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공 X 복수수 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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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이 정국과 빈 교실 안에 단 둘이서 남겨져있다는 것은 꽤나 위험한 상황이었다. 정국은 자신을 향해 씩씩대는 태형 대신, 태형의 고운 목선으로 눈길이 갔다. 거기서 좀 더 파고들어 교복셔츠 카라 안을 들여다보니, 며칠 전 자신이 태형의 목에 새겼던 붉은 꽃이 보였다. 아직 지워지지 않은 자신의 흔적이 마음에 들었던 정국은 픽 웃으며 태형을 향해 말했다.

"아직 안 사라졌네"

안 사라져? 뭐가? 태형은 정국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태형은 정국이 자신에게 어떤 짓을 할지 몰라 나름대로 경계를 하고 있었으나, 정국의 앞에서 그날의 흔적을 보이다니, 몸은 머리와 다르게 무방비했다. 단순한 키스마크도 태형이 목에 달고 있으니 더욱 야해보였다. 태형은 정국의 노골적인 시선에 그제서야 아차 싶었는지, 아랫입술을 꾹 문 채 자신의 카라로 붉은 자국을 가렸다. 그리고 고개를 푹 숙여 정국의 시선을 피했다. 오늘 하루 싸늘하기만 했던 교실 안의 분위기가 묘해졌다.

"ㅇ, 오지 마...! "

태형은 자신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정국을 향해 소리쳤다. 결과는 역시나였다. 태형의 소리침에도 아무런 변화없이 그때와 같은 눈빛을 한 채 한 발자국, 두 발자국씩 다가왔다. 태형은 정국이 자신과 점점 가까워질수록 두려워졌다.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으나,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때의 기억으로 손이 덜덜 떨렸으며, 다리가 곧 풀려 넘어질 것만 같았다. 태형은 정신을 차리고 다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쿠당탕- 태형이 앉아있던 의자가 넘어지고, 그렇게 넘어진 자신의 의자에 신경이 집중된 순간, 정국에게 손목이 잡혀버렸다. 정국은 태형을 벽에 거칠게 밀어붙였다. 등이 차가운 벽에 강하게 부딪히며, 아직 완전히 낫지 않은 허리가 다시 아파왔다. 허리의 고통에 미간이 찌푸려졌다.

"왜 그래 태형아 응? 여기가 아파?"

"아...! 읏, 제발...! "

"묻잖아 씨발, 아프냐고 어? "

"아으... 흑, "

정국이 태형의 교복셔츠를 찢듯 벗겨내, 태형의 잘 익은 유두를 손톱을 세워 꼬집고 비틀며 질문했다. 그러고는 태형의 바지 안으로 손을 넣더니, 아직 찢어진 것이 아물지 않아 퉁퉁 부어오른 애널에 손가락 3개를 억지로 쑤셔넣었다. 태형은 쓰라린 고통에 눈물이 고였다. 비명을 지르게 되었다.

"윽, 악...! 아파, 흡, 아파...!! "

"입 닥쳐, 애새끼들 오면 어쩌려고 그래 태형아- "

"하, 읏, 흐윽... 아"

"왜 넌 존나 걸레라서 남들한테 보여주는 거 좋아해? "

그렇다. 태형은 지금 공공장소에 있다. 금방이라도 반 아이들이 들어올 것만 같았기에, 이를 악물고 새어나오는 비명과 신음을 참아냈다. 너무나도 괴로웠다. 자신을 괴롭히는 정국을 밀어내고 싶었으나,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당장이라도 소리를 질러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지만, 이 쓰레기장에서 자신을 도와줄 위인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아는 태형이었다. 그래서 더욱 슬펐다.

내벽을 이리저리 쑤셔대던 정국의 손가락이 애널에서 빠져나갔다. 태형은 이제 끝났다며 안심하려는 찰나에 정국의 억센 손에 머리채가 잡혔다. 정말 안심할 틈조차 없었다.

"아직 우리 할 거 많잖아 태형아, 안 그래? "

태형은 정국에게 머리채가 잡힌 채 어디론가 힘없이 끌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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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9-09 00:04 | 조회 : 7,174 목록
작가의 말
Gelatin

오늘은 조금 늦었네요 ㅜㅜ 미안해요 공주들 이번에도 즐감하셨다면 많은 하트와 댓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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