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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대회가 끝난 지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다. 해빈은 엎드려 있어도 주위의 환상들이 자신에게 말을 건다고 생각했다. 몇 번의 종소리가 울렸을까, 체육 시간 예비종이 울리고서야 제 반 친구가 해빈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해빈아, 오늘은 강당에서 체육한대. 몸 많이 안 좋으면 내가 선생님께 말씀드릴까?”
“어… 아냐, 갈게. 조금 늦는다고 전해줘”

식은 땀을 흘리는 해빈을 보며 친구는 말을 하려다가 이내 알았다며 다른 친구들과 나갔다. 해빈은 혼자 남은 자신을 생각하다 한숨을 쉬고 사물함에서 체육복 상의만 대충 갈아입었다.
강당으로 가는 길, 해빈은 잠시 밖이 보이는 창에서 턱을 괴고 한참 바라만 봤다. 수업이 시작하는 종은 이미 울렸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복도는 바람이 불어 기분이 좋았다.
너무 늦으면 안 될 것 같아 강당으로 가려고 뒤를 돌았는데 누군가와 부딪혔다.

“놀래켜주려고 했는데 이번엔 내가 늦었네.”

하며 제 손으로 명치를 쓰다듬는 정 혁이었다.
놀란 표정을 했던 해빈은 사과를 하려고 고개를 숙이려는 순간 아는 목소리에 바로 고개를 들며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짓고 따졌다.

“반장이 수업도 째나?”
“저는 합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하며 손에 들린 서류결제를 자기 머리 옆으로 올려 흔들어댔다.

“허, 그래. 니 잘났다. 내 잘못아니니까 간다.”
“좀 괜찮아?”

몇 발자국 움직였을까. 별로 못 가 해빈을 잡은 말 한마디였다. 괜찮냐니. 과호흡에 대해 괜찮은건지 지금 상황이 괜찮은건지 물어보는건지 구분이 안 갔다. 대답해 줄 필요가 있을까. 하며 해빈은 혁의 물음을 무시하고 강당으로 갔다.

그렇게, 몇 번 우연으로 마주치고 마주치며 해빈은 항상 정 혁의 말을 무시하는 듯 했고, 혁은 아무렇지 않게 해빈에게 본인이 궁금한 걸 질문하곤 했다.

어떤 날엔 해빈은 급식실에서 일부러 늦게 가 혁과 마주치지 않게 피해 다녔고, 매점은 친구가 가자고 할 때만 친구들 속에 숨어서 갔다오며 체육 시간은 항상 늦게 출발하여 수업 시작 종이 울릴 때 쯤에서야 도착하곤 했다.
가끔 마주치면 혁은 해빈이 자신을 피해 다니는 것을 안 다는 듯 집요하게 쫓아오진 않았다. 해빈이 자나갈 때마다 팔의 상처가 보이는 지 눈으로 쫓을 뿐.




***





시간은 흘러 벌써 여름 방학이 다가오고 있었다. 다들 가족 여행 얘기에 들 떠 조용할 날이 없곤 했다. 해빈은 귀찮다는 듯 엎드려 있는 날이 일상다반사였다.
체육대회에서 그 일이 있고나선 조용히 살게 되었다. 혹시라도. 행여라도 누가 날 발견해서 그렇게 약점이 잡혀갈까봐. 정혁과의 관계처럼 답답해질까봐.

너랑 나랑은 갑과 을이잖아.

처음엔 호기심이었다. 무서울 게 없는 아이처럼 굴었다. 그래서 더욱 당당해보이려고 애썼는데 다 무너진 것만 같았다. 사실 체육 대회때의 일 때문에 몰려다니던 아이들이랑 멀어진 건 사실이었다.

‘쟤 아픈 거 아니야?’
‘근데 우리가 담배를 물려준 거?’
‘말을 하지 그랬냐’

그 이후로 해빈은 친구들이 어디가 아프냐고 하면 입을 꾹 닫았고 그저 눈에 띄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방학이 시작되고 해빈은 항상 길거리를 떠돌곤 했다. 유흥거리를 걷고 있으면 자꾸 말거는 사람들이 있었고, 대놓고 따라오라는 듯 붙잡는 사람들이 있었다. 사실 해빈은 자신만 들리는 환청과 환영이 싫어서 몇 번 따라가 어울렀던 적이 있다. 그들과 함께면 웃기만 하고 있던 환영들이 밑에 깔려 있는 해빈을 보면 정색을 하고 쳐다보기만 했다.
해빈은 그 고요함을 찾아 방학 기간 한 달 내내 떠돌았다. 어느 날은 요구하는 대로 입기도 하고, 어느 날은 맞기도 하고. 맞았던 날은 좀 개같았다. 멍자국이 잘 안 빠지는 날이면 두 손에 계란을 쥐고 하루종일 문지르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맞을때면 때리지 말라고 할수록 더 많은 멍 투성이들을 달고 오곤 했다.
통장에 쌓이는 돈들을 보면 좋아해야 할지, 싫어해야 할지 고민이 깊었다. 어떻게 보면 방학 때 바짝 벌이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다 혁에게 안부 문자가 오면 옳고 그름에 따지곤 답장을 안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일주일, 한 달을 보내고 다시 등교했다. 1학기때와 다를 것 없이 누워 있다던가, 보건실에서 안 재워주려는 보건 선생님에게 멍을 보여주고 하루 종일 잠을 잔다던가. 한 학기를 그렇게 보내고 시간이 흘러 3학년을 맞이했다.

해빈의 학기와 방학은 그렇게 반복됐다. 밤낮 바뀌어 살다 3학년 첫 개학날에 지각을 했다. 교실에 도착한 해빈은 한 자리만 비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정 혁의 표정과 오라는 손짓이 잊혀지지 않는다.

***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엎드려 있던 해빈이 일어나며 속으로 생각 한다는 걸 겉으로 내뱉어 버린 말이었다. 정 혁은 펜을 든 손으로 입을 가리더니 풉 소리가 작게 새어 나왔다.

“해빈이가 뭘 적응 했는데?”

정 혁은 해빈에게 몰래 웃는 소리가 안 들렸다고 생각했는데 해빈의 표정은 이미 꿍해있었다. 대답하려다가도 혁의 웃음 때문에 해빈은 고개를 확 돌리고 다시 엎드렸다.
해빈은 자신의 머리에 혁의 손이 닿고 쓰다듬는 손길을 느꼈다. 그렇게 또 잤을까. 혁이 해빈을 깨웠다.

“오늘도 체육은 강당이라고 하시네. 얼른 갈아 입어.”
“교실이라는 선택은 없대?”
“허튼 소리하지 말고. 기다릴게.”

해빈은 자다 깨 반 쯤 잠긴 목소리에 정신은 반쯤 다른데로 가 있는 듯 했다. 밍기적 일어나 사물함으로 가서 체육복을 꺼냈다.

“그럼 나 파스 좀 붙혀줘.”
“그래”

해빈은 언뜻 보면 공구 보관함 같은 주먹보다도 좀 큰 상자를 꺼냈다. 책상에 내려 놓을 때 둔탁한 철의 소리가 났는데 옛날 깡통 필통을 연상케하는 철 재질에 곳곳에 벗겨진 페인트가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거… 누가 준거야?”
“어릴 때, 친구가”.
“버릴 때 된 거 같은데 아직도 안 버렸어? 다른 걸로 바꾸지.”
“싫어.”
“왜? 내가 새로 사줄게.”
“바꾸면 잊어 버릴 것 같아.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옛날엔 걔만 보고 살았어.”

해빈이 교복 셔츠를 벗자 혁은 해빈의 등에 있는 멍을 계속 쳐다보았다. 혁의 생각보다 심각했던 멍들이었기에. 혁은 상자를 열어 파스를 꺼냈다.
처음 보는 사람이었으면 상자를 여는 것부터 헤맸을지도 모른다. 뚜껑을 위로 잡아당기면 되지만 중앙에 있는 고리를 회전시키고 양 옆에 붙어있는 잠금 장치들을 위로 올리고 열어야 했다.

“이런건 왜 생긴건데?”
“음. 굴렀다고나 할까?”

혁의 기억이 맞다면 확신하진 못하지만 해빈이 갖고 있는 상자는 9살 때의 혁이 해빈에게 준 구급 상자일 거라고 생각했다. 상자를 본인의 기억대로 열리는 걸 보니 반쯤은 확신 했을 법 했다.
혁은 이때까지만 해도 부모님에게 맞은 상처일거라고 생각했다.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을거라고, 본인에게 상처를 말하기 싫어 숨기는 거라고 생각했다. 상자를 누구한테 받은건지도 모른 채 갖고 있는 해빈이 이해가 안 갔다. 파스를 붙혀준 뒤 해빈에게 말했다.

“나랑 같이 공부해볼래?”
“왜?”
“집에 들어가기 싫어할 것 같은데. 아니야?”

놀란 해빈은 혁을 바라보았고 시계의 바늘은 이미 수업을 시작하고 10분이 늦은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해빈은 혁의 반강제성 과외를 들어야했다. 기초부터 배우느라 진도 속도가 살짝 빨랐고 처음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해빈의 머리에 지식들이 하나 둘 씩 쌓여갔다. 그래도 없던 머리에 조금이라도 채워 넣어서 그런지 안 한 것보단 훨씬 나았다.

“성적 좀 나왔나?”

종례 끝난 후, 집 가는 길에 긴 꼬리표만 보고 있던 해빈의 앞에 혁이 얼굴을 들이 밀었다. 놀란 해빈은 받은 꼬리표를 단번에 구겨버렸다. 그 행동을 본 혁은 피식 웃으며 해빈의 머리만 쓰다 듬을 뿐이다.

“내 과외는 값도 측정이 안 되는데… 근데, 뭐 아직 1학기 중간고사잖아?”
“자랑하러 온거야? 놀리러 온거야?”

고양이같이 경계하는 해빈의 앞엔 씨알도 먹히지 않는 혁이었다. 해빈은 자신의 꼬리표에 숫자들이 2에서 5까지 아주 다양하게 있다는 걸 자신의 가르침에 값을 매기는 혁에겐 보여주기 싫었다.

“기말고사 잘 치룬 의미로 우리집 가서 놀래?”
“너한텐 노는게 공부잖아.”

바로 맞받아친 해빈의 대답에 혁은 웃음이 터져버렸다. 얼마나 웃어대는지 눈에 물이 고인 걸 검지 손가락으로 닦으며 웃었다. 해빈은 틀린 말이라도 했냐는 듯 갸우뚱 하다가도 제 갈 길을 갔다. 곧바로 집을 갈까 하다가 혁의 말을 곱씹게 되었다. 항상 혁이 해빈을 가르칠때면 카페를 가서 하거나, 도서관에 가거나였다.

“야, 오늘은 집에 부모님이 안 계셔?”
“음, 항상 안 계시는데?”
“뭐야? 근데 니네 집?......”
“처음부터 우리 집 데려오면 버릇이 나빠지니까?”
“씹, 뭔… 안 가. 새끼야. 시험 끝난 기념으로 집콕이다.”
“그럼 너네 집?”
“너는 공부만 할 수 있는 곳이면 다다 이거야?”
“나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닌데 어떡해”

자기 의지가 아니라는 혁의 말에 해빈은 가던 걸음을 멈추었다. 본인 의지로 공부 하는 게 아니라는 애한테 할 말이 없었다. 그걸 또 손을 놔버린 해빈에게 가르쳐 준다는 건 덧셈 뺄셈부터 가르친다는거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 이 새낀 공부 왜 하지 라고 생각했지?”

해빈은 제 생각을 어떻게 읽었냐는 듯 표정이 바로 구겨졌다.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랬던가…”

혁은 해빈이 했던 말을 그대로 따라하며 고민하는 척하며 고개를 위로 올렸다.

“야 씨, 너 나 놀리지 개새끼야.”
“빨리 안 오면 두고간다?”

말과 행동이 다른 혁은 해빈의 팔을 잡고 그 누구의 집 방향도 아닌 시내쪽으로 뛰어가며 달렸다. 빨간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뀔 때 쯔음 우린 무작정 달렸다.

그저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큰 문구점에 가서 구경을 하고 시네마에 갔지만 마땅히 볼 영화가 없어서 되돌아왔다. 팝콘과 콜라를 먼저 사는 바람에 보지도 않을 영화관 로비에서 팝콘과 콜라를 나누어 먹었다. 해빈은 별 거 아닌, 혼자가 아닌, 별 거 아닌 행동들과 움직임들에 행복을 느꼈다.
모르는 사람하고 침대 위를 뒹굴어도 공허함만 없어졌지 마음속의 허전함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혁과 같이 돌아다니는 이 순간들이 소중했고 더욱 갈망했다. 그리고 저녁이 되어서야 해빈이네 집으로 가게되었다.


“이런 귀한 곳에 누추한 분이… 미안하네.”

혁은 먼저 들어가는 해빈을 따라가듯 신발을 벗고 한 발 내딛으며 말했다.

“여기가 귀한 곳이면 나도 귀하게?”

해빈은 웃기다는 듯 큭큭대며 오라고 손짓했다. 혁은 주위를 둘러 보는데 혼자 사는 듯 좁지만 있을 것 다 있는 투룸이었다.

“좀 구경 해도 돼?”
“어, 하고 있어. 하도 뛰었더니 씻어야겠다. 집에 왔는데도 땀이나냐. 그치?”

해빈은 옷장에서 옷을 찾더니 본인이 입을 옷하고도 더 챙겨서 나왔다. 한 세트는 문 앞에 두고 한 세트는 화장실 안으로 가져갔다. 혁에게도 씻으라는 거겠지.
혁은 화장실로 들어간 해빈을 뒤로하고 해빈의 방으로 들어갔다. 작은 방 안에 볼 건 없다고 느꼈지만 책상 구석에 엎어져 있는 액자를 들었다.

중년 여성과 중년 남성 사이에 끼어 있는 아동 한 명. 혁은 액자 사진에 있는 아동의 얼굴을 보고 해빈이라고 느꼈다. 어린 얼굴을 봄으로써 해빈의 상자는 자신이 준거라 확신했다. 예의는 아니지만 책상의 서랍도 열은 혁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빈 주사기들과 알코올 솜이 담겨있고, 서랍의 안쪽에는 처방 받았지만 먹지 않은 약들이 모여있었다. 아랫칸에는 또 어떻게 구매를 했는지 도수 높은 술들이 차곡차곡 쌓여져 있었다.

‘음. 굴렀다고나 할까?’
‘난 누구한테 약점 잡히는 거 싫어서.’

해빈이 자신을 감추는 듯한 말을 할 때마다 별 일 아니었겠지 라는 생각만 했던 혁이 완전히 틀렸던 것이다.
책상의 서랍은 총 3단이었는데 혁은 마지막 칸을 열기가 어려웠다. 자신의 모르는 해빈의 과거들이 어떻게 맞춰졌는지 모르기에. 이보다 더 할까 라는 생각으로 마지막 서랍을 열어 보았는데 해빈이라는 이름의 인감과 통장 하나가 들어 있었다.

통장 안에는 사망 보험금이라는 문구로 몇천만 원이 적혀있는 숫자들 말곤 해빈의 이름으로 몇 십만원과 백 만원이 넘는 금액들이 지속적으로 입금된 기록이 있었다. 기간은 보통 방학 기간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지속적으로 들리던 물소리가 끊겼다. 해빈은 다 씻은 듯 했고 혁은 서랍에 있는 약 봉투와 주사기를 다 챙겨 화장실 앞으로 갔다. 해빈이 나오는 타이밍에 맞춰서 문을 열자마자 혁은 두 손 높이 들어 모든 걸 흩뿌렸다.

“이것들 뭐야.”

해빈은 목에 걸린 수건을 빼려다 못 볼 걸 본 사람처럼 그대로 굳어버렸다. 덕분에 제대로 짜지 않은 머리카락에서 나오는 물방울들은 해빈의 얼굴과 어깨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방학에 내 연락에 답도 없던 게 이 짓거리를 하려고 그런 거였어?”
“말.. 쉽게 하지 마.”

해빈은 자신에게 가시 박힌 말들을 하는 혁에게 하지 말라고 했지만 떨리는 목소리를 감출 수 없었고, 날카로운 시선의 혁이 무섭게 느껴졌다.
혁이 해빈의 팔을 낚아채 소매를 걷었다.

“이 흉터들도 저것들 때문이지.”

해빈은 들어올려진 팔을 내리려고 했지만 혁이 잡고 있지 않는 손으로 해빈의 다른 팔을 막아버려서 내리지 못했다. 해빈만 발버둥치는 꼴만 되어 버린 채

“놔……이거 놔!!!!!”
“너, 언제부터 이런거야. 옛날엔 이정도까진 아니었잖아.”

점점 흥분하는 해빈의 모습에 혁이 물었다. 옛날이라는 단어를 들은 해빈은 혁을 바라보았다.

“너였어…? 너였으면… 더욱 그렇게 말하면 안됐지… 이건.. 내가 널 우리집에 들인 내 탓이야.”
“대답해, 정해빈!!!”

혁의 질문과 함께 손의 힘은 세졌고 해빈은 잠시 찡그렸다가 힘을 풀린 때를 이용해 혁의 손들을 빠르게 쳐냈다. 그리곤 방으로 들어가 가방에서 상자를 꺼낸 뒤 안에 파스를 뺀 다음 저를 바라보고 있는 혁을 향해 던졌다.

“가져 가. 우리집에서 나가.”

상자가 뒹굴어지는 소리는 귀를 막기에도 충분했다. 꿈쩍도 하지 않는 혁은 흩어진 상자들을 바라보다 주워 나갔다.
그새 고요해진 방은 해빈을 잠식하기 좋은 침묵들이었다.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옛날엔 걔만 보고 살았어.’

해빈은 자신이 했던 말을 상기시키며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그리곤 살짝 열려있는 서랍들을 한번 씩 다 열었다. 물건들의 위치가 다르다는 걸 보았다.

“내 통장까지 봤겠네.. 그런데도 그런 말이 나왔구나 넌.”

닦아 냈던 눈물들이 한 순간 물거품이 되듯 다시 흘렀다. 그 집엔 해빈의 환상과 해빈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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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3-02-05 18:36 | 조회 : 646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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