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에델바이스와 아델바이스 (1)

어느 아름답던 겨울날, 난 생일을 기념해 동생과 함께 눈사람을 만들기로 했다.

어제는 맑게 개였었던 하늘이 이젠 흰 눈으로 뒤덮인 걸 보자니 기분이 좋아졌다.

이번 눈이 올해의 첫눈이라더라.

"재이야!
이쪽으로 굴려!"

"알겠어 언니!!"

그렇게 눈을 굴리며 신나게 놀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다가와 포탈 같은 걸 열더니 나랑 재이를 던져 넣었다.

농담도 아니고 비유도 아니며 상상도 아니다.

그리고 눈을 떠 보니 길 한복판에, 의지할 곳이란 유일한 가족인 서로밖에 없는 눈 오는 이세계에 떨어졌다.

한참을 울고, 결국 탈진해 잠들고, 깨어나보니 11살과 6살인 우리는 낡은 나무 오두막에 누워 있었다.

반투명한 하늘색의 늑대가 옆에 앉아 있는 걸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악!!!"

아직 자고 있는 동생을 깨울 생각은 못하고 그대로 문을 열어 도망쳤다.

그리고 또 암전.

이번에는 동생이 나를 흔들어 깨웠다.

"언니 일어나!!"

"..재이야..?"

"응 나야!
이 오빠가 우릴 구해주셨어."

시선을 조금씩 올려보았더니 물로 이루어진 듯한 모습과, 심장이 떨어질 만큼 아름다운 듯한 얼굴의 사람이 툭하고 말을 뱉었다.

"일어났군."

지금 이 상황이 정말로 당황스러웠던 나는, 그래도 이 사람 덕분에 살았다는 건 알고 있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저희를 살려주셔서…"

"…"

"시키시는 건 뭐든지 할게요… 제발 살려주세요..."

너무 생존이 급했기에 말은 너무나 모순적이었고 12살도 안된 아이가 울어봤자 얼마나 간절해 보일까라는 걱정을 했다.

그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더니 내 이마를 손 끝으로 툭, 쳤다.

"그럼 시큐엘과 계약해라."

"예..?"

시큐엘.

내가 기억하는 바가 맞다면 시큐엘은 물의 상급 정령이었다.

"주군!! 설마…"

재이와 함께 있던 하늘색 늑대, 아니 물의 늑대 시큐엘이 말끝을 흐렸다.

그럼 이 사람, 아니 정령은 엘처럼 보이진 않으니까 엘뤼엔의 정령시절 모습일텐데.

난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보다 눈 앞의 이 비현실적인 존재에 대한 의문과 두려움이 더 심해졌다.

시큐엘은 내 이마에 오른쪽 앞발을 들더니 뭐라뭐라 정령어로 말했다.

그랬더니 갑자기 몸이 물로 감싸진 듯 청량함이 느껴지고 고구마 100개가 얹혀있던 목이 사이다로 뚫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뭔가 강제적?

인 듯한 계약이었는지 갑자기 상하반신을 누군가 골고루 강타한 듯한 충격이 스쳤다.

"으윽! 윽..!"

난 신음을 하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 등 위로 시원한 손이 얹혀지더니 화악, 하며 고통이 씻은 듯 사라졌다.

재이는 비틀거리는 나에게 다가와 부축했고 엘퀴네스는 혀를 한번 찼다.

"쯧.
이것도 버티지 못한다니."

물의 상급 정령과의 계약이 이렇게 힘든 건진 몰랐다.

그런데 고통이 사라지고 나니 이젠 목이 너무나 마르고 배가 고팠다.

며칠이나 지난 걸까.

지금쯤 애타게 재이와 나를 찾고 있을 가족들이 보고싶었다.

"흡. 흐윽. 흑."

아까와는 다른 절망적인 울음이 오두막을 가득 채웠다.

"언니…"

엘퀴네스와 시큐엘은 정령계로 돌아간 듯 했고 식탁 위에는 물 몇 병과 빵들이 놓여있었다.

"일단은 살고 보자 재이야.
먹어."

난 바게트로 보이는 빵을 반으로 쪼개서 손에 쥐여줬다.

그게 그날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2화만 15금이고 3화부터는 아닙니다^^ 2화 안보고 그 뒤에도 안 보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서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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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3-11-27 03:40 | 조회 : 198 목록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릴리는무료에요입니다! 오늘 첫 연재를 시작하게 됐는데요, 모쪼록 잘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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