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구토인형들 (4) (씬 포함)

4. 전상민

뼈와 뼈가 부딪히는 느낌이었는데 속살은 좆을 아프게 할 만큼 잘 조였다. 자지에 뻣뻣하게 피가 몰리도록 좋긴 좋았으니까 우선, 그 몸은.

그럼 된 거 아니냐고 마음이 묻고 있었으나 나는 침착을 유지하려 했다. 김영광이 괴롭히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학교에 어떠한 것도 알리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그것을 받아들였다.

"그래."

너무 싱겁게 영광의 문제가 해결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와 생각해보니, 술에 취하지 않았다면 나와의 섹스를 허락하지 않았을 것 같기도 했다. 그래봤자 관계를 했을 거란 사실은 변치 않지만. 그래서 어쩐지는 조금 미안해졌다. 일전에 좆을 까서 서로 조롱해도 그 자식에겐 별로 죄책감이 들지 않았는데, 막상 애무를 해보고 키스를 해보고 게이 짓을 다 하니, 시선은 조금 달라져 있었다.

하여간 요새는 기복이 지나치게 심했다. 저번엔 나 자신이 호모포비아가 아닌지 의심을 해봤다가 이제는 게이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었다.

"오빠, 다락에서 섹스한 거 다 알아."

전연주가 추궁하듯 물어낸 말에 그래서 어쩔 것이냐는 대답을 던져냈다. 단지 그 애의 대응이 순수하게 궁금해서.

"아빠도 아셔?"

"모르지."

"미쳤어. 누구야? 그 피팅모델 언니야?"

내가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하여간 그 놈하고 섹스하니까 여러 사람 입을 닫아야 할, 좀 귀찮은 상황이 생기긴 했으나 별다른 후회는 들지 않았다. 서로 즐겼고, 나는 콘돔 없이 후장에다 박아내는 섹스를 하니 오랜만에 좋았다. 만일 한번 더 하자고 하면 김영광이 받아줄지, 아닐지가 관건이겠지만.

그 놈은 술이 깬 후 후회하는 것 같았기에.

"아...우리가 그랬었다고?"

"그래."

"아..."

아니면 기억을 못하는 것이던지. 아무튼 간에 무언가 영광에 대한 호기가 생겨왔다.

다음 날 나는 박세린에게 징계위원회 처벌을 핑계 삼아 청소를 하는 김영광을 찾아들었다. 무단결석을 지나치게 많이 해 3시간 가량의 대청소를 홀로 도맡아야 하는 그 앨 도우다 보니, 어느새 바깥은 어둑해져 있었다.

"다시 할까? 오늘 아는 무인텔 가서."

내 제안에 영광은 살짝 머뭇대며 고개를 수그렸다.

"내가 왜 너랑 잤는지 잘 모르겠어."

"그때 발정난 놈처럼 박고 싶다길래 그랬지."

"...그랬나?"

"그랬어. 불 끄면 다 똑같다고 했던 거, 기억 안 나냐."

꼭 여장한 창놈처럼.

"근데 그건 무슨 심리야... 나 싫어했잖아. 근데 같이 하자고?"

"무슨 상관이야."

상관 있지, 라는 말을 뱉으려는 듯 입이 시옷을 발음하려는 형태로 벌어졌다.

그러나 거기까지만 내딛어지고서 입속말은 끊겼다.

"그래... 근데 난 네, 네가..."

"무섭다고?"

"아니, 음, 그게 아니라, 그냥 좀..."

"말해, 답답하니까."

"내가 아무 남자랑 다 자고 싶고 그런 애가 아냐 단순히 게이라고 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알고 있지?..."

"알고 있지. 내가 아무 남자에 속해?"

내가 웃음을 띠며 묻는 것에 영광은 어깨를 떨며 어색하게 미소 지었다.

"취했을 때랑 아닐 때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야. 그래서 그런 것 같아 지금 네가. 나도 약간 그래. 술 마실 땐 씹게이 같거든, 난. 난 근데 내 취했을 때 모습이 진짜 나라고 생각하는데 넌 어때?"

"...난 별로 안 그런 거 같은데. 내가 너한테 욕도 하고 막 먼저 빨고 그랬다는 게 약간은 안 믿겨."

"맨날 딸 친다며, 아니야?"

"내가 그것까지 얘기한 거야?...맞아."

"누구 생각하면서?"

"난 그냥... 동영상 보면서..."

내가 영 좋지 못한 동태로 설득 중이란 건 알고 있었다. 허나 영광의 얼굴은 계속 달아올랐고 난 그게 맘에 들었다.

"자위중독이네."

"마, 맞아."

"근데 이렇게 떨면서 그때 노래방에선 어떻게 용기를 낸 거야."

"그땐 너무 부끄럽고, 네가 너무 싫어서 그랬지."

"다시 한 병만 마시는 거 어떤데."

"...아, 나야 뭐..."

"뭐."

"...좋지."

영광은 머뭇거리며 승락했다.

결국 이렇게 될 걸 알고 있었다는 양.

미리 포장된 샴페인과 잭다니엘 위스키를 가져와 모텔 바닥에 풀어놓았다. 상 세팅부터 차리는 것은 내가 했다. 그 애가 긴장으로 경직돼 있어 잘 움직일 수 없게끔 보였기 때문이었다. 먼저 양주를 마시고 있으란 내 말에 영광은 빨리 빨리 들이켰고 효과가 잘 돌게 취했다.

"안주는 주지 마..."

"살 좀 찌우라니까."

내가 침대에 앉은 영광의 자지를 바라보며 바지를 벗겨냈다. 좆은 꼿꼿이 서 있었다. 내 좆을 팬티 아래 그것에 부볐다. 서로의 살갗이 천을 넘어서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같았다.

"후으...."

"계속 섹스밖에 안하네... 전상민."

그거야 역시 그거였다. 영광은 또다시 취해 있었고, 결국은 아무런 저지 없이 좆대가리를 받아낼 준비를 마친 채로였다.

"넌 밤에 제일 좋아보이더라."

"되게 불쾌한 말이다, 그거..."

영광이 비식 웃었다. 그 미소가 예쁘다고 생각한 내가 팬티를 벗겨 좆을 잡았다.

"딸치는 거 더 잘하려 해보는 거야, 내가."

"후으, 좋아. 진짜, 더 늘었어. 좋다... 후으..."

딱딱해진 유두를 공굴려 입에 넣고 빨았다.

"우으, 거기, 너무, 그으..."

"뭐."

"너무 그렇게 하면, 씨발, 흐으, 나, 기분 좋은데."

"나도."

알갱이 같은 것을 입 속에 넣었다가 깨물기를 반복하며 중얼였다. 영광의 마른 등가 위엔 땀이 주르르 흐르고 있었다.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그건 아마 식은땀.

"오늘은, 우으, 나, 서서 하고 싶어."

별다른 대답 없이 나는 일어서 등을 돌려낸 영광을 꼭 잡았다. 아, 으으, 해줘. 참아.

"너도, 너도 섰잖아."

"술 마시니까 꼴려?"

"맞아, 그... 후으...."

영광의 얼굴을 잡아 잠시간 보았다. 술과 땀에 절은 후덥지근함이 강하게 풍겨났다. 내가 그리로 입을 디밀었다. 영광은 그저 가만히 혀를 아래로, 더 깊게 아래로 숙이기만 했다. 얜 뽀뽀하는 법도, 모르나 보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까. 내가 잠시간 입을 떼어내 말했다.

"움직여."

"아, 후, 미안."

"좆나 알파벳만 그려 너."

"미, 미안하다."

"괜찮아."

영광이 웃음을 머금고 다시 입을 넣었다. 좆이 딱딱해졌다. 그 애도 나도. 콧대가 눌리고 혀가 서투르게 섞였다.

"하아..."

"박는 게 더 낫겠네."

내가 웃음 지으며 말했다. 영광은 지나치게 꼴려버렸기에 잔뜩 풀려버린 낯을 하고서 느리게 고개를 끄덕일 따름이었다. 그리고는 날 보며 웃고 딴 소리를 내뱉었다.

"전상민, 근데 나."

초점이 엇나간 채 멍한 영광의 눈을 내리보았다.

"술 더 마시면 안되겠지."

"괜찮아."

"좆나 꼴린다 후으, 근데, 이거, 진짜로... "

내가 다시 자세를 잡고 좆을 잡아 넣었다. 애무 없이 내가 하고싶은 대로 그냥 쳐박았다. 아프다고 하는 영광의 어투를 들으면 난 그게 더 기분 좋았다. 진짜 흥분 아닌 나를 흥분시키게 하기 위한 그냥 신음이었다. av배우들이 주로 뱉는 그런 거.

"돼지 멱 따는 소리가 나냐. 김영광."

"후으, 아아, 미안..."

"아니. 좋다고."

"흐으...!"

가, 갑자기, 너무 세. 흐으, 우으... 교성은 작위한 티가 났다. 난 그대로 더 세게 안까지 박아냈다. 내장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영광은 다시 그 짐승같은 소릴 냈다.

"그, 그읏, 우으.... 조아....!"

그걸 참아내려 그 애가 입을 앙다무는 사이, 내가 허리를 잡고 좀 더 빠르게 했다. 난 그 소리를 듣고 싶었다. 영광은 눈물을 조금씩 흘리며 거의 울부짖음에 가까운 흉성을 뱉었다.

"주, 주글 거 같아, 나, 끄으윽, 씨, 발..."

"좆까. 씨발년아."

"그만, 크윽, 씨발 뒤진다고 나..."

"병신같이 좋아 뒤지면서. 진심이 뭔데. 솔직해져 봐 걸레새끼야."

그게 아마 내가 원하는 거였다.

"아아, 아악...! 우으...."

"후으."

"더, 좋게, 씨발, 안돼, 으으, 쌀 거 같아."

싸. 아니, 그게 아니라 오줌. 그니까 김영광 오줌 그냥 싸 여기에다가. 아, 흐으윽, 안돼...아아, 거기 싫어엇....

"지랄, 하지 말고, 영광아."

"후으...아아, 시, 시러...."

이건, 그래, 거의 기절하기 직전의 오나홀을 만지작거리는 것과 같았다.

"쌀게."

안에다 또 많은 양을 싸내는 것에 영광은 어깨를 부르르 떨며 잠시간 기진맥진했다. 조현병 환자처럼 거친 욕설을 입속말로 내뱉는 영광이 보였다.

"씨발, 후으, 개새끼..."

그 소리만 남기고 정신을 잃었다.

"하아..."

팔다리가 어딨는지 느낄 수 없을 정도의 무김함을 느끼다, 나는 딱딱하게 부풀어오른 영광의 좆을 매만졌다. 화장실에 그 앨 끌고 데려갔다. 좆을 주무르자 노란 오줌 줄기가 벽 가운데에 명중해 흘렀다. 움찔이며 영광은 깨어났다.

"어?..."

오줌을 보고 영광은 무감했다. 그저 고개를 꼼지락대며일어나선 좆나 비틀거리머 샤워기를 틀어냈다. 나도 거기 들어서니 욕조가 좁게 느껴졌다. 내가 고개를 들어 먼저 머릴 감겨주었다. 지나치게 취해 씻을 정신 또한 없던 영광이 어깨를 떨었다.

"너 한 병 더 마셨지?"

"마, 맞아."

"왜 이렇게 떨어?"

"오줌을, 여기서 지려버렸으니까..."

씻고 나선 영광은 곰처럼 잠만 잤다. 나는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며 박세린이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를 확인했다.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지 않은 채 무작정 보냈다. 연락하지 마. 몇 분 간의 텀이 있다가 그 애가 날 차단했음을 확인했다. 나는 밖으로 나서 침대로 기어 들어갔다. 물기가 남은 영광의 몸을 안았다. 뼈 위에 살가죽이 겨우내 덮여 남은 듯한, 신생대의 마지막 영광 같은 몸을 어루만지며 어깨에 코를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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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4-04-15 02:02 | 조회 : 64 목록
작가의 말
구운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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