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의 마왕님 09화

용사의 마왕님 09화

부제 : 세이



태일은 자신의 안에 마왕의 것이 들어올수록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마왕이 눈물을 흘리는 태일에 잠시 머뭇거리자 태일은 스스로 자신의 눈물을 닦고 다리를 들어 마왕의 허리를 감싼다.

"괜, 찮.. 흐응.. 아.."
"제길.. 조금만 참아. 거의 다 들어왔으니까."

태일의 안에 드디어 전부 들어가고 마왕은 태일이 익숙해질 때까지 움직이지 않은 채 태일의 몸 이곳저곳에 붉은 꽃들을 남긴다. 아까보다는 한결 편해 보이는 태일의 표정에 마왕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흐읏..응.."

천천히 움직이던 중, 전립선을 찔렀는지 태일은 신음 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한 채 애꿎은 침대보만 잡는다. 마왕은 침대보를 잡은 태일의 손을 떼어내 자신의 어깨에 올려둔다.


"아..! 으흐응! 거, 긴..! 하으응..!"
"하아.. 윽.. 태일.."
"하흐..응..!"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는 태일의 허리를 잡으며 아까와는 다르게 더욱 세게 움직이는 마왕에 태일은 신음소리를 계속 낸다.

"흐.. 가..! 하흐.. 으응..! 그, 만..! 마.."
"세, 이.. 세이라 불러."
"세이..! 세이..!! 아으응..!"

마왕의 이름 애칭을 부르며 먼저 가버린 태일과 태일이 가면서 생긴(?) 조임에 마왕은 태일의 안에 사정한다. 오랜만에 느낀 쾌감에 마왕은 밖에(?) 사정하고 태일의 위에 쓰러진다.

"하아..하.."

태일은 숨을 고르다가 마왕의 머리에 살포시 손을 올려 머리를 만진다. 마왕은 주인의 손길을 받는 강아지마냥 얌전히 태일의 손길을 느끼며 말한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도 머리를 쓰다듬은 적이 있었지?"
"응. 부드러워서 느낌 좋아."
"그런가. 그대가 좋다고 하니 자주 쓰다듬어도 된다. 허락하지."
"고마워해야 하는 상황이지?"

어느 순간부터 태일의 손길이 느려지더니 멈추자 마왕은 황급히 고개를 들어 태일을 확인한다. 다행인지 유리온실에서 있던 일과 방금 일에 피로를 느꼈는지 잠든 태일이었다.

마왕은 태일에게 이불을 덮어주다가도 곳곳에 묻은 흰 액체들에 이불을 한쪽으로 치운 뒤,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자신의 겉옷을 태일에게 덮어준다. 마왕, 자신은 겉옷 옆에 있던 바지만 입은 채, 문을 열고 에리샤를 부른다.

"에리샤."

에리샤를 포함하고도 발렌시아와 대다수의 고용인들은 태일이 걱정 됐는지 문 앞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마왕님..! 태일님은!"
"이불을 새걸로 가져와."
"네..?"
"덮은 이불로. 이제 곧 여름이니 얇으면서도 부드러운 거로."
"네... 네..!"

이불을 가져오라는 말만 남기고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마왕이 방에 들어가자 복도에 있던 고용인들이 소란해진다.

"설마 하셨나? 그랬으니 이불을 가져오라 하신거겠지?"
"역시 소문대로 마왕님이 태일님을 아끼시나봐.."
"다들 뭐하고 있는 거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힉.. 발렌시아 경.. 알았습니다...!"

발렌시아의 꾸짖음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고용인들을 보고 그제야 자신도 자리로 돌아간다. 에리샤가 이불을 가져오는 동안 마왕은 수건을 따뜻한 물에 젖힌 후, 태일의 몸을 닦아준다.

"마왕님. 말씀하신 이불 가져왔습니다."

마왕은 태일이 자고 있는 침대가 보이지 않도록 문을 열어 이불을 받은 뒤, 태일에게 덮어주고 이마 키스를 잊지 않은채 남긴 후, 욕실에 들어가 샤워한다.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숨소리와 책을 넘기는 소리, 창문을 통해 간간히 들려오는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결코 시끄러운 소리가 아니었다.

"일어났나?"

달달한 목소리. 흔히 여자애들이 말하는 중저음에 가까운 목소리이었다.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손을 뻗어 안았다. 달달한 목소리를 가진 남자가 내 머리를 정리하는 손길에 잠에서 일어났다.

"마, 왕...?"
"마왕이라. 잊었나? 세이라 부르라고 그랬는데."
"그게 무슨..."

에리샤랑 산책을 하던 중, 에리샤는 차를 가지러 갔고 나는 장미 터널에 갔는데 거기서 사람 온기를 가진 흰 장미와 이상한 줄기가 나타나서 나에게 뭘..

"나에게.. 뭘 먹였.. 우윽..."
"태일!"
"괜.."

이상한 액체가 문제가 아니야. 나랑 마왕이 섹.. 섹..

"..거짓말.."

거짓말이라 믿고 싶었지만 새록새록 기억나는 일에 울고 싶어졌다. 내가, 내가 마왕보고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달라고 그랬다니. 부끄러워진 나는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태일?"
"말하지마.. 지금 부끄러우니까.. 말 걸지마.."
"정말 사랑스러웠다. 귀엽고 아름다.."
"그만..! 안 궁금..!"

- 꼬르륵

"히익.."
"배고프겠군. 이틀간 잠만 잤으니."
"그게 무슨 말이야? 며칠동안 잠만 잤다고?"

마왕과 관계를 맺은 후, 기절하는 듯 이틀간 잠들었다는 마왕의 말에 믿기 힘들었다. 이정도면 잠든게 아니라 기절한게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었다.

마왕은 읽고 있던 서류를 덮어두고 일어나 방 문을 살짝 열어 아침을 가져오라는 명을 내렸다. 그 명에 대답한 익숙한 목소리. 에리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 아니 저기 세이."
"어?"
"..왜 그렇게 놀라는 거야..?"
"그대가 진정 날 세이라 불러줄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거든."
"세이라고 부르라고 그랬으니까. 그보다 그 흰 장미는 어떻.."

흰 장미라는 단어에 마왕의 표정이 굳어졌다가 풀어진다.

"태웠다. 더 궁금한 점은."
"..딱히.."

아침을 가져왔다는 노크 소리가 들리자 마왕은 들어오라는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문이 열리고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에리샤는 울거같은 얼굴로 침대에 간이 식탁을 놓으며 날 이리저리 살핀다.

"태일님.. 어쩜 좋아...! 얼굴이 반쪽이 되셨어요..!"
"그, 정도는 아닌거 같지만.."
"배고프다고 많이 드셨다가 체하시면.."
"다 차렸으면 나가봐."
"네. 그럼 태일님, 맛있게 드세요."

간이 식탁에는 따뜻한 고기 스튜와 부드러운 식빵 조각, 식빵에 발라먹을 생크림이 차려졌다.

"그, 세이는 안 먹어..?"
"괜찮다. 부족하지는 않나?"
"어, 어.. 충분해."
"다행이군."

마왕의 이름을 부르자 빨라지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고기 스튜를 크게 떠서 먹었다. 마왕은 아침을 먹고 있는 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아침을 먹지 않으면서도 내 곁을 지키는 마왕의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17
이번 화 신고 2019-03-01 23:19 | 조회 : 3,225 목록
작가의 말
하얀 손바닥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