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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의 눈이 천천히 떠지기 시작했다. 서은은 눈을 번뜩 뜨고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살폈다. 여전히 서은의 다리는 물고기의 형태였고 서은은 자신의 옆에 곤히 누워 자고 있는 비량을 살려보았다. 비량은 정말 아름다워 보였다. 비량을 빤히 바라보고 있자 비량의 눈이 천천히 떠지기 시작했다.

“일어났어? 뭘 그렇게 빤히 봐? 하긴 내가 좀 예쁘게 생기긴 했어. 그렇지?”
“아....그래, 그렇구나....멋진 자신감이네.”
“당연하지, 너도 예뻐.”
“하하...그런 사탕발린 말은 하지 않아도 돼.”
“저런, 오해가 있네, 난 아름답지 않은 것은 취급하지 않아. 내가 소유한 것들 중 아름답지 않은 것은 없어. 그러니 너도 당연히 아름답지.”
“음...그렇다기엔 너의 집은 너무 쓰레기투성이인데?”
“오? 미안하지만 여긴 내 집이 아니야. 난 집이 없어.”
“왜?”
“비밀이야, 여기 온 진 얼마 안됐어. 게다가 널 만나 아직 제대로 치우지도 못했다고, 조금 더 쉬어. 난 치우고 있을테니까.”

서은은 그런 비량을 빤히 쳐다보며 애꿎은 손만 뜯고 있었다. 서은은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비량에게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거기서 멍하니 서서 뭐해? 도와줄 필요없어. 몸이 무료해 근질근질하다면 그 다리에 익숙해질 겸 주위를 좀 둘러봐. 바다는 아름답거든.”

서은은 그런 비량을 빤히 쳐다보다 이내 가볍게 고개를 까닥이곤 천천히 다리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서은의 이미 물고기 꼬리가 되어버린 다리는 서은이 힘을 주는 방향으로 찬찬히 흔들리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서은은 주변 물건들을 잡으며 비량의 거처를 빠져 나왔다. 그러자 눈 앞에 보인 것은 광활한 물 속 이였다.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서은은 어째서인지 눈에서 눈물이 날 것 만 같았다. 자신의 평생의 영원이 었던 바다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유유히 헤엄치는 작은 해양생물들을 따라 서은은 팔을 휘저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비량이 말하던 그 바다의 변덕이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졌다. 몸을 진득하게 감싸는 이 물들이 서은의 모든 걱정을 대신 가져가 주는 것만 같았다. 서은은 그렇게 한참 즐거움을 즐기며 바다를 헤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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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2-10-29 00:47 | 조회 : 420 목록
작가의 말
괇둛팕

앞으로는 서은과 비량의 일상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 같습니다. 비량의 과거사는 좀 더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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