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엘 팬픽] 플루터 (flutter) 9화

타박 타박.

건조한 땅 위를 걷는 소리는 유쾌하지 않다.

걸음을 멈추고 주저앉아 흙을 손에 움켜쥐고 들어보자 어김없이 밑으로 주르륵

떨어진다. 흙의 감촉은 촉촉하지 않고 까슬까슬하며 텁텁하다.

"... 이제 가뭄이 정말 절정에 이르렀군."

이사나의 아버지가 죽고 나서 비가 내렸다고 했던가.

"썩 꺼지지 못해!?"

혼자서 곰곰히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옆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걸어가 보니 눈에 보이는 건 험상궂게 생긴 식당의 주인이

고아인 걸로 보이는 아이들을 주걱으로 위협하며 내쫓고 있었다.

힘든 건 이해하지만.. 아이들인데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그 아이들에게 나라도 따뜻하게 대해주려고, 배낭에서 약간의 물과 빵을 꺼내려고 했을 때 또 다시 옆이 소란스러워져 고개를 들었다.

"얘들아, 괜찮으니 사양 말고 받아."

외모가 수려한 금색 머리의 남자가 아이들에게 빵을 건네고 있었다.

자기 몸 하나 간수하기 힘든 이 험난한 세상 속에서 아직 이런 사람이 있단 사실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그런데 이거 어디서 본거 같...'

그리고 스쳐지나가는 기억. 맞아. 이건 내가 알기로..!

휴센이 아이들에게 빵을 나눠주던 장면이 틀림없어!! 잠시만 그렇다면 근처에 매튜가...!? 오우 세상에 난 망했다!!

원작 붕괴 안 하겠다고 마음 먹었는 데!! 이렇게 빨리 그 결심을 깨게 될 줄은 몰랐다!

아직 안 늦었으니 도망 가면 괜찮을거야. 된쟝 후드 좀 빨아놓을 걸!!!

괜히 가난하고 불쌍한 꼬마로 착각받아서 휴센이 날 잡는 거 아냐?! 8ㅁ8!!

돌아서 빠르게 도망치려 하는 데 누군가 내 손목을 잡았다.

"?"

"… ..."

짙은 갈색의 후드를 쓴 보통 체구의 소년이 나의 손목을 잡고 있었다.

어라 잡아도 휴센이 잡을 줄 알았는 데 그 쪽은 누구죠..?

곰곰히 이야기를 생각하자 이 쯤에 이럴 사람은 아마도.. 설마...

'트로웨에엘?!'

망하아아아아아알!!!!

내 인생은 망했어!!

이 와중에 후드 벗겨버리고 싶어. 하악하악.. 아니 된쟝 나레기 이럴 때가 아니라고!!

여러 감정이 소용돌이 치는 오늘도 정신 없는 아리엘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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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9-09 05:00 | 조회 : 2,231 목록
작가의 말
유실리아

꺄하핳하 작가의 정신상태는 사차원 세상으로! 나도 내가 뭘 쓰는 지 몰라요 오홍홍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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