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님...도련님.. 일어나세요!!"

....알았으니까 그만 불러요. 일어날게요.


"으...응...네에..."

나는 눈을 떴고 기사 아저씨는 차 뒷문을 열어주셨다. 나는 피곤한 나머지 고개만 숙이고는 앞으로 걸어갔다. 집을 보는 순간 나는 잠이 확 달아나버렸다.

... 저게 집이야?? 집이라고??? 얘 대체 무슨 집안인거야...
이렇게 넓은 집은 집 앞도 가본적 없는데...


내가 집 안으로 들어서자 가정부?처럼 보이는 사람이 나를 보며 쌀쌀한 표정으로 인사했다.


"다녀오셨어요? 도련님."

그 사람의 얼굴표정을 보니 윤 설은 자연스럽게 주눅이 들었다. 이수한이 아닌 윤 설이 주눅이 들어있었다. 얘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대충 빨리 내 방으로 올라가려고 2층으로 향했다. 나는 한 번도 와보지 못했던 집인데도, 구조가 익숙했다. 이게 다 윤 설의 행동습관으로 인한 일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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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직감으로 방을 찾아 들어간 후 나는 문을 닫았다. 일단 이 방을 한 번 뒤져봐야겠다.


"하.. 얘는 무슨 자기 물건이 하나도 없냐...."

계속 뒤적거리던 나는 서랍안에서 일기장 하나를 발견했다.


"일기장?"

윤 설 성격으로는 일기장을 쓸 애는 아닐 것 같은데....뭐지?

[2016.12.20
날씨-눈이왔다.


제목: 사랑이 온 것 같다.


오늘 파티장에서 정말 멋진 왕자님을 만났다. 이름을 알아보니 백승호란다.
내가 넘어져서 음료수를 뒤덮었을 때, 다들 무시하던 나를 도와줬다.
너무 설렜다. 다시 볼 수 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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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0
날씨-따뜻

제목: 왕자님을 다시 본 날.


전학 간 고등학교에서 왕자님을 다시 만났다. 이건 기적인가? 운명이라고 해도 되
는걸까?
왕자님이 예전에 주신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길 잘했다. 언제 다시 전해줄 수
있을까? 너무 행복하다. 얼른 내일이 와서 왕자님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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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6
날씨-흐림

제목: 전학 전 날

내일은 전학을 간다. 나 따위는 아무도 신경 안쓰겠지만..
이제는 발악해보려 한다.

투명인간보다 양아치가 낫다.

나도 이제 더이상 못 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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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7
날씨-비가오네..


제목: 하여운

왕자님의 곁에 있는 이쁘장한 아이의 이름은 하연우라나 뭐라나? 아무튼 이쁘게 생
기기는 했었던 것 같다. 나도 왕자님과 같이 다니고 싶다.한 번 말 걸어볼까..다음
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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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6
날씨-맑음

제목: 힘들다.

양아치라고 불리는 것도, 손가락질 받는 것도 다 괜찮은데... 왕자님이 나를 나쁜
사람으로 아는 것은 너무 힘들다. 내가 양아치처럼 다니는 건 맞는데, 하여운을 괴
롭히지는 않았는데.. 하여운은 왜그러는지 모르겠다. 하여운은 사랑도 많이 받으면
서 나를 왜이리 힘들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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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5
날씨-너무 덥다.


제목: 너무 힘들다.


하여운이 내 앞에서 넘어졌다. 눈물을 글썽이며 주저앉은 하여운은 내가봐도 처량
하고 달래주고 싶게 생겼었다. 당연하게도 백승호와 그 무리 3명이 들어왔다. 김태
겸은 나보고 또 뭐라했다. 근데 무엇보다도 아픈건 김태겸의 욕도, 서준의 비꼼도,
이도하의 혀차는 소리도 아니었다. 백승호의 경멸가득한 눈빛이 아직까지 선명하
다.너무 힘들다. 다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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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8
날씨-

제목: 그만할래

일기도 안쓴지 몇달 째다. 난 여전히 양아치고 날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여전히
무시다. 학교에서도 하여운의 가식으로 인해서 지쳐있다. 승호가 저런 애랑 잘 되
면 안되는데... 너무 지쳐서 이제 다 그만하고 싶다.. 누가 나 대신해서 좀 살아줘
요. 부탁드립니다. 절 구해주세요.]


일기장의 내용은 이게 마지막이었다. 마지막 일기에는 눈물자국이 묻어있었다. 대체 윤 설이라는 아이는 무슨 삶을 살고 있었던 걸까? 확실한건 하여운이 순수 결정체가 아닌 개또라이 싸이코 새끼라는거다. 이걸 알았고, 윤 설이 도와달라고 했는데 모르는 척 할수 없는 일이고... 나도 정신병원 가기는 싫고.. 아직까지 윤 설에 대해서 알아봐야 할 것이 많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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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도련님, 저녁 드세요."

아까 그 가정부 목소리였다.

"네. 금방 나가요."

나는 얼른 일기장을 넣고, 대충 정리를 한 후 나갔다.
1층으로 내려가니 주먹밥과 국이 있었다. 생각보다 조촐한 식탁에 의아함도 있었지만, 배가 고픔이 너무 커서 그냥 먹었다.

근데 이 집 가족들은 다 어디 간거야...?
이런 생각이 들던 와중에

띠-띠-띠-띠

누군가가 오는 소리였다.
나는 밥 먹더 와중에 고개를 들어서 누가 온 것인지 확인했다.
아빠인 것 같지는 않은데... 윤 설에게 형이 있었었나.....?

"아!"

갑자기 떠올랐다. 생각해보니 윤 설에게는 형이 있었다. 망나니 양아치에 불가한 윤 설과는 다른 엘리트 코스를 밟고 올라간 윤 설의 형, 그는 윤 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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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5-20 21:45 | 조회 : 3,069 목록
작가의 말
gazimayo

아직 글쓰는 일이 서툴러서 피드백 달게 받을게요^^ 맞춤법 지적 감사해요. 대신 이쁜말로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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