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에 한번온다
그 때는 피를 많이 마신다
이성이 끊기게 된다
그리고 내가 아니게 된다
.
.
.
표정은 그대로다
몸은 지금 난리가 아니다
애써 무표정으로 유지하고 피를 두병 챙기고 밖으로 나가야겠다
“나 밖에 나갔다 올게"
아무런 의심을 안 받고 문까지는 무사히 나왔는데
머리는 앞을 보기 힘들정도로 어지럽다
몸에서는 피를 달라며 엄청나게 소리치는 중
몸이 차가운 나에게 식은땀이 난다
하필 앞에는 하필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고 있는 후타쿠치랑 시라부
그들을 보고 다른 방향으로 몸을 비트는데
어지러워서 크게 휘청하면서 넘어질려고 했다
가까이 있는 시라부가 내 한쪽팔을 잡아줬다
"야 괜찮냐"-시라부
가까이서 느껴지는
인간의 피냄새
곧 이성을 잃어버릴거 같다
아니
이미 잃어버렸다
나는 씨익 웃는다
내 심장이 빠르게 뛴다
아주 빠르게
“야 괜찮냐고”-시라부
숙였었던 고개를 들고 바로
“콱”
물었다
목 부근을 내 송곳니로 세게 물었다
나는 그대로 피를 마신다
내 힘에 시라부는 뒤로 넘어진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피를 마신다
시라부는 내 어깨를 잡고 떨어뜨리려고 한다
나는 사람이 아니다
괴물이다
남자인간 한명과 구미호와 뱀파이어 하프의 힘 차이는 엄청나다
오랜만의 마시는 인간 피
시라부가 꼼짝을 못하자 당황한 표정을 한 후타쿠치도 다가와 나를 제지하려고 한다
아무리 불러도 소리쳐도 힘을 써도 소용이 없다
입을 떼고 후타쿠치의 팔에 내 송곳니를 갔다대고
그대로 문다
얼마나 소란스러웠으면 1,2,3학년 방 모두 문을 열고 나오니 내가 신기한 모습으로 바뀌어버려서 놀란 표정이다
내 모습?
달빛에 비친 하얀색 은빛머리에 커다란 여우 귀 살랑거리는 아홉 개의 꼬리
그리고
“맛있어~~♡”
입가에 흐르는 피를 혀로 햛으며 얼굴을 붉힌다
다른 사람의 냄새에 고개를 들고 주위를 살핀다
이미 방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나와버린 상태
“에~~? 들~켜버~렸~네~~???”
피와 같이 빨간 눈과 하늘같이 푸른 눈이 밝게 빛난다
사람이 아닌 다른 모습
하지만 남녀노소 얼굴을 붉히고 넋 나간 듯이 쳐다보게 될 만큼 아름답고 매력적인 모습
“헤~모두 봐버린 거야~? 그럼~ 죽여야겠다♡♡”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한다
모두 혼란스러운 표정
“..장난도 그만해....”-켄마
“켄마~!! 눈치 없게!!”
소리치면서 볼을 빵빵하게 부풀린다
순식간에 깨지는 분위기
평소와 다르다?
은근 털털하고 어떤 면에서는 듬직하고 어른스러운 애가
귀염성이 1도 없는 애가
끔찍이 싫어하는 애교를 부린다?
‘귀여워?!’-모두
“안녕~~♡♡”
두 손을 흔들며 방긋방긋 웃으면서 말한다
“하..미리 얘기 하지”-쿠로오
쿠로오는 머리를 쓰러넘기며 한숨을 쉰다
“하키나도 방금 알아서 그래!”
3인칭??
“잔만 하키나 맞아?”-스가와라
“네!! 저는 하키나입니당~!!”
하키나와 같은 얼굴로 방긋방긋 웃으며 말한다
“괜찮아?”
나는 나 땜에 넘어졌던 시라부에게 손을 내민다
“뭐..뭐야?”-시라부
“보면 몰라? 구미호잖아.”
당당하게 공개
“..후유미, 니가 말하면 어떻해..”-켄마
“켄마!! 하키나가 왜 저런지 알아?!”-히나타
“응...”-켄마
결국 모두 한 방에 모이게 했다
“나 구미호랑 뱀파이어 하프야!! 이름은 후유미 네루!!”
“얘가 몇 달에 한번은 이 상태로 바뀌어”-쿠로오
“몇 시간 뒤 자고 일어나면 원래대로 돌아가”-쿠로오
“쿠로오랑 켄마는 알고 있었어?”-야쿠
“..전에 하키나가 들켰었거든...”-켄마
“데헷!!!”
“그리고 이거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순간 아마 죽을 수 있어. 조심해”
생글생글 웃으면서 섬뜩한 한마디
그 말에 벌벌떠는 걸로 보이는 아사히
“맞다! 아까전에 시라부랑 후타쿠치!! 아까전에 너무 배고파서 미안~헤헤”
헤헤거리면서 머리를 긁적거렸다
하키나와 달리 방긋방긋 잘 웃으면서 말한다
그리고 다시 시라부랑 후타쿠치에게 다가간다
내가 문 상처에 손을 갔다 되니 시라부랑 후타쿠치는 흠칫한다
그리고 잠시 뒤 손을 떼니 상처는 사라지고 십자가 표시가 남았다
“3일 뒤 알아서 지워져. 신경 쓰지 마”
“근데 왜 반말일까~”-후타쿠치
“나 21살이야”
??
“한국 나이가 21살이잖아. 여기서는 19살이잖아”-쿠로
“쉿!!! 한국인이니깐 21살 맞잖아!!”
"..여기에서는 19살이잖아.."-켄마
"치.."
"한국인이였어??"-스가와라
"응. 일본은 사정땜에 이사왔어"
“근데 후유미쨩 19살이야?”-오이카와
“응!!”
“그...그럼...저..저희는....이제...선배라고....”-히나타,카게야마
부들부들 떨면서 말하는 둘
다른 1,2학년도 난처해 보이는 표정
“그냥 반말해도 돼”
의외의 대인배
쿠로오와 내 나이에 대해 투닥거린다
그리고 자신의 꼬리를 빤히 보는 쿠미니를 본다
“꼬리 신기하지? 이거 되게 푹신푹신하다!!”
계속 살랑거리는 자신의 꼬리를 만지며 자랑을 한다
“근데 털 날려”-쿠미니
“에?! 감상평이 그거야?!”
상처받았다며 귀와 꼬리들이 축 쳐진다
“나 털 알러지 있는데 괜찮나...”-코노하
“내 털은 알러지 반응 안 나!”
협회에서 실험도 해 봤거든
“그럼 오늘 담력테스트는 후유미의 짓이야?”-하나마키
“하키나인 상태에서 능력을 사용했으니 하키나의 짓이지”
“봐봐~”
한 손을 펼치더니 파란색 불이 생겼다
“우와~”-히나타
그리고 그 불을 잡더니 츠키시마에게 던진다
“?!?”-츠키시마
불이 츠키시마에 닿자마자 사라진다
“뭐하는 짓이야”-츠키시마
“괜찮아?!?!?”-야마구치
어째 야마구치가 더 놀라지
“환각이야 환각”
“그럼 다른 것도 만들 수 있어???”-고시키
“응!! 예를 들어 이런 거?”
순식간에 내가 입고 있던 후드가 교복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꽃잎들이 흩날리기 시작햇다
모두 감탄한다
“닿이면 사라져!!!!!오오오오!!!!!”-니시노야
여기저기서 천장에서 떨어지는 꽃잎을 잡을려고 애쓴다
“우와...”-야치
모두 간탄하고 구경을 한다
“신기하군”-우시지마
“그래?? 난 많이 해서 별론데”
방 안이었던 장소가 갑자기 흐릿해지더니 초원으로 바뀌었다
“우와!!!”-히나타
부는 바람과 부는 바람땜에 살랑살랑 느껴치는 풀의 감촉까지
다 느껴진다
“이건 진짠데...”-킨다이치
“맞아. 여기는 내가 만든 세계야”
“무리하지말라고”-쿠로오
쿠로오가 마구 머리를 흐트려버린다
“으에에 뭐하는거야?!”
쿠로오를 피해 아카아시 뒤에 숨는다
“하키나한테 했으면 정색하거나 맞는데”
“흥!! 쿠로는 나빠!!”
“쿠로오군이 왜 애를 괴롭혀!!”-오이카와
“일로와. 쿠로오 혼내줄게”-마츠카와
은근 슬쩍 꼬시는 오이카와랑 마츠카와의 콤비
“흐에엥~ 혼내줘!!”
말에 넘어가 총총 뛰어간다
“변태카와들, 야. 나도 끼자”-하나마키
“야....너네들.....”-이와이즈미
눈을 부릅뜨며 매섭게 노려본다
“후유미는 일로와. 저기로 가면 안돼”-스가와라
“엥?!?! 우리가 왜 위험해?!?!”-오이카와
“흐음....”
잠시 고민하더니
만화에 보는 전기가 찌릿하듯이 깨달았다는 표정을 한다
“시간 됐어. 모두 다음에 봐~”
소리치면서 손을 번쩍 들어서 흔든다
“뭘?”-야쿠
야쿠의 물음과 동시에 나는 휙 쓰러지고 내가 만든 세계의 풍경도 사라지고 방 안의 풍경이 보였다
뒤에 있던 카와니시가 잡아서 나는 다치지는 않았다
“..이제 자고 일어나면 하키나의 상태로 변해..”-켄마
이미 새근새근 잘 자고 있다
“...사람의 피를 마셔서 일찍 자네....”-켄마
“우리도 이제 자야되지 않나요?”-아카아시
“그럼!!!!”-보쿠토
크게 소리지르듯이 얘기하는 보쿠토
“쉿!!!!”-스즈메다
보쿠토의 목소리 크기에 스즈메다가 조용히하라고 한다
“괜찮아. 저 때 자는 거는 귀 옆에 스피커를 틀어도 안 깨”-쿠로오
“그럼 얘는 누가...”-카와니시
“그리고 1학년 중 한명이 쟤 좀 방에 데리고 가”-쿠로오
어느 샌가 귀와 꼬리도 사라지고 머리카락도 원래 하키나의 갈색으로 변해간다
결국 쿠로오가 데려다 주기로 했다
“쿠로오상은 익숙해요?”-리예프
“얘가 이러는 거? 익숙하지는 않지”-쿠로오
“뒤처리할 게 많거든”-쿠로오
눕히고 이불까지 잘 덮어줬다
“아하~!!”-리예프
.
.
.
쿠로와 켄마는 옆집이다
켄마 옆집에 내가 이사를 왔다
어린 나이지만 혼자 사는 것을 아는 켄마 부모님과 쿠로오 부모님은 나를 딸같이 잘 대해주시고 쿠로랑 켄마도 나랑 같이 놀았다
중1때 쿠로랑 켄마가 우리 집에 놀기로 한 날
나는 이미 후유미로 변했었고 그 때 둘의 피를 마셔봤다
사실 원래는 협회가 알아서 처리를 하고 다른 데로 이사를 가야 했다
하지만 내 예상과 다른 둘
평소와 같이 대했다
처음에는 의심했지만 둘은 내가 괴물인 거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
“다행이다...”
그 때 나는 울었다
둘 앞에서 엄청 울었었다
부모님과 떨어지고 협회의 감시 속에서 나를 다정한 눈으로 바라보는 게 좋다
처음에는 우울증에 시달렸던 내가 성격도 많이 바뀌었고
협회는 나의 심리상태가 좋아지는 것을 생각해 감시도 이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