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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우리 그럼 여기서 계속 사는거야?”

어린 정 혁이 차 안에서 제 엄마에게 물었다. 창문을 열지 않았지만 반복적으로 들리는 기계음과 사람들의 목소리, 수레 끄는 소리 모든 소리들이 총 집합해있었다.

“그렇지 않을까? 우리 혁이 전에 살던 곳이 더 좋았어?”
“그런 건 아니고….”

엄마의 대답에 말이 없어진 어린 혁은 창문만 보았다. 아빠가 이삿짐 사람들과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꽤나 사이가 좋은지 얼굴엔 웃음이 띠었다.

그렇게 어린 혁이 새로운 곳에 적응할 때 즈음 엄마가 학교를 등록했다는 말에 신난 혁은 놀이터에 가려고 집 밖을 나서는 순간 옆 집에서 소리가 났다. 호기심에 옆집으로 다가간 혁은 멀뚱히 벽을 기대고 서있는 어린 해빈을 발견했다.

“왜 집에 안 들어가?”
“…”

혁이 물어도 해빈은 대답하지 않았다. 처음보는 데다 못 보던 얼굴이라 낯을 가리는 듯 했고 집 안에서는 더욱 큰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익숙한 상황이었지만 눈물은 한 두방울씩 흐르고 있었다.
혁이 해빈의 팔을 잡으려는 순간 해빈의 아빠인 듯한 사람이 나왔다. 혁을 보곤 한숨을 쉬며 해빈이를 어디론가 데려갔다.

“야!! 거기 안 서!!?”

갑자기 해빈의 집 안에서 큰 소리가 나 혁은 다시 집으로 도망치듯 뛰었다.

그렇게 얼마 안 가 혁은 새로운 초등학교에 배정받았다. 전학생이라 다른 친구들은 더욱 시끄러웠고 유독 엎드려있는 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의 옆자리에 앉게 되었는데 해빈은 혁이 의자 빼는 소리에 눈을 찌푸리며 상체를 일으켰다.

“아.. 미안.. 어, 너 전에 걔지?”
“…”
“또 말이 없네…. 나는 혁이야 정 혁. 최근에 이사와서 여기로 왔어 너네 집 앞에서 말 건거 난데.”
“알아.”
“어, 대답했다! 넌 이름이 뭐야?”
“…김해빈”
“이뿌네”
“어?”
“이름 말야.”
“아….”

그렇게 해빈과 혁은 친해지게 되었다. 해빈이 학교가 끝나면 밖에서 놀지 않고 집에만 가는 사실을 안 혁은 해빈에게 집을 같이 가자며 매일 쫓아다녔다.
결국 해빈과 혁은 매일 집을 같이 가고 어떤 날에는 해빈의 집이 시끄러운 날엔 혁의 집에 갔다.
혁은 해빈의 엄마를 본 적은 없지만 우리집에 오는 날마다 아빠가 데리러 오는 바람에 해빈의 아빠는 본 적이 많았다.
어떤 날에는 엄마가 때렸다며 울며 상처를 달고오는 해빈이 안쓰러웠다. 그런 혁은 자신의 선반 위에 올려둔 상자를 꺼냈다. 철 재질의 상자 안에는 반창고와 연고, 소독약 등 상비약들이 들어있었다. 상자가 조그마했기에 여러 가지 두기 위해 소분해서 보관하는 듯 했다.

“이거 너 써.”

혁은 상자를 해빈에게 주며 말했다. 해빈은 상자를 받아들곤 이리저리 보며 열기 어려워 보이는 상자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이거 어떻게 열어야돼?”
“양 옆에 고리를 위로 올리고 가운데에 있는 고리는 옆으로 돌려 그리고 뚜껑 열면 돼.”

혁이 해빈에게 여는 법을 보여주자 신기해하며 열어보겠다며 다시 잠구었다. 그렇게 열고 닫기를 한참 한 뒤에 혁은 다시 열어서 해빈의 상처들을 치료해주었다.

“너만 있었으면 좋겠어.”
“왜?”
“이제 난 너밖에 없으니까.”
“그럼 놀이터에 우리밖에 없겠다.”

장난스러운 혁의 말에 해빈이 웃었다.
저녁이 되고 해빈의 아빠가 데리러 오자 해빈은 상자를 소중하게 챙겨 집으로 갔다.



“해빈이 엄마 몸 상태가 별로 안 좋다며?”

가족들과의 저녁 식사에서 아빠가 첫 마디를 꺼냈다.

“그래? 해빈이네 아빠랑 그런 말 할 정도로 사이가 좋았어?”

아무래도 해빈이 혁의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져 자연스레 혁의 아빠와도 말이 트였나보다.

“상황이 좀 심각한 것 같더라고.”

혁의 아빠는 혁의 눈치를 보다가 말을 그쳤다. 혁은 그저 해빈이네 엄마가 많이 아픈줄로만 알았다.

주말에 늦잠을 잔 혁은 1시가 다 되어서야 일어났다. 중간에 엄마가 밥 먹으라고 깨우지 않았으면 몇 시간은 더 잤을 듯 싶었다. 혁은 밥을 먹는데 엄마와 아빠가 거실에서 하는 대화가 들릴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 급하게 간 거야?”
“그런 것 같아. 근데 해빈이는 엄마가 데려갔다고 하더라고.”
“하필? 왜? 해빈이 상처도 엄마가 낸 거라며.”
“그 성격으로 아빠가 데려 가는 걸 보고만 있겠어? 난리 쳤겠지 뭐.”
“하긴, 우리 이사 온 날에도 꽤 시끄러웠잖아 그치?”

혁은 엄마와 아빠가 하는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해빈이에 대해 얘기 하는 건 알지만 정확히는 몰랐다. 그렇게 평일이 되어 혁은 학교에서 선생님의 얘기를 들을 때까지 아무것도 몰랐다.

‘해빈이가 전학을 가게 되었어요. 갑자기 결정되어서 친구들에게 인사도 못하고 갔다고 하네요.’


혁은 학교가 끝나면 해빈이네 집으로 달려가 문 앞에서 1시간은 기본으로 기다렸다. 초인종을 눌러도 대답이 없고 저녁이 되어서도 불이 켜지지 않는 집을 가만히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마음 한 켠에 그리움이 자리 잡을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무뚝뚝하고 무시만 당했지만 경계를 풀고 저에게 웃어주는 해빈이 이쁘다고 생각했다.

“그냥 둘이 살자고 할 걸. 둘 만 놀이터에 남자고 할 걸.”

혁은 말 없이 사라져버린 해빈이 너무나도 보고 싶었다. 같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안일했던 것이다. 그렇게 해빈의 집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다 집으로 가면 울곤했었다.


***



시험이 끝났다고 해서 같은 반에 옆자리인 혁을 피할 수 없었다.
반장인 탓에 항상 해빈의 옆 자리는 쉬는 시간마다 비어있었으며, 수업 시간에 해빈이 엎드려서 힐끗 쳐다보면 칠판에만 얼굴을 고정하고 있는 혁이 보였다. 행여나 혁이랑 눈이 마주칠까 책상에 얼굴을 박듯이 고개를 돌렸다.

냉전인 상태에 시간이 빨리 가다보니 5월의 수학여행이 다가왔다. 선생님은 마지막 여행일 수 있다며 수능이 코앞이니 신나하지 말라고 하셨고 혁은 당연하게도 참석 여부와 서기 역할까지 하며 정신이 없어 보이는 듯 했다. 해빈은 당연히 참가 여부에 엑스자를 그렸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들 집 조심해서 들어가라. 그리고 해빈이는 잠시 선생님 좀 볼까?”
“네?..네.”

해빈은 가방을 들고 일어서는 순간 선생님이 저를 불렀다는 생각에 제 발 저리듯 움츠러들었다. 행여나 약점이 잡혔을까 조마조마한 기분으로 교무실로 따라갔다.

“이번에 수학여행 왜 안 가겠다고 했는 지 알 수 있을까? 몸이 안 좋은 건 선생님도 아는데 해빈이가 장학금을 받기도 했고 해빈이랑 친한 친구가 꼭 같이 가고 싶다고 선생님한테 말을 해서 한 번 물어보는거야.”
“누가….”
“어머, 혁이가 말 안했어?”
“장학금은 왜…?”
“학교에 후원을 해주는 분이 계셔. 그분들이 챙겨달라고 하신거야.”
“아.”

해빈은 작은 탄식을 뱉은 후 고민했다. 그 순간 노크소리와 함께 혁이 프린트를 들고 선생님께 다가왔다. 신청서를 다 걷었다며 담임 선생님께 건네는 순간 해빈은 혁과 눈이 마주쳤다. 혁의 날카로운 눈매가 해빈을 훑어본다고 생각했다. 해빈은 그런 생각에 다시 고개를 떨구었고 손만 꼼지락 거릴 수 밖에 없었다.

“조금만 더 생각해볼게요.”

해빈은 혁의 눈빛이 자신을 죄여온다는 것을 느꼈는지 선생님께 인사하고 혁보다도 빨리 나갔다. 빠르게 복도를 걷는 해빈은 뒤따라나온 혁의 손에 손목이 잡히고 몸이 자동적으로 혁 쪽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귀찮게 안 할게. 그 날은 미안했어. 순간 욱해서 한 말이었던거고 수학여행에서 즐거운 추억 만들어주고 싶어서 그래. 정말 싫으면 무리해서 안 와도 돼.”
“즐거운 추억….”
“힘들면 숙소에만 있게도 말 해볼게. 바로 다음주긴 한데 조금만 더 생각해도 되고.”

혁의 마지막 말이 왜 이렇게 간절하게 들렸는지. 해빈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표정이 밝아진 혁은 다시 교무실로 들어가고 해빈은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수학 여행 당일 날, 버스에서 해빈과 혁이 앉게 되었다. 해빈은 멀미를 많이 하는 편이었고, 혁은 선생님과 가까워야 한다는 이유로. 창가쪽에 앉은 해빈은 창문만 바라볼 뿐이었고 혁은 선생님께 계속 전달사항을 지시받고 출발하기 전까지도 인원체크를 했다.
버스가 출발하고 한창 고속도로를 달리다 휴게소에 들리면 혁이 잠이 들어있는 해빈을 깨워 바깥 공기를 맡게 했다.

“뭐 안 먹고 싶어? 스트레칭도 좀 해.”

그 날 이후로 껄끄러워 말도 잘 못 붙이고 있는 해빈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어왔다.

“별로.. 먹고 토하면 어떡해?”

진지하게 말한 해빈의 대답이 의외였는지 혁은 피식 웃었다.

“그럼 물이라도 살까?”
“그래.”

그렇게 마실것만 산 혁과 해빈은 다시 버스에 오르고 창문보며 물 마시는 해빈과 달리 혁은 버스에 올라서도 인원체크 하느라 바빴다. 출발하기 직전에야 혁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고 해빈은 조용히 달리는 버스안에서 깰때마다 혁의 겉옷이 자신에게 덮혀져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옷 아래로 손은 혁의 옷을 꽉 잡았다.
대강당에서 소지품 검사를 하는데 해빈이만 열외라는 이유로 술을 챙긴 몇몇이 해빈의 캐리어에 투명한 액체가 들어있는 물통을 맡기곤 했다. 군말없이 해빈은 넣어주었다.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다른 친구들에게 맡겨주었던 물건들을 다 돌려주었다. 고맙다며 과자를 몇 개씩 얻어왔다. 12시에 도착해서 낮에는 온갖 곳곳 돌아다녔다. 문화제부터 시작해서 박물관까지 걸어 다니느라 힘들었지만 중간중간에 혁이 계속 간식거리를 사다주는 바람에 입이 심심하진 않았다.

수학여행이 1박 2일 목, 금 저녁까지로 꽤 치열하게 짜여진 스케줄 때문에 나 말고도 다른 친구들도 다 힘들어 보였다. 해빈은 배가 고프지 않아서 저녁을 건너 뛰었지만 식당엔 꽉 채워진 인원들을 보고 배를 채워야겠다던 생각도 사라졌다.
저녁부터는 야외 무대에서 레크레이션을 하는 시간이었는데 해빈은 숙소에서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노래 소리와 춤이 다 보이고 열렬한 박수 소리는 왜인지 모르게 해빈의 마음을 울렸다.

“애들 다 잘한다. 그치?”

옆에서 같이 보고 있던 혁이 말했다.

“그러게. 고3인 애들이 언제 또 이런 걸 준비 했을까.”
“마지막으로 논다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한거지.”
“그렇구나. 우리 고3이구나…”

고등학교도 1년도 더 안 남았다는 소리다. 다들 원하는 대학교에 지원을 하고 각자 알아서 살아가겠지.

시끄러운 레크레이션이 끝나고 다들 숙소에 찾아가기 바빴다. 조금의 자유시간이 있었는데 다른 방에선 벌써 취한 사람이 있어서 선생님들한테 안 들키려고 쉬쉬하는 분위기였다.

해빈은 잠시 밖에서 산책하려고 방에서 나왔는데 한 무리가 해빈을 보고 반가워했다. 그 중에선 옛날에 해빈이랑 같이 담배를 피던 친구가 있었다.

“어, 김해빈! 오랜만이다~”

술에 취했는지 술냄새와 발음을 똑바로 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였다.

“너 이새끼. 죽은 줄 알았잖아. 뭐하고 다닌거야. 학교 안 다니는 줄”
“나야 뭐… 조용히 살긴 했어.”

해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해빈의 손목을 잡고 본인들의 방으로 데려갔다.

“오랜만인데 한 잔 하자. 응?”

하도 조르는 친구들의 부탁에 해빈은 옛날 생각이 나 얼떨결에 손에 쥐어진 잔이 조금씩 떨렸다.

‘한 번만 해보자. 이거 정말 힘들게 구한 거란 말이야.’
‘선배들이 구해준 건데 진짜 귀한거라고 했다고.’

약이 아니라 그저 술인데도 불구하고 부탁인 것만 같아 팔 안 쪽에서부터 무언가 퍼져오는 느낌이 들었다. 해빈은 떨려오는 손으로 술이 든 종이컵을 입으로 가져다 대고 한 번에 털어 넣었다.

“야~~ 이래야 김해빈이지. 안 그래?”

술은 너무나도 썼고 해빈은 저절로 인상을 찌푸리게 되었다. 친구들은 역시 김해빈이라며 해빈을 치켜올리기 바빴다. 그렇게 친구들과 한 잔, 두 잔씩 마시고 한 병을 다 비워갈 때쯤 해빈은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해빈보다 먼저 마시고 있었던 친구들은 이미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몇 명은 벌써 자고 있었고, 몇 명은 아직 술게임 하느라 정신이 없어보였다.
참다못한 해빈은 문을 열어 복도로 나온 뒤에 건물 밖으로 걸어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가 어지러워지고 속이 더욱 울렁거렸다.

해빈은 걸어가다가도 우뚝 멈추어 서서 자신의 환영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해빈의 환청은 한 쪽 손엔 주사기를 들고 있었고, 다른 한 쪽 손에는 약 봉투를 들고 있었다. 숙소 1층에 있는 큰 전신 거울엔 자신이 비추어짐과 함께 뒤에는 해빈의 엄마가 목에 상처를 달고 있었다.

“왜… 왜 자꾸 쫓아오는거야. 그만해. 안 보고 싶어.”

해빈은 어지러운 상태로 환영을 보니 그 환영은 두 개, 세 개로 쪼개어 보여지는 것 같았다. 해빈은 제 자신을 조여오는 환영 때문에 숨이 가빠지고 눈에선 눈물이 흐른다.

“흐… 하.. 왜…. 흐읍.”

메스꺼움과 어지러움이 섞여 느껴지는 해빈은 건물 밖으로 나갔다. 빛이 없는 나무들 사이의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려고 노력했다. 팔 안 쪽에서는 마치 벌레들이 기어다니는 느낌이 들었다.
해빈은 겉 옷을 벗고 한 쪽 팔로 반대쪽 팔뚝을 긁기 시작했다. 긁으면 팔뚝에서부터 가려움이 퍼지는 느낌이었다. 정신이 없는 해빈은 팔을 너무 긁어버린 탓에 손톱과 손, 팔에는 피가 조금씩 묻어나기 시작했다.

“흑…아…그만…흡..”
“김해빈!! 정신 차려!!”

해빈은 본인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저 멀리서 정 혁이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해빈에게 달려온 혁은 바로 자신의 품으로 해빈을 집어넣었다.

“숨 쉬어. 괜찮아. 없잖아.”

혁은 해빈의 등을 살살 긁어주며 진정 시키려고 노력했다. 내팽겨쳐진 겉옷이 의자에 뒹구러진 걸 본 혁은 팔을 뻗어 집어서 해빈의 등에 덮어주고 토닥이듯 살살 긁었다.

“나 계속 너 찾으러 다녔어. 너가 옆 방에서 술 먹은 것 같다길래 가봤는데 다른 애들은 이미 다 누워있고 얼마나 걱정했는데.”

혁의 팔에도 피가 묻었지만 신경 쓰지도 않고 계속 해빈을 토닥였다. 숨이 고르지는 걸 느낀 해빈은 힘이 다 빠져 혁에게 체중을 실었다.

“나. 자꾸 엄마가 쫓아와. 안 계시는 거 아는데. 무서워.”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해빈이 말을 뗄 수 있게 되었고, 혁에게 말을 했다.

“언제부터 보였는데.”
“좀… 됐어.”
“어머니가 안 계셨던 건 언제부터야.”
“나… 아빠랑 떨어지고 나서 1년 안 된 것 같아. 아빠가 그거 알고 잠깐 같이 살았다가 친척집에 계속 날 맡기더라. 안 될 것 같으니까 아예 독립을 시켰어. 지속적으로 통장으로 돈을 넣어주긴 했지만 방세를 빼면 택도 안 남았었지.”

혁은 해빈을 안고 있던 팔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그냥 우리집으로 오라고 할 걸 그랬다. “
“초딩인 정 혁이 뭘 할 수 있었겠어?”

해빈은 괜스레 장난스런 말투로 씩 웃으며 말하고 혁을 쳐다봤지만 혁은 저를 냉정하게 바라보는 눈빛에 압도되었다. 제 눈을 맞추며 하는 말이 장난 같지가 않았다.




“지금보단 더 행복한 삶을 주었겠지. 애정도 부었을거야. 이렇게 마르게 두지도 않았을거고 그런 걸 쳐다보게 하지도 않았을거야. ”




‘왜 그렇게까지 하는건데?’

‘너가 왜 나에게 애정을 주는데?’

‘넌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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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3-02-05 18:43 | 조회 : 726 목록
작가의 말
초비상

이거 왜 부적절한 단어..가 붙죠 ㅠㅠ 단어에서 걸리는 건가

후원할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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