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이벤트

5박 6일의 합숙이 끝난 후 이틀 정도는 쉬기로 했다

무리한 운동을 계속하기에는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같은 경우는 뭐..

태생이 튼튼하니 몸은 항상 가뿐하다

기지개를 다시 쫙 피고 냉장고에서 피를 조금 꺼내 마신 뒤

푹신한 소파에 쓰러지듯이 눕는다

"뭐 할까.."

나 이외에 아무도 없는 집에 나의 목소리가 울리더니 사라졌다

아무도 없다

.

.

.

생각보다 주문한 게 빨리 왔다

빨리 만들어서 보내주신 분과 택배기사분께 정말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경견하게 택배상자를 커터칼로 조심스럽게 뜯는다

뜯으니 내가 컴퓨터로 만든 거와 같은 디자인의

앨범

그렇다 앨범

사실 5박 6일동안 내가 사진을 100장 넘게 찍어버렸다

거의 사진만 찍고 다녀버린 셈이다

그냥 폰 사진으로 보내기에는 뭔가 추억이라는 느낌이 덜하는 거 같아서 앨범을 만들었다

제작되어 만들어진 앨범을 보니 너무 과했나…?라는 생각이 든다

근데 어쩌겠냐

이미 이렇게 만들어져서 왔는데ㅎㅎ

내가 모두에게 하나씩 주는 게 좋겠지? 라는 생각으로 좀 많이 만들었다

오늘 왔으니 오늘 다 나눠줄꺼다

빨리 이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오늘 부활동이 있으니 카라스노부터 줘야지

.

.

.

"손에 잔뜩 들고있는 게 뭐야?"-히나타

종이백에다가 무언가를 들고오는 나를 보고 히나타가 관심을 가진다

"아~ 이거 자"

나는 히나타에게 종이백에 들어있는 앨범을 하나 꺼내 히나타에게 건네준다

히나타는 얼굴에 물음표가 띠더니 앨범을 펼치자 모두의 사진이 있는 걸 보고 기뻐하는 표정을 짓는다

"우와!!"-히나타

히나타의 기뻐하는 표정이 나를 이미 흐뭇하게 만들었다

구석에서 히나타가 소리치면서 방방거리니 야치랑 스가와라도 왔다

"거기 뭐..우리 사진이네?"-스가와라

스가와라도 사진을 보고 표정이 밝아졌다

"여기 있어요"

나는 또 종이백에다가 이번에는 여러 권을 꺼내고 그중에 하나를 건넨다

"이거 하키나가 만든거야?"-스가와라

"네. 모두 줄려고 만들었어요"

스가와라는 내말을 듣고 모두를 우리쪽으로 부른다

모두 내가 받은 앨범을 보고 다 기뻐하는 표정이다

항상 표정이 차가운 카게야마랑 츠키시마도 내가 보기에는 꽤나 좋은 표정이다

쟤네들이 저 정도니깐 뭐

대충 성공한 것 같은 느낌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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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도 되나…"

하기나는 정문 앞에서 불안한 눈빛으로 발을 쉽게 떼지를 못한다

바로 시라토리자와 정문 앞에서

지금 방학이기도 해서 별 탈은 없을 거 같지만..

속으로 계속 괜찮겠지? 라고 나에게 계속 되묻는 끝에

학교 안쪽으로 발을 디뎠다

카라스노보다 더 큰 크기의 학교다

시라토리자와에 처음 온 나는 길을 잃기에는 가장 쉬운 일

그렇다

길을 잃었다

두리번 거리며 학교 배치도를 찾아도 영..

이렇게 말이 안 될 정도로 이상한 배치도는 처음이다

혼자 배치도를 보며 끙끙되고 있는데 뒤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혹시나라는 마음으로 뒤를 돌아보니

아니다

다른 사람이다

옷차림을 보아 체육하는 애들같지만 배구부는 아니다

나는 다시 배치도로 얼굴 방향을 바꿔서 현재 위치와 체육관을 보며 어떻게 가는지 외우고 있을 때

"저기..혹시 외부인이신가요?"-남자1

"아..네"

나는 속으로 망했다를 중얼거리며 어색하게 웃으며 말한다

남자의 뒤에서는 외부인이네, 말해야 되지 않아?, 오 예쁘다, 어떡하지 등등 작게 소근소근 되고

나는 가시방석인 마냥 불편하다

그래도 이 가시방석에 그냥 있을 내가 아니다

"혹시..배구부 어딨는지 아세요?"

"배구부는 지금 저쪽 체육관에 있을걸"-여자1

내 뒤의 오른쪽의 커다란 건물을 가리킨다

배구부를 찾는다는 말에 아마 심부름이겠지라는 표정으로 바꼈다

나는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고 가려켰던 체육관으로 총총 뛰는 듯이 걷는다

체육관에 가까워질 수 록 공이 튕기는 소리, 신발과 나무바닥의 마찰음, 공이 벽에 맞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그리고 그 소리가 나를 이끄는 듯이

그 이끌림에 나는 아무생각없이 체육관 문을 크고 활짝 열어버렸다

체육관 문이 열리면서 쾅하는 소리와 체육관 안이 아닌 밖의 공기와 냄새에 모두 나를 쳐다봤다

민망하고 진짜 망했다는 생각에 문을 세게 연 방금 전의 나를 패고 싶은 심정이다

"에~?? 하키나 아니야~?"-텐도

"그렇군 하키나다"-우시지마

나를 보고 반응을 한 둘 덕분에 나를 몰랐던 다른 배구부원은 하던 일을 한다

모아졌던 시선이 사라지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쉰 뒤 체육관 가장자리쪽으로 빙글 돌아서 간다

"아…연습중에 찾아와서 죄송해요"

꾸벅 고개를 숙이며 정중하게 사과를 한다

오히라는 괜찮다며 고개를 들라고 했다

"으음~ 그럼 여기 온 목적이 뭘까나~~?"-텐도

혹시 염탐~?이라며 허리를 꺽어 손가락이 나를 가르켰다

"에..아닌데..."

"뭐야~? 그럼 뭐 때문에 오신걸까나~"-텐도

며칠 사이에 텐도의 장난기가 더 심하진 듯하다

"얘 그만 놀리지"-세미

세미는 장난기가 심한 텐도를 제지한다

"무슨 일로 온거야?"-시라부

시라부가 나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본다

"이거"

나는 종이백 안에 있는 앨범을 한꺼번에 꺼내서 그들에게 하나씩 준다

"앨범?"-카와니시

"오오!! 여기 제 사진이 있습니다!"-고시키

가장 먼저 앨범을 받아서 자기 사진부터 찾은 고시키

다른 사람들도 앨범을 펼쳐서 사진들을 구경을 한다

"이거는 바베큐 때네"-카와니시

이것저것 얘기가 오간다

"근데 이거 하키나가 다 만들었어?"-세미

"네"

"설마.. 이걸 그 모든 사람한테 다 주게?"-시라부

"그럴건데요"

무엇을 줄 거면 공평하게 주는 것이 가장 좋다

가격이나 그런거는 내가 부담하면 되지 뭐

"그래.알아서 잘 해라"-시라부

6
이번 화 신고 2018-04-06 14:18 | 조회 : 1,885 목록
작가의 말
먕루

어제 에버랜드에서 비와서 비맞으면서 돌아다녔어요..(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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