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초심으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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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이브엔

종족 : 인간

직업 : 은(隱)검사 칭호 : 쌍검의 학살자

레벨 : 317

HP : 34400 / 54800 MP : 28100 / 61500

특성 : 은폐

스텟 창 +

명성 : 38749 성향 :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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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이상은 물론이고, 페널티 효과 역시 없다, 라....."

잠시 스테이터스 창을 열어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던 이브엔은 예상과 다르게 아무런 이상이 없자, 깊은 한숨을 내쉬며 창을 닫았다. 그리고, 정보창의 희미한 빛이 사라짐과 동시에 일말의 빛마저 사라진 그곳은 다시금 어둠에 잠긴다.

이브엔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도대체 얼마나 몰려다니는 거야...."

크기도, 넓이도 확인 불가.

광활한지도, 그렇다고 협소한지도 모를 이 장소는 약간이라도 흐릿한 계열이 아닌, 순수 검은색 계통의 배경으로 감싸여져 있었다. 한걸음 앞 거리는 물론, 지금 움직이고 있는 자신의 손동작조차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브엔이 침착하게 자신의 상태를 살펴볼 수 있던 이유는 그가 지니고 있는 특유의 특성 덕분이었다.

< 은폐(隱蔽) >

그 능력은 적에게 관측되지 아니하고, 주변의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자신을 숨긴다. 직업이 검사에서 은(隱)검사로 바뀐 것 또한 특성의 효과 때문이었다. 게다가, 은폐의 효과로 뜻밖의 관찰 스킬까지 얻었다. 아마 완벽한 은폐를 위해서는, 완벽한 통찰력을 겸비해야 한다는, 뭐 비슷한 유형의 이유 때문이리라.

어찌되었건, 관찰의 특화된 특성이 아니기에 먼 일대의 끝까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다행히 10미터 이내에 있는 것들은 인식이 가능했다. 바닥을 기는듯한 느릿느릿한 움직임에, 이미 썩어 문드러져 마주하기 힘든 몰골. 마지막으로 씨에에엑, 하며 소름을 돋게 만드는 숨소리까지.

"300도 안되는 몬스터 주제에...."

그 말대로 어둠 속을 휘젓고다니는 실루엣의 정체는 290 레벨대의 언데드였다. 허나 어떠한 이유를 딱 집어 말하기는 힘들지만, 이곳의 언데드는 무언가 다르다. 능력치가 월등히 낮은 언데드를 지켜보며 이브엔이 고개를 휘휘 저어보이는 것 또한 그런 이유에서였다.

상식적으로 따져보아도, 317 레벨이 290 레벨대에게 휘둘리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가?

상대를 못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방금 전 전투에서 언데드에게 입은 피해량을 문득 떠올린 이브엔은 헛웃음을 지으며 다시 한차례 한숨을 내쉬었다.

"영감.... 돌아가서 봅시다."

내키지 않는 퀘스트, 잃어버린 기억과 관련되어 있는 것 같다고 하도 부탁을 해서 어쩔수 없이 수락해주었건만 결과는 이 모양 이 꼴. 본래 보수의 3배는 받지 않으면, 전혀 수지에 맞지 않는 장사다.

이브엔은 한차례 심호흡 후 정신을 차리고는, 여전히 괴상한 소리가 흘러나오는 앞으로 시선을 돌렸다.

여느 언데드와 다른 점 또 하나는, 바로 무리의 수였다. 언데드는 평상시 이동속도를 감안하여 다섯 이상은 무리지어 다니지 않는다. 그런데, 이곳 언데드는 물량으로 승부할 셈인지 어림잡아도 수가 90을 넘었다.

이런 으스스한 곳에서 무슨 딸의 유품을 잃어버렸다고 하는 건지.... 착각이었다고 하면 진짜 가만 안 둘 거다.

"뭐, 리스폰이 없는 것만으로도 다행인가...."

90을 넘던 수가 아직 50 언저리인 것을 보니, 아무래도 리스폰 지역은 아닌듯 했다. 물론, 있어도 사양할 시스템이지만....

아무튼 무작정 눈 앞의 적을 상대했던 처음과 다르게 어느 정도 탐색을 마치자, 어느덧 체력과 마나는 가득차 있었다. 이브엔은 지체하지 않고 양측 허리에서 두개의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는 몸을 움직였고, 이내 원을 그려내며 검을 휘둘렀다.

"키에에엑!"

왼편과 오른편, 수가 많은 만큼 한차례 휘둘렀음에도 두마리가 괴성을 터뜨리며 뒤로 쓰러졌다. 하지만, 상대는 50여 가량. 이브엔은 자세를 바로 잡기도 전, 정면에서 달려드는 언데드를 밟고 높게 뛰어올랐다. 후방으로 한바퀴 회전한 몸은 이내 바닥으로 착지했고, 주위를 빠르게 훑은 이브엔은 상대적으로 수가 적은 왼편으로 다시 파고들었다.

순간, 둘, 아니 여덟의 연푸른 섬광이 사방에서 번뜩인다. 기본 공격과 다르게 100 레벨을 넘어선 순간부터 구사할 수 있는 마나 공격. 마나를 직접적으로 운용하는 마법사 계열과 달리, 무기 공격계 플레이어들은 일정 수준을 넘어선 다음부터 스킬 뿐만 아니라 기본 공격에도 마나를 담는 행위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여덟의 검광은 정확히 여덟의 언데드를 갈랐고, 모여들던 언데드들은 돌연 날아드는 동족에 의해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여기까지는 이브엔의 예상대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약간의 시간이 흐른 지금부터였다.

"크아아악-!"

전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크고, 날카로운 괴성이 공간 내부를 울린다. 평범하던 눈 또한 붉다란 안광을 이리저리 굴리며 변화를 알려주었다. 이곳에 처음왔을 당시도, 이것에 당황하여 여러군데 맞았었다. 무엇보다, 광폭화한 언데드는 움직임도 이전과 다르게 무척이나 날렵해졌다.

"이런 망할 반항기들이!...."

이브엔은 순식간에 자신의 팔을 덥썩 물은 한 언데드의 머리를 검으로 찔러 밀어내고는, 그대로 손을 놓았다. 언데드는 머리에 검을 밖은채 뒤로 밀려났고, 이브엔은 재빠르게 빈손을 허리츰에 가져갔다.

일대 다수의 전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경을 얼마나 잘 분배하느냐, 에 달려 있다. 눈 앞에 상대만 신경쓰다가는 주변으로부터의 공격을 받게 되고, 주변만 신경쓰다가는 가까운 곳의 공격을 받게 된다.

광폭화 언데드는 검이 이브엔의 손에서 빠져나간 틈을 타, 빠른 속도로 달려들었다. 지그재그 스텝부터 달리기, 점프까지 각양각색의 움직임이었다.

가장 가까운 위치의 언데드가 막 점프를 한 순간, 이브엔은 허리춤으로 가져갔던 팔을 빠르게 움직여 휘두르듯 뻗었다.

"키엑!"

짧은 괴성과 함께, 쉭, 하는 날카로운 파공음이 공간을 울렸다. 떠올랐던 언데드의 미간에는 어느 사이엔가 단검이 밖혀있었고, 이브엔은 땅에 처박히는 언데드를 뒤로한채 곧바로 남은 검을 휘둘러 거리를 벌렸다.

"아아.... 끝이 없구만...."

그렇게 검만을 휘두른지도 얼마나 흘렀을까. 이 한마디를 내뱉을 무렵, 그동안 움직임이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던듯 문득 무언가 단단한 감촉이 몸을 맴돌았다.

"아니.... 있었네.... 젠장...."

이브엔은 등을, 그리 반갑지만도 않은 벽에 기댄채 주변을 빠르게 살폈다. 수는 어느덧 10여 가량으로 줄어든듯 보였으나, 자신의 체력도 마나도 남부럽지 않게 줄어들었으니 딱히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었다.

물론,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 이러한 순간에도 언데드들은 멈추지 않는다. 한놈은 곧은 자세로 달려들고, 한놈은 도움닫기로 높이 뛰어오르고, 한놈은 지그재그 스텝으로 현란하게 거리를 줄인다.

이브엔은 한도까지 손을 허리춤에 가만히 놓아두었고, 한순간 팔이 바람처럼 사라지는가 싶더니 각기 세방향으로 연푸른 빛줄기가 뻗어나갔다.

현재 이브엔의 등 뒤는 벽이었다. 일대 다수의 전투에서 수비 범위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은 어찌보면 행운일지도 모르지만, 상황에 따라 자리를 이동하며 싸우는 이브엔에게는 엎친데 덮친격이 따로 없었다.

그렇기에 이브엔은 한시라도 검을 가만히 둘 수 없었고, 단검을 던진 그 순간, 남은 검을 역수로 바꾸어잡아 있는 힘껏 땅으로 내려꽂았다.

"루이나 비브라시온!"

동시에, 얼마나 넓은지 모를 이 장소가 무너질듯 진동했다. 연한 하늘빛부터 진한 바다빛까지, 검과 맞닿은 지점부터 폭사된 여러 푸른 계열이 어우러진 광대한 충격파는 사방을 부실듯 침식하고 들었다. 스킬을 사용한 장본인조차 중심을 잡기 힘들 정도로, 공간은 연차례 거세게 뒤흔들렸다.

마나를 머금은 충격파 스킬 < 루이나 비브라시온 >

검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단거리 딜러들이 구사할 수 있는 광역기 스킬로, 널리 사용되는 만큼 희소가치면에서는 약간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다수를 상대하는 기술이 비교적 적은 그들로서는 분명 환영할 만한 스킬 중 하나이다.

이것으로 얼마의 언데드가 죽었는지 모르겠지만, 진동은 점차 잦아들어 이윽고 본래의 상태로 되돌아왔다. 더구나, 이정도의 충격이다. 흙먼지 양 또한 대단하겠지만, 애당초 눈에 보이지 않으니 그런 것은 상관 없었다.

이브엔은 무너진 자세를 서서히 바로잡으며 주변을 훑어보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자세를 바로잡고 검을 뽑으려던 그때, 질리지도 않고 정면에서 '키에에엑' 하는 괴성을 터뜨리며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하지만, 장소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다. 당연히 눈보다는 귀에 의존해야 했고, 이브엔은 눈이 반응하기도 전, 허리춤에 손을 가져가 단검을 날렸다. 그리고는 점차 가까워져오는 오른편의 형체에서 얼마 전 자신이 맡겨놓은 검을 회수하듯 뽑아낸 다음에서야 휘두른 팔을 제자리로 되돌려 놓았다.

"키에에에엑-!"

정면과 오른편, 두곳에서의 괴성을 뒤로하며, 이브엔은 두개의 검을 집어넣을 뿐이었다.

이브엔은 그대로 한걸음 물러서며 벽에 몸을 기대었고, 이내 쓰러지듯 털썩 자리에 주저앉았다.

"하아......"

짧은 한숨을 내쉬며 상태창을 확인해보니, 체력은 절반에서 절반 가까이 더 줄어 있었고, 마나는 그냥 바닥을 보이는 형편이었다. 마나 공격을 너무 연발했다는 점이 약간의 흠이기는 하지만, 처음 전투와 비교해본다면 그럭저럭 나쁘지는 않은 결과였다.

이브엔은 여전 벽을 등받이 삼아 기댄채 주머니를 뒤적거렸고, 이내 조그마한 유리병을 품에서 꺼내들었다. 얼마지나지 않아 뽕, 하는 경쾌한 소리가 울렸고, 유리병의 내용물이 서서히 사라져갔다.

"포션 주제에 맛은 있어가지고...."

붉은 액체가 4개, 푸른 액체가 5개. 각각 HP 포션과 MP 포션이었다.

앞서 말한듯도 하지만, 이브엔은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며 전투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만큼 더욱 정교한 상황파악 능력과 신속한 공격이 필요해지고, 마나를 불어넣은 기본 공격의 사용 빈도가 점차 늘어나게 된 것이다. 또한, 그러한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어느 사이엔가 이브엔에게는 체력보다 마나의 보존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뭐, 요즘은 오로지 검술 스킬을 올리기 위해 마나 사용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지만....

"그나저나 언데드의 광폭화라.... 그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290 레벨대의 언데드가, 비록 90여 마리였다고는 하지만, 317 레벨의 이브엔과 호각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광폭화를 사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 광폭화 >

주로 전위의 데미지 딜러가 구사하는 스킬로, 리베르타에서는 특유의 특성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그럴 뿐더러, 광폭화를 사용하는 몬스터는 이곳에도 적지 않게 존재한다.

대표적으로는 야수형 몬스터가 있고, 그 밖의 몇몇 던전 보스 몬스터도 가끔씩 애용을 한다. 그런데, 언데드라니....

주로 상태 이상 등의 디버프로 플레이어를 괴롭히고, 대표적인 정체 몬스터로 알려진 언데드가 광폭화라니. 일대가 어둠으로 감싸여서 다행이지, 아마 그런 광경을 눈에 담으며 싸웠더라면, 제정신으로 끝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이미 지나간 일이야 어쨌든......"

체력과 마나의 회복을 마친 이브엔은 이내 현실로 돌아오며 입맛을 다셨다.

"뭐가 보여야 말이지...."

애당초 가족과 관련된 추억의 물건이면 안보이는 곳에 잘 좀 숨겨놓던가. 이런 장소에는 뭐하러 들고 온 건지 모르겠다.

"그보다 영감이 여기까지 올 수는 있나?...."

작은 마을이라고 해도, 한 마을의 촌장인 만큼 영감은 50 레벨의 NPC였다. 하지만, 이곳 언데드의 레벨은 290대. 광폭화를 감안하면, 아마 능력치 만큼은 적어도 300대를 상회할 터였다.

그런 촌장이 이런 곳에 발을 들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할수록 앞 뒤가 맞지 않는 퀘스트에 이브엔이 푸념을 늘어놓고 있을 무렵, 순간 화르르, 하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이브엔의 주위가 환히 빛났다.

그것을 시작으로 음성은 연달아 흘러나오며 점차 멀어졌고, 그에 따라 일대 역시 이브엔의 주위서부터 서서히 밝아지기 시작했다.

이브엔은 갑작스런 변화에 살짝 긴장했으나, 이내 주변을 둘러보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붉은듯 노란듯 환한 빛깔을 퍼뜨리며 칠흑의 어둠을 물러나게 한 불꽃, 이브엔의 머리 위에서부터 저 먼 반대편까지 일렬로 나열된채 일대를 밝혀주고 있는 그것은 바로 횃불이었다. 장작이 불타오르는 타닥, 하는 소리와 너무 밝지 않은 흐릿한 밝기가 오히려 현실감이 느껴져 긴장감 흐르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일대의 모습은 별 것 없었다.

공간의 크기는 꽤나 광활했고, 횃불이 매달려있는 부분만이 살짝 돌출되어 나름 단조롭지 않은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단지, 그것 뿐이었다. 공간이 넓다고 해도 내부에 있는 것은 횃불과 이브엔이 전부였다.

하기야, 미궁 던전은 대체로 이런 그림이었다.

"그럼 일단.... 물건부터 찾아볼까...."

이브엔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옷을 털고는, 방금 전 전투에서 사용했던 관찰 스킬 < 다크 사이트 > 를 다시 한번 시전했다. 본래는 어둠속에 몸을 숨긴 후, 적을 관찰할 때 사용하는 스킬이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없는 것 보다는 낫지 않은가?

이브엔은 자신의 자리부터 서서히 범위를 넓혀가며 수색했고, 얼마지나지 않아 영감 가족의 물건은 아니지만, 꽤나 흥미로운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거대한 공간 측면의 1/4은 될 듯한, 쉽게 말해서 왠만한 학교 운동장 크기의 철문이 이브엔 눈 앞에 자리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선율을 마치 그림으로 그려놓은듯한 붉은 적색의 무늬는 검은 묵빛의 배경과 잘 어우러져, 단지 그것 만으로도 화려한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왜 갑자기 문이...."

이브엔은 공간의 절반 정도 되는 거리에서, 마치 시간이 멈추어버린 것 처럼 붉은 무늬의 문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사실, 이때까지 15층을 돌아다니면서 문 따위는 전혀 본 적이 없었다.

미궁은 대체로 한층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다음 층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장소에 위치한 이동 포탈 지역으로 들어서야 했다. 한층을 미로 형식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문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은 한 방의 크기가 무척 작을 뿐더러, 문 또한 사람보다 약간 큰 크기일 뿐 이 정도로 거대하지는 않았다.

고작 50 레벨대의 누구는 미궁에서 가족의 추억이 담긴 물건을 잃어버렸다고 하질 않나, 15층으로 끝인줄 알았던 미궁은 갑자기 새로운 층으로 자동 이동시키질 않나, 100 레벨 미만대의 미궁에서는 290 레벨대의 광폭화한 언데드가 몰려다니질 않나......

이브엔은 차례차례로 일어나는 의미모를 상황에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왠지 불길한데...."

그런 이브엔의 말과 동시에, 돌연 끝자락의 철문이 무겁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하아.... 이것 참...."

이브엔은 흡사 자신의 말처럼 상황이 실현된듯 하자 한숨을 작게 내쉬었지만, 불길한 예감이 맞다면 이대로 지켜만 볼 수는 없는 법, 이내 가장 가까운 거리의 횃불로 몸을 움직여 돌출된 벽 뒤로 숨었다.

무거운 소리를 흘리며 진동하던 문은 정면을 향해 서서히 열렸고, 이브엔이 완전히 벽에 몸을 숨겼을 무렵, 붉은 무늬의 철문은 그 거대한 문짝을 완전히 펼쳐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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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5-09-05 20:48 | 조회 : 2,105 목록
작가의 말
nic90802384

재밌게 봐주세요.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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