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라온이 매일매일 찾아와주고 나는 정말 빠른 속도로 컸다.
"...…라온!"
"미안, 많이 기다렸지~"
"흥!"
볼을 부풀리며 토라진 듯 고개를 픽 돌리자 라온이 귀엽다는 듯 웃으며 부푼 볼을
꾹꾹 누르며 이제는 능숙하게 한 팔로 클로드를 들어올렸다.
"느졌으니까 오늘은 평도보다 더 노라져야해!"
"오구 알았어여, 우리 애기."
"애기 아냐!"
"아직 애기네 뭐, ㅎㅎ"
그래, 이 느낌. 따스해. 포근해. 아늑해. 좋아좋아.
클로드는 라온의 품에 파고들듯이 안겼다.
그렇게 오늘도 라온이 휴게실이라기엔 좀 큰 어쨋든 휴게실에서 있는 식물들의 이름을
알려주고 있을 때였다.
원래 이 시간때쯤엔 아무도 없어서 라온과 나만의 둘만의 시간인데 오늘은
우리가 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들어왔다.
'라온과 내 시간을 방해하는 사람이 누구얏!!'
하고 어떻게 생겼는 지 얼굴이라도 보려고 돌린 고개에 들어오는 건 한 남자였다.
그리고 그 남자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참 하얗다.'
연구원인지 입은 하얀 연구원 복이 마치 그를 위해 있던 것처럼 잘 어울렸다.
게다가 머리색도 아무도 밟지 않은 뽀얀 눈같은 색이라서 만약 눈의 요정이 있다면
이렇게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데 라온이 말했다.
"어, 백모래?"
"...어..어?"
뭘 그리 곰곰히 생각하고 있는지. 라온이 불러도 모르고 있다가 그제서야 인기척을
느꼈는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어 반응했다.
그리고 고개를 든 그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본 나는 그의 눈에서 시선이 멈췄다.
'...이쁘다.'
마치 순금을 녹여 박아넣은 듯이 반짝거리는 노란 눈동자.
하얀 머리칼과 잘 어울리는 눈동자였다.
나는 조용히 라온을 건드리며 물었다.
"...누구야?"
"응? 아, 클로드는 처음 보겠구나. 으음, 내 동료야. 이름은 백모래. 인사해."
"...백모래?"
"응, 백모래."
"후응.. 그려쿠낭.. 안녕! 나눈 클로드랴고 해."
웃으며 손을 내밀자 그는 되게 당황스러워 했다.
"어..어?.. 어.."
"...악듀"
"응?"
"악듀, 나 팔 아포"
소심하게 천천히 팔을 내미는 그의 손을 보다 못해 답답해서 내가 확 잡고는 흔들었다.
"어..어.."
"잘 부탹해!"
내가 계속 웃어주자 그나마 좀 익숙해졌는 지 그도 날 보며 희미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응, 나도 잘 부탁해."
웃고 있는 그의 눈은 정말로 이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