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의 마왕님 10화

용사의 마왕님 10화

부제 : 호위기사

내가 깨어난 지 5일이 지났지만 방에서 나가지 못했다. 흰장미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는 마왕의 의도가 충분히 보였다.

하지만 이대로 있다간 정신병이 걸릴 거 같아 마왕이 없는 틈에 방문을 잠그고 천이란 천을 다 모아 하나의 밧줄을 만들어 침대 기둥에 고정했다.

"괜찮겠지.. 괜찮을 거야.."

천으로 만든 밧줄을 창문 아래로 던졌다. 생각보다 높아 머뭇거렸지만 이대로 포기한다면 정신병에 걸릴 수 있을거란 생각에 심호흡을 내쉬고 창문틀에 올라섰다. 천천히 내려가던 중 문고리를 돌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문을 열려고 했던 상대방은 문이 잠겼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문을 차는 소리가 들리고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내가 내려왔던 창문으로 마왕의 얼굴을 보였다.

"태일!!! 지금 뭐하는.."
"내가 다 설명.. 우왁!"
"태일!"
"쓰읍...아파라.."
"당장 하이텔을 불러와라!"

마왕의 얼굴을 보자 다급하게 내려가려고 했던 탓일까, 발을 헛디뎌 그대로 추락했다. 다행히도 아래에 풀숲이 있어 크게 다치지 않았다.


무서운 얼굴을 하며 다가오는 마왕으로부터 도망을 치고 싶었지만 추락할 때 발목을 접질렸는지 아파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마왕은 거칠게 머리를 넘기며 넘어진 날 내려다본다.

"뭐하는 짓이야. 그 높이에서 떨어지면 죽는다는 걸 모르나?"
"....감금 당해서 정신병 걸려서 죽는 것보단 그냥 떨어서 죽는게 훨 낫겠다..!"
"뭘 잘했다고 소리를 지르지?"
"윽.."

마왕 말 그대로 난 잘한게 하나도 없었다. 그저 섭섭한 마음에 마왕에게 소리쳤을 뿐이었다. 그렇지만 괜찮냐고, 어디 다치지 않았냐고. 그 한마디 해주면 나도 소리를 지르지 않았을텐데.

"부르셨습니까?"
"그래, 태일 좀 봐줘."
"됐어. 안 다쳤어. 안 봐줘도 돼요."

접질린 발목을 숨기며 방으로 돌아가던 중, 중심을 잃고 앞으로 넘어지려고 하는 날 누군가 잡아줬다. 고맙다고 인사를 건네야 하는데 눈은 마왕보다도 차가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괜찮습니까?"
"아델."
"주군, 늦어서 죄송합니다. 보고는.."
"보고는 나중에 듣도록 하지. 이쪽이 더 급해서."

어느새 바로 쫓아온 마왕은 날 안고 아델이라는 자를 지나쳐 그간 사용했던 내 방이 아닌 다른 방으로 데려와 하이텔 경으로부터 진찰을 받게 했다. 붕대를 감은 발목을 보며 마왕은 한숨을 쉬고 말한다.

"그 발목으로 걸어 다녔다간 더 크게 부상을 입을거라는 생각 못 하나?"
"나 다친 거 알면서 괜찮냐고 묻기는커녕 화를 내니깐..."
"그대가 죽었으면 괜찮냐고도 묻지 못했을 테지."

내가 죽은 상상을 했는지 마왕의 안색이 급격하게 안 좋아지면서 주변에 있던 의자에 쓰러지는 듯 앉아 고개를 숙인다. 하이텔 경은 인사를 하고 방을 나선다. 여전히 안색이 좋지 않은 마왕에게 다가가 얼굴을 들어올려 나와 시선을 맞췄다.

"미안. 다음부터 이런 짓 안할게. 약속해."

마왕은 내 허리를 감싸 안았다. 아직도 안심 못하는 건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날 알고 있는 마왕을 안았다. 으음, 정확히 말해선 마왕의 머리를 안았다.

"궁금한거 있는데. 물어봐도 되나..?"
"뭐든 물어봐."
"아까 그 아델이라는 남자 누구야? 처음 봐."
"움직일 수 있겠나?"
"어, 어."

마왕은 아델이라는 자에 대해 알려주지는 않고 내 손을 잡고 알현실에 왔다. 알현실에는 아까 날 잡아줬던 아델이라는 자가 마왕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마왕과 함께 나타날거라고 생각치도 못했는지 날 보고 놀란 기색을 잠시동안 보여주다가 다시 진정하고 마왕에게 허리 죽여 인사한다.

"오셨습니까."
"태일, 이쪽은 아델."
"태일님 처음 뵙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려요. 근데 왜 나에게 소개를..?"
"흰 장미 일도 그렇고 그대를 수호할 기사가 필요해."

그럼 내 눈 앞에 있는 남자가 수호기사란말이야? 그런거 필요 없는데. 아무런 말이 없는 날 보고 마왕이 입을 열었다.

"아델이 마음에 안 드면 다른 녀석으로.."
"아니..! 정말 마음에 들어."
"다행이군."
"주군, 보고 하겠습니다."
"아, 잠시 나가주겠어? 아델과 따로 할 이야기가 있어서."

나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문고리를 돌려 나가려는 내 발걸음을 붙잡은건 마왕과 아델의 이야기이었다.

"보고 드립니다. 황태자가 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역시. 그래서? 수상한 움직임은 없었나?"
"딱히 없었지만.. 황태자가 용사에 대해.."

황태자? 황태자면 인간을 말할텐데. 어째서 황태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거지?

그들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 천천히 문을 여는 나와 시선을 마주친 아델에 어색한 미소를 띄고 수고하라는 말을 남긴 후 알현실을 나와 발목을 진찰 받았던 방으로 향했다.

"아델 경이 태일님 수호기사로 임명 받으셨다면서?"
"진짜? 마왕님께서 정말로 아델 경을? 믿기 힘들어.."
"아무리 아끼는 인간이라도 마왕님의 최측근을 인간에게.."
"그 용사라는 인간.. 사실 인간이 아니라 마녀 아니야?"
"쉿. 그러다가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아델이 마왕의 최측근이라고? 설마, 고작 나란 사람에게 중요한 자기 사람을 붙여줬겠어? 아니지. 마왕이라면 그럴 가능성이 충분해.

"당장 가서 필요 없다고.."
"태일님, 거기서 뭐하십니까?"
"아, 아델..?"
"네. 접니다. 바로 방에 돌아가신줄 알았는데.. 거기에 뭐라도 있으십니까?"
"네? 아뇨. 없어요. 으음, 같이 방에 돌아갈까요?"

거절할 줄 알았던 아델은 고개를 끄덕인다. 어색한 기류를 흐르며 아델과 방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아델은 수호기사라는 명목으로 내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저기 아델? 내 옆으로 걸으면 안돼요?"
"네. 안됩니다."
"제가 불편한데."
"...옆으로 가겠습니다."

처음보단 가까워진거 같은데 아델에게 진짜 마왕의 최측근이냐고 물어봐도 될까. 아직 친해진건 아니니까 대답 안 해주려나. 그래도 한번 물어볼까?

"궁금한게 있으시면 물어보셔도 됩니다."

내가 끙끙거리자 거슬렸는지 아델은 무심하게 물어봐도 된다고 말한다.

"크흠.. 아델은 진짜 마왕 최측근이에요?"
"네."
"어째서 최측근을 나에게.."
"그만큼 제 주군께선 태일님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계십니다. 태일님, 얼굴 빨개지셨습니다. 어디 아프십니까?"

옆에 있던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을 아델 말대로 얼굴뿐만이 아니라 귀와 목까지 빨개져있었다.

.
.
.

( 세이블리안의 최측근이자, 태일의 수호기사 )

이름 : 아델
나이 : (( 인간 나이 )) 32살
키?? : 180cm
외모 : 푸른 머리, 푸른 눈
종족 : 늑대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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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3-05 21:35 | 조회 : 2,605 목록
작가의 말
하얀 손바닥

앞으로 < 용사의 마왕님 = 매주 수요일, 금요일 8시 ~ 10시 / 안녕, 한솔엄마 = 매주 토요일, 일요일 2시 ~ 4시 > 사이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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