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교실로 온 나와 윤지는 5교시 체육수업을 준비하기 위해서, 체육복을 갈아입고 운동장으로 나섰다. 우리는 스탠드에 앉아서 햇빛을 쬐면서, 수업 종이 치기를 기다리며 얘기하고 있었다. 아까 급식실에서부터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듯한 윤지의 모습에 뭔가 경계가 나도 모르는 사이 풀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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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업은 자율수업이다. 축구하거나, 농구하거나, 피구하거나 하고 싶은거 해라."
"네에!!"

자율수업이라는 체육선생님의 말에 반 아이들은 두 무리로 나뉘었다.
피구를 하려는 무리 그리고 나와 윤지처럼 앉아서 쉬려는 무리 이렇게 두 무리로 말이다.

하여운과 쫄따구들은 다들 피구를 하려는 것 같았다. 아픈 척 하고 있기도 하고, 진짜로 윤 설의 몸이 다른 아이들보다는 약하기도 하니까...
(윤 설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몸이 약하다. 막 심한 병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예를 들어 비가 오는 날에 같이 논 아이는 멀쩡해도 윤 설은 몸살이 나는 타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무튼 그래서 윤지와 얘기하면서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윤 설!"

뭐야? 왜 부르냐 쟤는?

(퍼-억)

"......."
".............."
"정말 미안해... 설아... 괜찮아?"

또 하여운이니? 아 돌겠네 진짜....
여기서 화내면 내가 지는건가...... 참자 이수한... 윤 설을 봐서라도 참자..

"미안해...미안해.."
"설!설! 괜찮은거야? 나랑 보건실가자.."
"윤 설! 괜찮아?"
"...."
"여운아 너도 놀랬지..."
"뭐야뭐야 누가 다친거야?"

난리도 아니네..
하여운은 미안하지도 않으면서 사과하고 지랄이고, 윤지는 .... 뭐 걱정하는 것 같고, 이도하는 이제 거의 다 넘어온 것 같은데... 백승호도 걱정하는 표정인데다가, 김태겸 저새낀 나중에 사과해도 안 받아줘! 내가 더 많이 다쳤는데 하여운이 놀라긴 뭘 놀래. 니 눈깔로는 하여운 저 새끼가 놀란 것 같아 보이냐?.....하 개빡쳐... 쟤는 뭐야.. 서준은 왠지모르게 엄청 오랜만인 기분이네... 근데 누가 다친거냐니? 너도 김태겸이랑 같이 안과나 가봐라 진짜!!!!

그냥 나 혼자 보건실을 가봐야지...

"괜찮아. 여운.."

나는 괜찮다는 말을하면서 기침도 흘려줬다.

"......"
"....."

이도하, 백승호 표정 봐라ㅋㅋㅋ 설아! 보고있냐? 형이 노력중이다. 저새끼들 개과천선 시키려고!!

"일단 윤지야. 나 보건실 가있을테니까 체육선생님한테 말씀 좀 해줄래?"
"알았어! 너 얼른 보건실에 가서 좀 쉬어. 내가 말씀드리고 매점가서 음료수 사갈테니까."
"고마워.."

나는 얼른 그말을 하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뒤통수가 따갑긴 한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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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해진 머리를 붙잡고 보건실 문을 열었다.
뭐.. 그냥 앉아있을 수업, 보건실에서 누워있다가 가지 뭐.

"....? 안녕?"
"... 안녕하세요."

뭐야... 누군가가 있었네. 눈이 마주치자마자 어딘가 익숙한 분위기의 잘생긴 남자가 당황하더니 인사를 건넸다. 체육복 색깔도 그렇고, 달려있는 명찰 색으로 보니까 빨강색 명찰이니까..... 3학년 선배였다.
..그나저나 겁나 잘생겼네.. 이 학교는 왜이리 잘생긴 사람이 많은 것 같냐?
......잠깐만 저게 뭐야??

"!!! 선배.. 지금 뭐하세요?"
"...??? 아....강당 체육수업이었는데...넘어져가지고,,마찰때문에 피가 안 멈추네.."
"근데 왜 치료를 그런 식으로..."
"아.. 내가 치료를 잘 못해서, 선생님 기다리려 했는데 너무 안오시길래 혼자 해보는 중이었어."

.....잘생긴 바본가? 혼자 붕대를 못감아서 지금 팔이 완전 그냥 아픈 미라같잖아..
버려진 고양이를 돌보는 것도 아니고 진짜.. 이놈의 오지랖...하...

"선배. 그 붕대 줘보세요."
"....?"
"제가 해드릴테니까 줘보세요."

나는 그 선배의 상처에 연고와 밴드를 붙이고는 붕대도 제대로 잘 매주었다. 어쩐지 붕대를 매는 순간동안, 계속 내 정수리를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지만, 괜히 귀찮아질 듯 해서 모르는 척 했다.

" 다 됐어요. 이제 가보세요. "
" 너는??? 왜 왔어? 체육복을 보니까 2학년 후배네!"
".....그냥 좀 쉬려고 왔어요. "
"이름이 뭐야? 왜 후배님은 명찰을 안달았어?"

...체육복에 명찰다는 그런 유치한 걸 누가하냐고....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앞의 사람은 한 듯하니까...

"윤 설입니다."
".........???????윤 설????? 와 너 윤설이야? 너가??? 그 소문으로 듣던 양아치??? 근데 이미지가 생각보다 너무 다르다....와...."

뭐야.. 사람을 앞에 두고 진짜....하...

"네 제가 그 유명한 윤 설이고요. 이미지와 달라서 실망시켜드렸다면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이만 가주실래요? 쉬고싶어요."
".....하하하핳!!! 미안해. 사실 너 윤 설인거알고 있었어. 근데 너 그 윤 설 맞냐? 파티때랑도 분위기가 달라진 듯하네.."
"...네? 파티요??"
"그래! 하하핳.. 너 나 기억안나냐? 여기 명찰 이름 봐봐!.."
"...백..은호?"

백은호.. 백은호.. 나는 중얼거리면서 익숙하면서 낯선 이 이름을 머릿속으로 상기시켰다...백은호... 헐 잠깐만? 백은호는 백승호 형이잖아.

백승호 형인 백은호는 백승호와의 관계가 나쁘지도 않고, 좋지도 않았다. 사업에 그닥 관심이 없던 백은호 덕분에 백승호와의 관계가 수평을 유지 할 수 있었다. 그 정도로만 소설에 언급되는 백은호가 윤 설과 만났다.
나로 인해서 지금 원작이 어마무시하게 틀어지는건가.....

"백승호 형이시죠?"
"그래. 설아. 많이 변했네 분위기가. 파티장 때에는 아직 애기 같더니 지금보니 안전 이쁘게 컸네."

내 앞에 앉아있던 은호 형이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대답했다.
그 파티 얘기가 뭐지? 물어볼까...?

"..저..!!!!"

딱 물어보려고 입을 때려는 순간 문이 쾅 열리며 처음 보는 사람이 들어왔다.
명찰 색은 은호 형과 같은 빨간색 명찰과 체육복,.
명찰 위에는 소설속에서 언급조차 없었던 김선호라는 이름이 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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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5-20 21:48 | 조회 : 2,875 목록
작가의 말
gazimayo

감사합니다!! 맞춤법 지적 감사해요! 둥근말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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