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의 마왕님 04화

용사의 마왕님 04화

부제 : 전 마왕의 아들이자 후계자



"음, 우선 마왕님은 전 마왕님의 자식이 아닙니다."

전 마왕의 자식이 아니라면 어떻게 마왕이 된거지?

"마왕님은 마녀와 몽마 사이에서 태어나신 혼혈이십니다. 용사께서도 아실 테지만 마왕님의 미모가 정말 화려하잖아요? 그게 다 마녀인 어머니의 외모를 물려받으셨죠."

마왕의 어머니 외모가 지금 상관이 있는 말인가?

"전 마왕님께선 탐하셨습니다. 마왕님의 어머니를."
"하지만 이미 남편과 아들이 있는데요? 남편이 가만히 있었을까요?"
"상대는 흔한 마수가 아닌 마왕입니다. 마왕님의 어머니는 힘없이 성에 들어오셨습니다. 마왕님의 아버지는 사랑하는 여인을 잃었다는 상실감에 자살을 선택하셨습니다."

아내를 잃었다고 자살이라니, 그럼 자기 아들, 마왕은?

"남편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은 마왕님의 어머니는 병을 앓다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때 마왕님의 나이는 너무나도 어려 주변 이웃들이 그를 키웠죠."
"그럼 마왕은 복수를 꿈꾸며 전 마왕을.."

그러고 보니 내가 이 세계에 왔을 때 황제가 700년만에 마왕이 바뀌었다고 그랬는데 바뀐 이유가 단순히 세대교체가 아니었어.

"네. 그래서 마왕님께선 뿔이 없는 겁니다. 자, 궁금하셨던 건 다 풀리셨습니까? 더 궁금하신 건?"
"..없어요. 아, 저는 신태일이라고 합니다."
"아델 발렌시아입니다. 발렌시아 경이라 불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궁금증을 해결해준 잘생긴 남자는 체이스 셀 발렌시아라는 남자였다. 발렌시아 경은 날 앉고 있었던 계단까지 데려다줬다.

"다음에 또 만나뵜으면 좋겠군요. 그럼 오늘 하루 잘 보내시길."

발렌시아 경은 마지막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발렌시아 경이 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에리샤가 차가운 물을 가져왔다.

"오래 기다리셨죠? 주방까지 멀어서.."
"아니에요."
"저녁 식사 시간이니 그만 식당으로 가볼까요?"

항상 방에서 먹었는데 뜬금없이 식당으로 향했다. 하지만 곧바로 식당에서 먹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마왕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시종은 한쪽 의자를 뒤로 빼준다. 나는 고개를 살짝 숙여 감사 인사를 한 뒤 자리에 참석하자 내 앞에 따뜻한 콩스프가 놓인다. 수프를 거의 다 먹을 때 쯤 한마디도 안 하던 마왕이 입을 연다.

"오늘 성을 구경했다고 그러던데."
"응."
"어땠나?"
"전체적으로 어둡고 추웠다랄까."
"인상 깊었던 곳은."
"음.. 딱히 없.. 아, 있다. 마왕들 초상화 걸렸던 방."

내가 말실수라도 한 것인지 메인 메뉴를 가지고 오던 시종이 접시를 깨뜨렸다.

"죄, 죄송합니다..! 빨리 치우도록 하겠습니다..!"

마왕은 접시를 깨뜨려 황급히 치우고 있는 시종이 아닌 에리샤에게 말을 건다.

"쓸데 없이 많은 곳을 구경 시켜줬군. 에리샤."
"죄송합니다."
"별관 출입을 금하도록 하겠다."
"아직 구경 다 못했는.."
"그대에게 화내고 싶지 않아. 그곳엔 가지마."

마왕에게 따지고 싶었지만 메인 메뉴가 나오는 바람에 그렇지 못했다. 그뒤로 어색한 기류가 흘러 제대로 먹지 못했다. 결국 방에 돌아가자마자 침대에 누웠다.

"따뜻한 수건을 배에 올려두면 괜찮을거에요."
"..에라샤, 초상화가 걸려진 방에 간게 뭐가 어때서 마왕은 왜 화를 내요? 그림 본거 가지고."

에리샤는 내 배 위에 따뜻한 수건을 올리고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그런 에리샤를 걱정스럽게 쳐다보자 에리샤는 황급히 웃으며 말한다.

"그 방은 마왕님 마력에 의해 그 누구도 열지 못해요. 들어가지말라는 마왕님의 명이 있기도 했고요. 태일님이 들어갔다는 말은 누군가 명을 무시하고 열었다는 소리죠."
"그냥 열려 있던데.."
"네. 그러니 태일님은 아무런 잘못 없어요."

에리샤는 가볍게 흐트러진 앞머리를 정리해준 뒤, 방을 나선다. 조용한 방과 따뜻한 수건 온도에 나도 모르게 잠을 들었다. 일찍 잠에 든 탓일까, 다음날 해가 뜨는 시간이 일어났다.

아직 에리샤는 안 일어났는지 보이지 않아 나 혼자 정원에 나와 산책을 하고 있던 중, 어제 만났던 발렌시아경과 마주쳤다. 아침 햇살을 받은 금발은 화려했다. 자연스럽게 눈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른 시간부터 이곳엔 무슨 일이십니까?"
"일찍 일어나서 산책하러 나왔는데. 발렌시아 경은?"
"마왕님께서 부르셔서 왔습니다."
"이 시간에? 부른 사람도 대단하지만 그렇다고 온 사람도 대단하네요. 나 같으면 안 갈텐데."
"아직 시간이 남는데 실례가 안된다면 저도 산책에 동행해도 되겠습니까?"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발렌시아 경과 산책을 했다. 발렌시아 경과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보니 살짝 보였던 해는 어느새 하늘 위로 떠있었다.

"태일."

내 이름을 부른 짧은 목소리였지만 주인을 알 수 있었다. 마왕. 마왕은 뭔가 마음이 안 드는 듯 눈썹 한쪽이 올라가 있었다. 발렌시아 경을 아니꼽게 쳐다보곤 나에게 시선을 돌린다.

"왜 발렌시아 경과 함께 있는 건지 설명 좀 해보실까?"
"산책하다가 만났어."

이 상황이 마음에 안 드는 마왕과는 달리 발렌시아 경은 즐거워 보인다. 발렌시아 경의 입꼬리는 점점 올라가 귀까지 걸렸다.

"실실 쪼개는게 여전히 마음에 안 들어."
"칭찬 감사합니다."
"그때 죽였어야 했는데."
"뿔 잘라간 것만으로 만족 해주시죠?"
"뿔? 무슨 말이에요?"

발렌시아 경은 아차했는지 황급히 날씨 이야기를 꺼낸다. 하지만 궁금해진 나는 계속 묻자 마왕은 귀찮은 듯 무심하게 툭 뺃는다.

"전 마왕의 아들이자 후계자였다. 됐나?"
"어..근데 아직도 이해가 안되는데. 아들이면.."
"죽여야 맞지. 다만 저녀석이 일을 꽤나 잘해서."

자기 칭찬에 기뻐하는 발렌시아 경을 무시하고 마왕은 가볍게 날 ''''''''공주님 안기''''''''로 안아 방으로 향한다.

"이런거 싫은데."
"난 좋은데. 그보다 에리샤가 챙겨주는 간식들 먹는거 맞나?"
"다 먹는데."
"쯧, 근데 왜 살이 안 쪄."

마왕은 날 안은 채 얇은 내 허리를 만지며 말했다. 내 허리를 만지는 마왕의 손을 잡으며 정색했다.

"이것도 성폭력이야. 만지지마."
"..이것도 하지마라 저것도 하지마라. 정말 마음에 안 들어."
"마음에 안 들면 그만 놔주지?"
"아니. 그건 더 싫다만."

결국 방에 도착할때까지 마왕에게 안겨 도착했다. 마왕에게 안겨서 돌아온 날 본 에리샤는 환한 미소로 반겨준다.

"설마 두분이서 산책을 다녀오신건가요? 앞으로 제가 더 일찍 일어나서 치장해드릴게요! 어떤 분들보다 더 아름답고 멋지게! 저만 믿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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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발에 상당한 외모를 가진 남자 )

이름 : 체이스 셀 발렌시아
나이 : (( 인간 나이 )) 26살
키 : 178cm
외모 : 금발, 적안
종족 : 몽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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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20 21:11 | 조회 : 3,000 목록
작가의 말
하얀 손바닥

다음편부터는 한편씩 올라갈거 같아요! 이번 편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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