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교주, 마피아42 (3)

-

"저기요."



난데없이 유다가 찾아들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동거하자며 부르짖을 생각에 고양되어 있었다. 딱 6월 말쯤이었고, 우리가 처음 만난 시간으로부터 그때까지 한 120일쯤 되는 기간이었다. 유다는 내 집에 들이닥쳐 평소 들던 커피도 없이 선언했다.



"저거 분명히 술수 있습니다."



유다가 말했다. 그는 요즘 나 대신 이것저것 처리하고 해치우느라 바빴다. 슬쩍 미안해졌다.



"즉흥적이라 미안하다."



"지금 보스가 즉흥적이라 화난 게 아닌뎁쇼. 저는 42인지 뭐시긴지 때문에 화난 겁니다."

"왜?"

"제가 생각하기에. 그 녀석은 분명 진전리교를 없애려 온 겁니다."



"뭔 소리냐?"



"알아봤는데 프레스까의 한국 지부 2인자가 전진리교와 결탁을 하길 종용한 사람이더군요. 42는 정확히 한국 지부의 사람이고, 진전리교 교주 같은 건 한번에 해치울 수 있는데도 굳이 42에게 맡겼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 2인자가 보스와 개인적인 원한이 있어서, 죽으라는 명령이 아니라 생포 명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원한 있는 사람 주위에 어디 있습죠?"



"개인적인 원한?"



나는 잠시 생각의 기로에 멈춰서 복기했다.



"그런 사람들은 너무 많아서 생각이 안나는데."



"아. 하긴. 어쨌든 그래서, 42도 위험하긴 마찬가집니다.당장이라도 프레스까가 싸움을 걸어올 기세라 그 정보가 사실이 아니라도 철저히 대비해야 돼요. 지금 놀러다니며 버킷리스트 기재할 때가 아니란 말입니다. 심지어 최근 진전리교도 하락세를 왔다갔다 타고 있어서 케어도 해줘야 하는데 대체 걔가 뭐가 예쁘다고 그렇게 데리고 다니는 겁니까?"



사실이다.



이미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어 더욱 부정하고 싶었던 사실이기도 했다. 전형적인, 알아서 득될 것 없다는 이야기였다. 녀석이 눈에 띄게 수상하기도 했고 금방 알 정보는 아니었으나 눈치 정도는 금방 챌 수 있는 사실이였다. 사색에 잠긴 사람처럼 진중한 자세로 고심했다.



"그럼 걔보고 다시 조직에 들어가라고 하면 되지."



"좋아. 그거 지켜."



"뭐?"



"꼭 지키라고. 실행하고."



유다의 말을 들은 후 돌아선 나의 집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쓸쓸했다. 창문 바깥에서는 정신이 사납도록 요란하게 번개 파열음이 요동쳤다. 오래간 생각해보았다. 그와 있었던 감정조차 서서히 냉각되었다. 그래. 거기서 그치자. 우리 관계는 그냥 가끔, 아니 유다로 따지자면 가끔은 안되겠지만 정말 긴 텀을 두며 남처럼 만나자. 애초에 내가 사랑해 죽을 것 같었던 것도 아녔고 그냥 먼저 관심 식는 쪽이 승자야. 더 낫다. 그렇게 결심을 굳히자마자 딩동 소리가 울려퍼졌다. 나는 소파에서 푸스스 일어서 성큼성큼 현관으로 향했다. 누구지. 이 시간에 올 사람 없고 배달도...비가 억수같이 내렸다. 빗물 사이 핏물에 잔뜩 젖어있는 42가 나타났다. 42는 맨 처음 만났을 때 상처를 잔뜩 입었던 몸보다 더 곤죽이 된 상태로 나타난 것이었다.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폭행당한 상처는 명확했고, 아픔이 상당하리라는 것 또한 명확했다. 나는 그쪽네 조직 프레스까인지 프렌체스카인지의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최소한 42가 그들에게 죽도록 폭행당한 것만큼은 너무도 분명했다.



불안한 예감이 스치고 지나갔다. 심장이 마구 두방망이질쳤다. 그때 나는 어쩌면 이 남자가 만일 죽는다면 나도 영원히 죽는구나 하고 미리 확신했었다. 42의 몸은 내 몸 위에 무너지듯 쓰러졌다. 구타 흔적으로 얼룩진 몸 군데군데는 피에 절여 파김치가 되어있었다. 나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쓰러진 몸을 구석구석 살폈다. 특히 손이 아주 끔찍했다. 뼈 몇개가 아작나 손가락을 추릴 수도 없게 만들어 놓았다. 잔인함에 혀를 내두르며 서둘러 병원에 데려가려는데 42가 별안간 내 팔을 움켜쥐었다.



불안했다. 또 뭔데, 제발 그렇게 뜸들이지 마. 죽을 것 같단 말이다. 내가 쩍쩍 말라 떼지지 않는 입을 겨우내 떼었다.



"뭔데."



"담배."



피가 괴인 입으로 그가 느릿느릿 내뱉었다. 나는 냉장고에 놔두어 시원해진 담배를 건네주었다. 42는 너덜거린다는 말이 차라리 어울리는 손을 꼬물거려 그것을 입에 물었다. 주머니를 대신 뒤져주었다. 언젠가 나도 빌린 적이 있던 라이터를 찾아 눌렀다.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피가 흘러 후에는 필사적으로 말려야 했다. 하지만 담배를 피울 때의 42는 아이러니하게도 진심으로 기뻐했다. 기뻐하는 듯 보였다. 우선 나는 급한대로 즉석치료하자는 명목으로 붕대를 둘둘 감았다. 다 골절인 것 같아. 내가 심각하게 중얼거렸다. 42는 미소지었다.



"다 감수해야 될 일입니다."



어이가 없었다. 그깟 것도 감수해야 되면 너는 도대체 뭘 위해서 살아야 하는데. 눈물날 정도로 어이가 없길래 그의 몸을 콱 붙들었다. 축축한 무언가가 꿀렁꿀렁 연속해 배어나오고 있었다.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폭했다. 어느새 그냥 이상한 사람1이 아닌 지켜줘야 할 녀석으로 변모해 있는 것에 나는 우스워했다. 우습지만 그 끝이 씁쓰름했다.



"안돼. 위협도 있고 더 이상 거기 못 있어. 이러다 진짜 죽어."



"자금을 횡령했습니다."



"괜찮아."

"그건 내가 잘못한 거 맞지 않습니까?"

"어. 잘못한 거 알면서도 지켜주는 거야."



내가 폼잡고 선언했다. 42의 긴장감이 조금은 풀린 듯 했으니 안심이었다.



"나가. 전면으로 승부보는 거야. 너도 어차피 걔네한테 못돌아가. 가족까지 죽인 놈들이 뭐가 좋다고 그러냐."

"압니다."

"그럼 거기 나가. 나랑 같이 살자."

"기회 있습니다. 거기서 죽도록 일하면 모른 척 눈감아주겠답니다."

"그걸 믿어?"

"믿으면 안됩니까?"



나는 담판 짓겠다는 포부로 프레스까 본부의 전화번호를 꾹꾹 눌렀다. 그러기도 전에 먼저 거기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야!"

"계획을 바꿨다. 아직도 거기인가?"

"뭔 소리야."

"아 너구나. 우리가 계획을 바꿨어. 너가 여기 상단으로 오는 게 좋을 것 같다. 지금 영업제의 하는 거야."

어쩐지 익숙한 목소리였다.



"그건 됐고. 왜 이렇게까지 곤죽을 만들어놨지?"

"그 녀석이 자금 몇푼을 횡령해갔지 뭐냐. 도박을 해놓겠다고. 그건 확실히 우리 직원이 잘못한 거야."

일순 울화가 치밀었다.

"그래도 자기네 편인데 저렇게 곤죽을 만들면 안되지. 그게 너희들 신념이냐?"

"신념은 아니고, 복수를 하고 싶은 거면 한시바삐 여기로 와. 주소는 녀석이 알려줄 거여. 사람 없이, 혼자 와."

"수락한다."



나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곧장 고개를 돌려 물었다.



"주소. 걔네 어딨어."



"그건 못 알려드립니다."



"좋아, 유다한테 물어볼게."



그 말을 뱉자마자 42의 얼굴이 사색으로 물들어갔다. 성치도 않은 손으로 그는 열심히 내 팔을 붙잡아대고 말렸다.



"가지 마십시오."



"갈 거야."



"그냥 개인적인 문제입니다. 괜히 개입하실 필요도 없고요,"

"가야 돼."

"바보 아니잖아요! 혼자 가면 뒤진다는 것도 알면서 그럽니까?"

"너도 바보 아니잖아!"

"복수해야 한다는 게 더 바보 같은 겁니다."

"참는다는 게 더 바보 같은 짓이다. 모름지기 너같은 사람이라면 그래도 앞뒤 안재고 달려들 줄 알았는데. 도박을 제외하자면 생각보다 분별력 있구나."

나는 그렇게 말하며 살짝 웃었다. 그렇다면 분별력이 아예 상실된 쪽은 나일 터였다. 어김없이.

"예. 그럼 제 선택을 존중해주십시오. 제가 분별력 있으니까 가지 말라고 부탁하는 겁니다."

"근데 사람은 언젠가는 분별력이 없어야 돼."

"개똥논리라고요!"

"싸우지 말자. 나는 로맨틱해서 그런가 싸우기가 싫어."

"웃기지 마세요..."

"울지 말고 고개 들어. 병원까지 등타고 가."

"저를 업으셔도 세간에 별 상관 없겠습니까?"

"나야 선행이라고 주목받으니 좋지."

"그치만 저는 교주님이 이거 다 돈벌려고 하는 짓이다라는 말을 담은 녹음 기록이 있습니다."

"웃기지 마."

"안 웃겨요. 웃기라고 한 거 아닙니다."



나는 빤히 42의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그는 후회하는 것처럼 보였다. 괜히 찾아와가지고. 나는 후회하지 말라고, 안 찾아왔으면 그대로 길거리에 죽을 뻔했다며 위로했다. 그래서 얼른 타라고 계속 부탁했더니 42는 내게 업히는 것 대신 내기를 제안했다.

"싸우는 거 사실 저도 싫습니다. 깔끔하게 인정합시다. 아니면 동전 내기를 하든지."

"누가 도박중독 아니랄까봐..."

"동전 앞이 나오면 교주님 선택을 존중하겠고. 뒤가 나오면 난 다시 거기 들어갈 겁니다."

"싫어. 난 뒤쪽하고 싶은데."

"저가 뒵니다."



나는 동전을 끌어모아 하나를 골랐다. 엄지손가락에 말아쥐고 핑그르르 돌아간 동전의 양면이 발레처럼 엇갈렸다. 빨랐다. 다시 엎어지는 것을 보며 나는 승리를 직감했다. 동전의 앞면이 모습을 내비치고 있었다.



"저가 앞이었던 겁니다."



녀석은 치사하게도 그렇게 우겨댔다.



"밑장빼기."



녀석답지 못했다.



42는 그날따라 42답지 못했다. 그날따라 흥분했었고 그날따라 화가 군데군데 증식했었다. 다친 몸으로 열심히도 열변을 토했다.



"그래서 어떻게 할겁니까? 난 정말 아무것도 신경 안씁니다. 가족 죽은 것도, 나 다친 것도 진짜 다 내가 잘못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난 교주님이 지금 소중한데, 소중한 사람을 어떻게 버리라는 겁니까? 씨발! 내가 가지 말걸 그랬어. 여기 오지 말고 그냥 쓰러져 죽을 걸 그랬어. 그러면 조금 편해질 수 있었잖아. 나도 죽고 너도 행복한데. 그럼 아무도 피해 안 볼 수 있었는데...정말 답답합니다. 답답하다구요. 이러는 게 아니었어...아니었어. 당신은 겁이 좀 없어야 됩니다."

"진짜 죽고 싶은 건 아니었잖아."

"아니야! 진심이었습니다! 뭐랴고 그렇게 함부로 판단하고 그럽니까? 사람 마음이 그렇게 가벼워 보입니까. 더불어 나같은 사람이 그렇다는데."

"그리고 동전내기를 먼저 제안한 쪽은 네 쪽이었어."

"압니다! 안다고!"



거의 부실 듯 쿵쿵대며 돌아다니자, 나는 그의 몸을 생각해서라도 진정제를 먹일 수밖에 없었다.



"안 먹어요."

"먹어."

"동전내기는 내 도박중독 때문에 그런 걸로 칩시다."

"아니. 그건 됐어. 먹어."

"어차피 안 듣고 인정하지도 않겠지만 절대로 가서는 안됩니다. 거기 사람 가죽으로 만들어버리는 새끼도 있고 아예 얼려버리는 새끼도 있고 각양각생입니다. 부탁하는 겁니다. 아니면 수면제라도 구해다 먹일 겁니다."

"거동 불편할 텐데 구하지는 마. 움직이지 말고 누워있어. 자. 먹어."

"뭐든지 할게요, 제발...가지 말라고. 알잖아요. 원래 가족이 있었고 잃지는 못해요. 나도 이미 걔네 무서운 거 알고 있어서 어쩔 수 없는 겁니다. 바보같이 지켜보고 죽는 것만 지겹도록 내 머리 속에서 반복하면서...그건 다시....다시 벌어질 수 업습니다. 없어야 합니다."

"내가 떠먹여줘야겠어?"

"싫어. 싫다고. 진정제를 먹으면은 결심이 다 무산되잖아. 그럼 멍청하게 지켜보기만 하면서 가는 거 보고. 그렇게 멍청하게 보낼 수도 없는 거라고."

"먹어."

"그러면 죽겠지."



그 나약한 어조는 기대하지도 않았다. 기대했던 것은 그나마 강인하게 반항할 거라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게 뭔가. 이러면 나도 사기를 잃는다,



"야! 병신새끼야!"



내가 젓가락을 집어던졌다. 약병이 침대 등판에 툭 쓰러져 알약 수십개를 어지러이 흩뿌렸다. 전부 엉망이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의 상황도 그러했다.



"..."

"먹으라고."

"..."

"죽든지 말든지 먹으라고."

"싫어."

"이거 삼키고 멍청이 돼. 그게 내 소원이야."

"아니잖아. 그거 지켜주려고 했어. 이탈리아에 가는 거. 사실 알고 있었고. 좋아한다는 사람 누구인지도."

"이럴 거면 전화 걸어."

"왜."

"..."

"자폭이야?"

"그래. 전화 걸어서 다 좆까라고 한 다음에 조직 나오고 같이 죽자. 나도 걔네 이길 수 없는 거 알아. 수적으로도 열세야."



졌다.



어차피 사람은 좋아서 죽을 수도 있는 사람 앞에선 일백번 죽고 일백번 비참해졌다.



"이미 압니까?"

"어. 알어."

"그럼 왜 가냐구요...? 왜?"



"다쳤잖아."

"..."

"여기, 여기, 여기도...."



그날 우리는 무지막지하게 싸웠다. 내 인생 가장 치열했던 날조차 넘보지 못할 정도의 수위로 싸웠다. 그러다 후에는 개싸움으로 변질되었다. 어린아이들처럼 상대방을 깔고앉아 마구 때리고 할퀴었지만 그게 다 무슨 쓸모가 있었을까 싶다. 결국 다시 화해하고 싸우고 말것을 의미없게 반복했다. 나는 지쳐 바닥에 나자빠졌다. 그깟 싸움에 서로의 숨도 적잖이 가빴다.



"유치해. 어린이들 같아."

"그럼 내가 앞이에요."

"왜?..."

"여기 올라탔으니까..."







시시한 하루였다. 아니 유일하게 시시하지 않았던 하루였다.







그는 결국 돌아가야 했다. 그 사실이 나를 미치게 했다. 이렇게까지 진심은 아니었던 듯 한데 어쩌다 발걸음은 묵묵히 저 냉소적인 이방인을 따르고 있는지 의문이었다. 그러나 사랑을 하고 싶으면 서둘러야 했다.



새벽에 묵묵히 나가 담배를 피우려는데 그도 같이 피우자며 내 팔을 붙잡았다.



"너 밤새는 편 아니잖아. 잠도 많은 녀석이." 확실히 42는 많이 졸리고 취해 보였다. 아주 소량만 먹여도 그랬다.



"더 이상 못살겠습니다."

"뭐?"

"술도 마신 건 내 의지가 아냐. 왜...왜 교주님 앞에선 내 의지가 없어집니까?"

"뭐?"

"난...저는 당신 앞에선 항상 무절제하고 의지를 잃고 여기를 들어오면서 품었던 사활도 잊고, 도박도 잊고..."

"..."

"왜 그러죠?"

"나도 그래."

"그럽니까?"

"너를 만나고서 나도 의지를 잃고 전진리교도 잊고 유다도 잊어."

"..."

"하지만 장점도 있지. 난 너같이 애같은 사람을 보살피면서 즉흥적인 성격도 누그러뜨리고."

"..."

"넌 도박도 잊잖아."



"..."



답배가 그날따라 많이 텁텁했다.



"그냥 이탈리아에 갈까요?"

"뭐?"

"다 때려치우고 가는 겁니다."

"싫어. 무지막지하게 찝찝할 것 같아. 네 가정사를 들은 이후 더 중요한 목표가 생겼어. 프레스까에 제대로 맞붙기."

"정말 이상합니다. 나한테 그런 것도 말해주지 않고..."



병원에 데려가고 긴 텀이 우리사이 여지를 남기고 흘러갔다. 담배로 집을 지을 만큼 무수하게 많이 피워댄 다음 알몸으로 몸을 뉘었다. 강아지처럼 뒹굴고 남은 시간을 오직 서로 바라보는 것으로 허비했다. 그러다가 옅은 눈맞춤을 하고 잠을 청했다. 점접은 그걸로 끝이었다. 야속했다. 사람 앞에서 우물쭈물하게 된 적도 없었는데, 이번만큼은 성격이 얄미웠다. 성격이며 내 시간, 그리고 42와 42를 압박하는 조직이 전부 야속했다. 시간은 어김이 없었다. 다음날도 어김없이 찾아들었고 나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심정으로 새벽까지 훌훌 지새웠다. 42는 모르겠지만 나는 잠을 자지 못했다. 전날 밤부터 새벽까지 종일 뜬눈이었던 두 눈이 아릿아릿 저려왔다.



나를 좀 살려주라.



묵묵히 빌었다.



42는 부단히 누군가에게로 전화를 걸었다. 나를 슬프게 바라보면서도 전화기를 잡은 손은 놓지를 못했다. 나는 유다에게는 정보만 얻은 채로 교회를 거쳐 도심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유다에게 부탁했다. 쟤 좀 지켜달라고. 여즉 끝까지 숨 붙이고 살아왔던 저 애 좀 구제해주고, 뭐 아무튼 지켜주기라도 해달라고 부탁했다.



마음 속으로만.

0
이번 화 신고 2024-04-03 00:01 | 조회 : 112 목록
작가의 말
구운밤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