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미래 최종 악역을 만나다




***죽음 언급***
트리거 워닝 1단계
































조용하다.

너무 조용했다.

고요한 정원에 혼자 남겨진 나는 루카르엠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며 툴툴거렸다.

''''금방 갔다 올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걱정 안 할거야.

그 마족의 어디가 좋다고 걱정해.

근데 도대체 언제 오는 거지.

마족들이랑 하는 회의가 그렇게 중요한가.

갑자기 뒷목이 싸늘해지는 느낌에 난 걷는 걸 멈투고 한국에서 태권도를 했던 걸 응용해 돌려차기로 내 뒤에 있는 자의 사타구니를 겨냥해 찼다.

여자던 남자던 거기 맞으면 아프니까.

"컥!!!"

난 소리가 나자 마자 그 자의 얼굴을 바라봤다.

뭔가 퇴폐적인 얼굴에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였다.

장발이 허리까지 늘여뜨려져 있었다.

마족들은 성장이 엄청 빠르다고 알고 있는데.

그럼 얘는 나보다 어리겠네.

"안녕.
근데 왜 따라왔어?"

"루카네 집에 왜 왔는지 하고.. 흐윽..!"

어지간히 아픈가 보다.

난 혹시 몰라서 산 성수를 쥐여주고 말했다.

"이거 써.
성력은 위해가 되도 성수는 괜찮잖아?"

"아, 네."

그의 얼굴이 토마토처럼 붉게 물들었다.

인간에게 진 것에 대한 부끄러움일까.

갑자기 존댓말까지 쓰니까 이상적인 로맨스 소설의 연하남이다.

원래 남주 정석은 흑발 적안이기도 하고.

"..너 이름이 뭐야?"

그냥 호기심이 들어서 물어봤다.

물론, 표정은 무표정에서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카류드리안이요.//"

"또 봐."

"네!!"

그는 밝게 웃으며 정원에서 나갔다.

근데 카류드리안이면 정엘 최종 악역 아니었던가?

자연스레 의문이 드는데 갑자기 누군가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기척을 읽을 수 없어 화들짝 놀란 나는 손을 뿌리치고 경계 태세로 전환했다.

어지간한 실력자가 아니라는 걸 아크아돈 7년 차라면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고개를 돌려 어퍼컷을 날리려고 하는데 그 자는 옆으로 피해 내 뒷목을 손날로 쳤다.


***


아픔을 느낄 새도 없이 난 쓰러졌고 깨어나 보니 집이었다.

한국의, 내가 사랑하는, 잊을 수 없는 곳.

집안을 둘러보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심지어는 잡다한 가구들과, 가족들까지.

저벅 저벅.

부동산 중개사처럼 보이는 누군가가 다가와서 이렇게 알려 주었다.

"이 집 전 주인 손녀딸 둘이 실종되서 싸게 나온 집이에요.
정말 이 집으로 하시겠어요?"

꿈일 것이다.

꿈이여만 한다.

전 주인이라면 할머니 할아버지일 텐데.

떠났다니.

어떻게 찾지 그럼?

보름달이 밤하늘을 밝게 비췄다.

"..그 애들, 실종된지 얼마나 됐어요..?"

"어.. 아마 5년도 더 되지 않았을까요?
제가 알기로는 여기 앞 놀이터에서 눈사람 굴리다가 갑자기 사라졌다고 하는데."

심장이 떨어지는, 다신 경험하기 싫은 기분이었다.

제발 사망 처리만은…

"사망처리까지 끝냈대요.
어짜피 못찾을 거라고 주변에서 계속 뭐라뭐라 했다나."

무언가.

솟구쳐 올라오는 기분이었다.

다시는 만나지 못하겠지.

확 죽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혼자 남을 동생한테 너무 미안할 것 같아서 차마 그러진 못했다.

신이 있다면, 나를 어떻게 해도 좋으니 재이를, 아델을 보살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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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3-11-27 11:47 | 조회 : 141 목록
작가의 말

1화.. 내가 봐도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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