 역겨운 건 이 와중에도, 답답한 마음에 내 이야기를 파는 와중에도 날 누군가 알아볼까 싶어 세세한 사정은 적지 않았으며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날 경멸할까 멍청한 감정들은 숨기는 내 자신이다.

환멸이 난다.
얼마 전 전교생 대상의 설문지를 받았다.
''의지할 만한 사람이 있나요?'' 비슷한 질문이었다.
없다.
의지는 무슨.
내 고민도 속 시원히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한테, 의지한다고 할 수 있나? 그럼 나는 지구상의 모든 생물들에게 의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나는 ''그렇다''고 답했다.
난 오늘도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내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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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2-03-13 00:12 | 조회 : 543 목록
작가의 말
sta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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