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초심으로 (2)

그리고, 그곳에서는 새하얀 빛이 터져나왔다. 광활한 이 공간을 차지하고도 남을 무지막지한 밝기에 이브엔은 저도 모르게 시선을 피했으나, 문득 이는 호기심으로 인해 고개는 결국 문을 향해 돌아가버리고 말았다.

그때였다.

이브엔은 투명하고 맑은, 티끌 하나 존재하지 않는 새하얀 빛속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한 인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눈이 커지는 것은 당연했고, 놓치지 않을세라 이브엔은 그 인영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하지만, 그 뒤를 따라 불쑥 튀어나오는 또 하나의 인영에 시선은 무심코 돌아가버렸다.

붉은 무늬의 묵빛 문은, 두 인영이 건너편에서 나타남과 동시에 기다렸다는듯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양측의 문짝이 닫혀가자 새하얀 빛은 서서히 줄어들었고, 처음 발견한 당시처럼 무거운 분위기가 일대를 감싸안자 눈부신 빛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흐릿한 불꽃으로 휩싸인 공간은 그렇게 묘한 적막이 흐르던 당시의 분위기로 되돌아갔다.

이브엔은 숨을 죽인채, 조용히 문의 근처로 시선을 옮겼다. 문과는 그리 멀지 않은 위치로, 문이 정면으로 보이는 그곳에는 두 인영이 쓰러져 있었다.

그때, 머리칼을 길게 늘어뜨린 사람이 몸을 서서히 일으켰다. 아직 부딪힌 충격이 가시지 않은듯 한동안 이마를 짚은채 가만히 앉아 있었으나, 이내 괜찮아졌는지 고개를 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슷한 무렵, 다른 한사람 역시 고개를 가로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브엔은 공간의 절반 정도 되는 거리에서 두사람을 유심히 살폈다. 머리칼을 길게 늘어뜨는 사람은 여인인듯 굴곡이 드러난 몸매를 하고 있었고, 앞머리를 들어올린 사람은 사내인듯 다부진 근육을 드러내고 있었다. 두사람 모두 피부는 희고, 머리칼은 붉었다.

상대보다 한발 앞서 몸을 일으킨 여인은 주변을 살피다가, 곧 사내를 발견했는지 차가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는 머리칼을 한차례 쓸어올리며 말했다. 피부가 창백해서인지, 20대 초반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제 그만 포기하지 그래? 집착이 강한 남자는 질색이라고."

그러한 말을, 뒤따라 일어선 사내가 받았다. 이쪽은 어떻게 봐도 30대를 넘는다.

"훗,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네년이 아니어도, 나를 원하는 계집은 얼마든지 널려 있어."

사내는 이렇게 말하며, 한마디를 덧붙였다.

"역겨우니까, 이제 그 뻔뻔한 태도는 집어치우지 그래? 뻔뻔한 여자는 질색이라고."

사내는 말을 마치자마자 한차례 크게 웃었다. 말을 되받아친 것이 기쁜 건지, 아니면 단지 지금 상황이 기쁜 건지, 그는 미친듯이 웃어댔다.

그런 사내의 모습에, 여인이 차게 대꾸했다.

"배신자 주제에, 잘도 나불대는군."

사내가 지지않고 말을 받아쳤다.

"지금 상황에서 배신자는 네년이다."

"불과 이틀 전 만해도 내 말에 몸을 떨던 일개 귀족이, 많이도 출세했어."

여인은 입꼬리를 올리며 여전히 차게 말했고, 그런 그녀의 말에 사내는 일순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답했다.

"닥쳐라."

사내가 말을 이었다.

"이제라도 용서를 구한다면, 내 공작님께 잘 말씀드려 지금까지의 죄는 모두 사해주마. 어때, 지금이라도 내 품으로 오는 것이?"

그의 말에, 여인은 굳이 답하지 않고 허리춤에 매달려 있던 검을 검집 채로 뽑아들었다. 그리고는 양손으로 검집과 손잡이를 각각 잡은채 검을 뽑았다. 새하얀 검신이 모습을 드러내며, 주변 불꽃에 반짝인다.

"훗. 서 있는 것만으로도 벅찬 주제에, 무얼 어쩌겠다는 건지."

사내는 작게 웃으며 이렇게 중얼거렸으나, 여인은 그런 말에도 여전 아무런 말 없이 검을 사내에게 겨누었다.

사내는 입꼬리를 천천히 끌어올렸다.

"좋다. 어차피 척살 명령은 따로 받았으니."

그리고는 그 역시 허리춤에 검을 뽑아 여인을 향해 치켜들었다. 하지만 자세를 취했을 뿐, 그의 공격은 전혀 다른 곳에서 이루어졌다. 남은 한손으로 거무스름한 흑기를 모아 여인에게 쏘아보낸 것이다. 그 흑기는 순식간에 수십개로 늘어났고, 여인은 그러한 공격에 혀를 차면서 검을 휘둘렀다.

하나하나를 막으며 흘려보냄에 따라, 잔상처가 이곳저곳 생겨난다.

수십차례의 공격을 가까스로 막아내기는 했으나, 여인은 결국 그녀의 검을 땅에 꽂으며 몸을 지탱했다. 사내는 그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쉽게 죽이지는 않으마. 고통속에서 충분히 괴로워하다 죽도록."

남자는 이렇게 말하며, 다시 한번 수십개의 검은 구체를 쏘아보냈다. 하나하나의 거리를 촘촘하게 좁혀놓아도, 공간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모습이 새삼 거대하게 느껴진다.

여인은 그 화려한 광경에 잠시 눈을 찌푸렸으나, 이내 표정이라는 것을 지웠다.

여기까지인가......

그리고는, 옅은 미소와 함께 두 팔을 축 늘어뜨렸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달려가 저 배신자의 존재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지만, 지금은 두 팔을 들고 있을 여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아니, 자신의 몸에는 더이상 마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처음의 공격을 버틴 것만으로도 기적이었다. 마력이 없는 상태에서, 오로지 검술만으로 마력 공격을 받는다는 것은 인간이 마족에게 덤비는 것과 같은 의미다. 즉, 달걀로 바위치기, 라는 것이다.

게이트를 통과하기 전, 너무 도망치는 것에만 연연하여 마력의 보존을 염려하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뭐, 지금와 이런 후회를 해도, 이제는 소용없는 일이지만......

여인은 다시 한차례 쓴웃음을 지으며, 그 날부터 줄곧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한마디를 되뇌었다.

"아버지.... 죄송해요......"

여인은 그 한마디와 함께 두 눈을 감았고, 문득 차오르는 한줄기의 투명한 물줄기를 흘려보냈다. 그렇게 거무스름한 구체는 수십가지의 흑선을 그리며 날아가 폭발했다.

하지만,

"후회를 한다는 건.... 아직 죽고 싶지 않다는 의미겠지?"

그때, 흑빛의 구체가 일으킨 폭발의 장소에서 문득 다른 이의 목소리가 주변을 울렸다. 워낙 작은 소리였을 뿐더러, 폭발의 영향이 생각 이상으로 컸기에 사내가 위치한 장소까지는 전달되지 못했다.

여인은 고통이 없다는 사실에도 놀랐으나, 문득 들려온 남자의 목소리에 또 한번 놀랐다.

자신은, 분명 폭발에 휘말렸을 터였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고통은 느껴지지 않는다. 분명 두 눈을 감으며 삶을 포기했을 터인데.... 자신은 두 눈을 뜬채 살아있었다.

"누구?...."

"뭐.... 먼저 와있던 일개 행인이라고나 할까."

그때, 폭발로 일어난 흙먼지가 가시며 한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체적으로 검은빛을 띄고 있었다. 목부분이 유독 긴 상의로 얼굴의 절반을 가린채 후드가 달린 가죽자켓을 걸치고 있었기에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으나, 이렇게 말을 받은 그는 이내 여인에게로 몸을 돌렸다.

"그러는.... 당신은?"

드러난 검은 눈동자에, 여인은 순간 할 말을 찾지 못하고 눈만 깜빡였다. 눈동자도, 전체적인 모습도 날카로움이 서려 있으나, 어딘지 모르게 부드러움 역시 느껴진다.

"문의 건너편.... 그쪽에서 나온 것 맞지?"

상의의 얼굴부분을 가다듬으면서 검은 남자가 이렇게 물었고, 여인은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름은?"

하지만, 뒤따른 질문에 여인은 잠시 머뭇거렸다. 아무리 그래도, 상대는 초면이기 때문이다. 허나 마음을 정한듯 그녀는 이내 붉은 입술을 움직였다.

"빈.... 빈 루스페리아...."

"이브엔이야."

긴 목티로 얼굴을 가린채, 두개의 검을 들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이브엔이었다. 이브엔은 멀리 떨어진 벽 뒤에 몸을 숨긴채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여인과 사내가 나누는 대화도 들었고, 사내가 구사한 검은 구체의 공격 역시 보았다.

사실, 처음 수십개의 검은 구체가 쏘아졌을 때, 이브엔은 여인이 버틸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살아있었다. 이브엔조차 감탄할 만한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검을 휘둘렀고, 정확히 구체를 베어내어 묵묵히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지나지 않아 여인은 돌연 팔을 떨어뜨렸다. 더이상 방어할 여력조차 남아있지 않은 것이었다. 이브엔은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잠시 망설였으나, 생각을 그리 오래하지는 않았다. 몸은, 머리와 다르게 벌써 움직이고 있던 것이다.

결과 이브엔은 여인의 앞에 서있었고, 그녀와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대화를 조금 들었는데.... 배신자는 무슨 의미지?"

이브엔은 '안좋은 일과 연루되어 있다면, 조금 골치 아픈데 말이야....' 하는 혼잣말을 중얼거렸고, 여인 빈은 그런 말에 잠시 동안 그를 바라보다가 이내 시선을 먼곳으로 돌리며 대꾸했다.

"쓸데없는 참견이야."

이브엔이 쓴웃음을 지었다.

"도와준 사람에게 그런 말은......"

"일개 행인, 아니었나?"

빈은 어느 사이엔가 이브엔을 바라보며 미소지었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이브엔 역시 살짝 미소를 지었다. 다만, 그의 경우 입이 가려진 상태였기에 상대에게는 그런 느낌만이 전해질 뿐이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악인이든, 선인이든 아무려면 어떤가? 실수를 후회하는 것보다, 누군가 죽고 슬퍼하는 것보다, 마음 내키는대로 행동하는 것이 훨씬 낫다. 그래서 깎인 명성도, 적지만은 않지만....

빈은 그런 이브엔의 말을 듣지 못한듯 그에게 시선을 주었으나, 이브엔은 고개를 천천히 가로저을 뿐이었다.

그러는 사이, 사내와 벽을 만들어주고 있던 흙먼지가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이브엔과 빈은 멀지 않은 곳, 거만한 표정을 띄운채 서있는 사내를 바라보았고, 사내 역시 두사람을 바라보았다. 허나, 처음의 거만함도 잠시, 이내 낯선 인물 하나를 발견했는지 그는 표정을 굳혔다.

"네놈은 뭐지?"

"상대의 이름을 물을 때는 먼저 자신의 이름을 밝힌다.... 기본 중의 기본인데."

멀지 않은 거리, 마주보는 얼굴. 빈때와 다르게 이브엔은 확연히 무감정한 목소리로 대꾸했고, 사내는 더욱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헛소리 집어치워라."

"질문은 그쪽이 한 것 아니었나?"

사내가 이를 뿌득, 갈았다.

"감히 내가 누군지 알고...."

"헛소리 집어치워라.... 누가 한 말이었지?"

이브엔은 사내가 입을 열 때마다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면서 살짝 입꼬리를 올렸고, 사내는 그런 상황에 몸을 더욱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그때, 곁에 있던 빈이 이브엔의 팔을 붙잡았다. 무엇이든지 과하면 해가 되듯, 더이상의 도발은 좋지 않다는 의미였다. 허나, 이브엔은 그런 빈의 손을 내려놓으며 고개를 저어보였다.

이브엔은 여전 몸을 떨고 있는 사내에게 시선을 돌렸다.

"입만 살아있는 주제에.... 아까는 잘도 지껄였어. 뭐라고 했더라...."

그리고는 이렇게 말하며, 비꼬는듯한 말투로 한마디를 덧붙였다.

"어때.... 지금이라도 내 품으로 오는 것이?"

그와 동시에, 줄곧 낮은 남자의 목소리만이 흐르던 공간에서 가녀린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당연하겠지만, 웃음의 주인은 빈으로, 그녀는 한차례 훗, 하고 웃더니 이내 참지를 못 하겠는지 한동안 계속해서 웃었다.

사실, 이브엔의 지금 행동은 딱히 사내에 대한 도발이 아니었다. 단지 대화를 듣는 동안, 사내에 대한 감정이 밑도 끝도 없이 안좋아졌을 뿐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사내의 표정과 말투로 빈과 사내 중 어느쪽이 악인인지 정도의 구별은 이브엔 역시 할 수 있었다. 누가 봐도 악인은 사내쪽이다. 아니면, 뭐 할 수 없지만....

아무튼 그렇기에, 이브엔은 빈의 충고를 뒤로하고 마지막 한마디를 내뱉은 것이다.

얼마나 웃었으면 찔끔 흘러나온 눈물을 닦으며, 빈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이브엔과 사내를 한차례 번갈아보았다.

"이거 실례."

특히 사내를 쳐다보면서 이렇게 말하자, 사내는 치욕스러운듯 몸을 다시 한차례 떨었다. 허나, 그 떨림은 머지않아 멈추었고, 이브엔과 빈이 그에게로 시선을 옮긴 그 순간, 사내의 몸은 엄청난 굉음을 터뜨리며 폭발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터진 것은 사내의 몸이 아니라, 그의 곁을 조금씩 넘실거리던 묵빛의 기운이었다.

사내의 몸을 감싸안듯 겉면을 타고 흐르던 기운은, 폭발과 동시에 공간을 꿰뚫듯 솟아올랐고 공간을 메우듯 흩뿌려졌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그 크기는 점차 줄어들어 사내의 네배 정도가 되었다.

사내는 묵빛의 기운이 적절한 크기로 줄어듬과 동시에, 다시 수십개의 검은 구체를 만들어냈다. 다만 사내의 변화 때문인지 크기는 처음의 배가 되어있었고, 사내가 팔을 한번 휘두르자 그 수십개의 검은 구체는 두사람을 향해 쏘아졌다.

하지만, 이러한 광역 스킬, 본 적 있을리가 없다.

이브엔은 지금껏 플레이하면서 한번도 본 적 없는 광역 스킬에 순간 멍하니 서있었으나,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두개의 검을 치켜들었다.

그때, 그런 이브엔의 모습을 발견했는지 빈이 곁에서 소리쳤다.

"바보 같은 짓 하지마! 방금 전 공격과는 차원이 달라. 직접 베어내려 했다가는, 검과 함께 팔까지 소멸해버린다고!"

빈의 이러한 외침에, 이브엔은 그럼 막을 방법이.... 하며 속으로 중얼거렸지만, 이내 다른 해결책을 떠올린듯 검은 눈동자를 빛냈다.

결국은, 본인이 직접 닿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세버.... 슬라이시스!"

이브엔은 그 한마디와 동시에 두개의 팔을, 두개의 검을 휘둘렀다.

원거리 스킬이 몇 안되는 검사 계열에게 꽃이라 불리우는 검기(劍氣) 스킬 < 세버 슬라이시스 >

두개의 검을 마치 하나인듯 겹쳐 잡아 사선을 그려낸다. 동시에, 연푸른빛이 서려있던 이브엔의 검에서는 거대한 아지랑이가 흘러나오며, 날카로운 초승달의 형태로 분출되어 수십개의 적을 향해 빠르게 쏘아진다.

연푸른빛의 아지랑이는 이내 수십개의 검은 구체와 충돌했고, 쾅, 하는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다시 한차례 공간을 뒤흔들었다.

당연히 바닥에 쌓여있던 흙먼지는 거세게 피어올라 시야를 가렸고, 거대한 폭발음 후에 찾아오는 침묵은 주변을 감싸안았다. 여기까지는 방금 전 공격 당시와 같은 상황이었다. 허나, 막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이전과 전혀 다른 상황의 모습이었다.

흙먼지가 널리 차올라 있는 공간에서, 돌연 미세한 진동 소리가 울려퍼진 것이다. 진동이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가벼운 음성이었으나, 그것은 분명 어딘가를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계속해 들려오던 음성이 갑작스레 멈춘 그 순간, 문득 맑은 금속 소리가 그 뒤를 따르며 공간 내부를 울렸다. 동시에, 시야를 차단하던 흙먼지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본래 자리하던 세사람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사람은 붉은 머리칼을 허리까지 매끄럽게 늘어뜨린 빈이었다. 그녀는 폭발 전과 같은 자리에 서있었고, 폭발 전과 같은 한곳에 시선을 주고 있었다. 지금의 자신으로써는 어쩔 수 없는, 비열한 반역자를 향해. 하지만......

"시야가 차단된 틈을 타 실행한 기습, 역시 하등한 인간이 생각할 법한 공격이로군."

모습을 드러낸 세사람 중, 남은 두사람은 어느 사이엔가 서로 검을 맞대고 있었다.

사내는 눈 앞의 검은 남자를 바라보며 가소로운듯 웃었고, 그를 향하여 이렇게 한마디했다. 허나, 이브엔은 연격을 위해 뒤로 물려두었던 왼검을 휘두르며 한차례 중얼거릴 뿐이었다.

"세버.... 슬라이시스...."

그 한마디와 동시에, 사내의 두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 그건!.... 설마, 같이 죽을 셈이냐!!"

이브엔은 그런 당황한 목소리에 슬쩍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럴리가.... 너만 죽는거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또 한차례의 폭발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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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5-11-12 10:20 | 조회 : 1,945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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