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공 X 복수수 6화

태형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울다말고, 멍한 얼굴을 한 채 정국을 올려다봤다.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다. 아니, 잘못 들은 것이길 바랐다. 거짓말, 대체 왜? 어째서, 자꾸만 많은 생각들이 태형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거짓말이길 바라는 자신의 마음과는 다르게, 가슴은 자꾸만 불안한 듯 쿵쾅쿵쾅 뛰었다. 정국은 자신의 말에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고, 그저 저를 올려다보기만 하는 태형이 슬슬 답답했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생각하며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마지막으로 말할게, 김태형 옷 벗어"

" ... "

"야"

" ...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

"뭐? "

태형의 물음에 정국은 어이가 없다는 듯, 허- 하고 헛웃음을 지어보였다. 이게 미쳤구나- 정국은 자꾸만 낮에 보았던, 태형의 엉덩이에 가있는 윤기의 손과, 부끄러운 건지 귀까지 붉어진 태형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렇다. 남들이 다 아는 이 모습은 '질투' 였다. 그러나 아직 어려도 한참 어린 정국은 자신이 태형을 좋아한다는 것과 동시에, 지금 느껴지는 이 감정이 질투라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정국은 이 모든 게 태형의 탓인 것만 같아, 태형을 더욱 못살게 굴고 싶었다. 그렇게 복잡한 정국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단정한 교복 셔츠 위로 보이는 태형의 부드러운 목선과 아까 울어, 붉어진 눈가와 코, 그리고 젖은 눈. 이 모든 게 지금의 정국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왜냐하면 태형은 정국에게 있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니깐,



짐승이라도 된 것 마냥 태형을 덮쳐왔다. 싫다며 울고불고 난리도 아닌 태형이 자신을 밀어내자, 정국은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민윤기한텐 여우처럼 눈웃음치던 게, 왜 나는 안 돼? 라는 착각을 하며 태형의 교복 단추를 하나씩 풀어나갔다. 자신의 아래에 깔려 엉엉 우는 태형의 모습은 꽤나 볼만했다. 자꾸만 발악하는 태형에 정국은 태형의 여린 목을 억센 손길로 잡더니, 때릴 곳이라곤 찾기 힘든 태형의 뺨을 강하게 내리쳤다. 충격을 받은 태형은 잠잠해졌다. 몹시 아팠다. 붉게 부어오른 뺨 따윈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태형은 지금, 가슴이 너무 아팠다.

정국이 태형의 가는 허벅지 사이로 자신의 무릎을 끼워넣었다. 태형은 놀란 듯 다리를 오므리려했지만, 역시 마른 태형의 허벅지가 근육으로 가득한 정국의 허벅지를 이길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았다. 자신의 다리 사이로 치고 들어와, 이내 자리잡은 정국의 허벅지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런 태형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무릎으로 태형의 중심부를 자극하자, 태형이 헉 하는 소리를 내며 허리를 떨었다. 정국은 생각했다. 꼴에 남자라고-

" 흐윽, 정, 국아, 끄흑, 싫어..., 제발 "

" ... "

" ㅈ, 정국아, 흡, 거긴 읏, 그만, 끅, 그만해줘, 응? "

그럼 그렇지, 곱게 제 말을 들을 리가 없는 태형은 아까 뺨을 맞고 꽤나 잠잠해졌으나, 입으로는 계속 정국 자신이 듣기에 미운 소리만 해댔다. 아 태형을 어떻게 하면 제 말에 복종하고 얌전히 몸을 내어주게 만들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던 정국은 좋은 게 생각난 듯, 입꼬리를 올려 비릿하게 웃으며 태형의 귓바퀴를 혀로 핥았다. 태형은 정국의 말캉한 혀가 예민한 자신의 귀를 자극하자, 척추부터 찌릿하게 타고 올라오는 기분에 의도치않게 신음을 흘렸다. 그리고 정국은 태형의 귀에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네 친구 말이야, 민윤기였나? "

"흐으..., 윽, 윤기...? "

"걔가 어떻게 돼도 상관없는 거야? "

마치 악마가 천사를 타락시키는 것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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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8-30 23:43 | 조회 : 6,127 목록
작가의 말
Gelatin

늦어서 죄송합니다 ㅜㅜ 사랑하는 독자분들 이번에도 못난 작가를 위해 하트와 댓글 부탁드립니다! 모두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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